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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원평가제 반대론 본말전도나 눈속임 - 남승희
	2005-10-17
교원평가제 반대론 본말전도나 눈속임 교원평가제 시범 실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아직도 분명치 않다. 국정감사에서조차 “한다, 한다” 하면서도 구체적인 안(案)과 일정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교원단체들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교원평가제에 대한 교원단체들의 입장도 단체별로 다르다. 어떤 단체는 학교자치를 바탕으로 한 자율평가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고, 또 어떤 단체는 교육부 안이 부실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원단체들의 교원평가제 도입 반대의 주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교원들과의 합의 없이 도입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둘째, 현재 시행되고 있는 근무성적평정제도(근평제)가 교원평가제이므로 이 제도의 개선이나 폐지에 대한 논의 없이 새로운 교원평가제 도입은 불가(不可)하다는 주장이다. 셋째, 교육환경 개선이 선행되지 않는 교원평가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첫 번째 주장은 본말이 전도된 인식에서 비롯됐다. 학부모와 학생은 교육의 의무와 권리를 동시에 갖는 교육주체다. 따라서 학부모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있는지를 정부에 물을 권리가 있고, 이를 위해 교원평가제를 요구하는 것이다. 두 번째 주장도 눈속임이다. 근평제는 교장에 의해서 시행되는 교사들의 승진에 관한 자료다. 중요한 것은 근평제가 학부모나 학생의 교사 전문성에 대한 평가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에 반해 교원평가제는 교원의 전문성을 평가하는 교사와 학부모·학생의 의사소통 체계로 성격과 목적이 다른 제도다. 세 번째 주장도 학부모의 정서와는 거리가 멀다. 교육환경 개선과 교원평가제는 별도의 사안으로 각각의 방안을 찾아 해결해야 할 문제다. 교원평가제를 도입하기 위해서 수업시수 법제화와 교사정원 확보 등 교육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교원단체의 주장은 교원평가제 도입을 지연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의심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표면적 이유보다는 실제로 교원단체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일 것이다. 학생이 교원평가의 주체가 되는 방안에 대해 정서상 또는 방법상 논란이 있지만 학생 평가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교사의 수업에 대한 학생의 피드백이 가장 중요하고 정확하며 평가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학부모의 경우 교사의 전문성 평가는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오히려 모든 학부모들이 교사 또는 학교에 대한 만족도의 의사 표명 기회를 갖는 것이 합리적이며 학교 현장의 평가 부담을 줄이는 저비용 고효율의 방안이 될 것이다. 교권(敎權)은 학부모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리다. 교원단체가 학부모와 국민 위에 군림하려 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교원단체들 간에 교원평가제 도입으로 어느 한 쪽이 교직사회를 장악해 나갈 것이라든지 세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등의 주도권 쟁탈 관점에서 이 제도의 도입을 방해하거나 분란을 일으키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교원평가제는 반드시 도입돼야 하며 이를 위한 시범실시는 즉시 시행돼야 한다. 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 바른교육권 공동대표 / 시민회의 운영위원) 출처 - 조선일보 2005. 10. 17 발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