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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채무 증가를 우려한다 - 안재욱
	2005-12-13
국가채무 증가를 우려한다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정부가 내년에 국가채무의 이자를 갚기 위해 지출해야 하는 금액이 9조6000억원으로 올해보다 4000억원이나 더 많다. 이는 내년도 예산의 6.6%에 달하는 규모다. 국가채무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이자 지출 규모도 계속 불어나 국민의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국가채무는 참여정부가 들어선 2003년부터 급격하게 늘었다. 국가채무가 올 한 해만도 35조원이 늘었고, 집권 4년째인 내년 말까지 146조3000억원이 늘 것으로 추산된다. 2002년 말 133조6000억원이었던 국가채무 총액(누적기준)이 내년 말 279조9000억원에 달해 참여정부 집권 4년 만에 국가채무가 2배 이상 되는 것이다. 국민 1인당 평균 국가채무는 지난 해 423만원에서 올해 514만원, 내년 577만원, 그리고 2009년에는 664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나라의 채무가 늘어난 것은 현 정부가 집권한 이후 큰 정부를 지향한 결과다. 참여정부 3년여 동안 국가공무원이 2만3000여명이나 늘었고, 그에 따른 초과 인건비가 1조원 가까이 된다. 또한, 온정주의에 입각한 분배지향적인 복지제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했고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분으로 공공부문을 확장해 왔다. 정부의 씀씀이가 커지다보니 재정적자가 커지고, 세금을 거두는 것으로는 모자라 정부의 빚이 늘어난 것이다. 현 정부가 그동안 끊임없이 공공부문의 덩치를 키우면서 큰 정부를 지향했던 명분은 ‘대 국민 서비스 확대’였다. 그러나 여러 가지 지표를 보면 정부의 서비스가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관료조직의 경쟁력과 행정 서비스의 질을 평가하는 ‘정부효율성’지수가 2002년 81.1%, 2004년 80.3%로 2년 전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또, 정부 규제의 질도 2004년에 71.9%로 2년 전 75.5%보다 나빠졌다. 법치주의 수준 역시 2004년 68.6%로 2002년 76.5%에 비해 떨어졌다. 부패방지도 2002년 66.8%에서 2004년 62.1%로 하락했다. 큰 정부가 국민을 위한다는 주장은 진실일 수 없다. 정부가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그 돈을 세금으로 마련하든 채권을 발행하여 충당하든 국민의 주머니로부터 나온다. 그 돈이 왼쪽 주머니에서 오른쪽 주머니로 옮겨 가는 식으로 정부의 사업을 통해서 고스란히 다시 국민으로 되돌아온다거나, 아니면 민간이 사용했을 경우보다 더 많은 부를 창출하여 국민을 잘살게 해준다면야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지 않다. 거두고 관리하는 데 비용이 들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등 이러저러한 이유로 중간에 새어 빠져나가는 돈이 상당하다. 많은 연구에서 그렇게 빠져나가는 돈이 25% 이상 된다고 한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펠드슈타인 교수는 정부의 1달러 지출에 대한 비용은 2달러 이상이라고 한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정부가 새로운 사업을 위해 민간으로부터 1조원을 거두어가면 경제 전체적으로 치르는 비용은 2조원 이상이 되는 셈이다. 이것은 정부가 커져 국민으로부터 거두어 가는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기업가의 활동 및 투자, 국민의 소득과 저축을 감소시켜 국민을 고통스럽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간부문보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공공부문 확대는 정부 지출 증가에 따른 재정적자와 국민의 조세 부담을 증가시키고 결국 성장 동력이 떨어져 국가가 쇠퇴해 간다는 것이 여러 국가의 역사적 경험이다. 또한, 정부의 씀씀이를 줄이고 몸집을 줄여 작은 정부를 지향함으로써 경제가 활성화하고 국가가 다시 번영을 이루었다는 것 역시 여러 국가의 역사적 경험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져 있고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참여정부가 지향하는 큰 정부와 무관치 않다. 역사에서 진실을 배우고 행하지 않으면 우리의 장래는 밝을 수 없다. 더 늦기 전에 옳은 길로 들어서야 할 것이다. 안재욱 (경희대 교수·경제학 / 시민회의 정책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05. 12. 13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