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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비투자 확대로 성장 잠재력 키워야 - 사공일
	2005-05-31
설비투자 확대로 성장 잠재력 키워야 우리 경제는 작년 4분기의 3.3%에 이어 금년 1분기에는 2.7%의 더욱 미미한 성장에 머문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그래서 당초 정부가 목표했던 금년도 경제성장 5%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는 우려의 소리가 높은 것이다. 그렇다. 이미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수준에 거의 육박하고 있는 미국 경제가 2004년에 물가상승의 큰 우려 없이 4.4%의 높은 성장을 이룩했으며, 금년 1분기에도 3.5%의 성장세를 보인 사실에만 비추어 보더라도, 이제 겨우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대에 들어선 우리 경제가 금년에도 작년의 4.6%에 이어 5%의 성장도 못 이룬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과연 우리 경제의 현 침체상을 어떤 시각에서 정리하고 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까. 우선 경기순환적인 측면에서 우리 경제를 살펴보면, 현재 가장 큰 경기부진 요인은 민간소비 부진과 건설부문 침체임을 알 수 있다. 가계(家計)의 지나친 부채가 민간소비 부진의 주요인이며, 침체된 건설경기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 시책의 영향이 크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가까운 시일 내에 해소가 힘든 가계부채 상황을 고려할 때, 민간소비의 빠른 회복을 통한 경기 활성화는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그동안 현 정부가 추진해온 부동산 관련 시책들은 그 기본취지의 옳고 그름을 떠나, 공급보다는 수요 측면에 치우친 접근 방법과 실시 타이밍(timing)상의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선 경기회복이란 또 다른 정부 정책목표 달성에 차질을 줄일 수 있도록 이들 시책의 집행 타이밍만의 조정이라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나마 다행히도 기업설비 투자는 주로 IT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나마 작년 4분기의 3.8%에 이어 금년 1분기에도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그 증가세가 미약할 뿐 아니라, 전체 GDP(국내총생산액)에 대한 비중은 환란(換亂) 전인 1996년의 14.1%에 크게 못 미치는 10%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실제 환란 이후 설비투자는 계속 저조하여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 확충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따라서 기업설비투자 여건을 대폭 개선하여 경기 활성화를 기함과 동시에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임을 정책 당국과 함께 우리 국민 모두가 깊이 인식해야 한다. 그럼 기업 설비투자를 저조하게 하는 주요인은 무엇인가. 현재까지 발표된 각종 기업 설비투자 관련 국내외 기업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 설비투자의 애로사항으로 금리나 자금공급 등 경제적 요인보다는, 수도권 공장 신·증설 억제 등 기업 설비투자를 제한하는 각종 정부 규제와 간섭, 노동시장의 경직성, 정부시책의 일관성 부족과 예측가능성 저하 등 경제외적 요인들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에 더하여 현재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무조건적인 반(反)대기업 정서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은 우리 경제 전체의 효율성(총요소생산성)을 저하시켜 성장 잠재력을 더욱 떨어뜨리게 됨을 알아야 한다. 하루속히 이러한 기업투자 애로 요인을 제거해 나가는 데 국정의 우선순위를 두는 정부와 정치권의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아직도 우리 경제는 일류 선진경제로 발돋움하기 위해 가야 할 길이 멀다. 따라서 앞으로 상당 기간 적어도 6%대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성장 잠재력 배양이 무엇보다 중요함은 재삼 강조되어야 한다.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 시민회의 고문) 출처 - 조선일보 2005. 5. 31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