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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쌍둥이 적자에 대비해야 - 윤창현
2005-05-12
美 쌍둥이 적자에 대비해야 미국정부의 한 해 살림은 10월에 시작해서 그 다음 해 9월에 끝난다. 작년 10월14일 미국 재무부가 밝힌 2003-2004 회계연도 재정 상황은 이렇다. 총 재정수입 1조8800억 달러, 총 재정지출 2조2920억 달러로서 한 해 재정적자 규모는 4130억 달러에 달했다. 정부만 적자인가? 민간도 적자다. 2003년도 수출은 약 7200억 달러, 수입은 1조 2500억 달러로서 무역수지적자가 약 5300억 달러에 달한다. GDP의 5% 수준이다. 외환위기 1년 전 1996년 우리나라의 경상수지적자는 국내총생산의 6% 수준이었다. 미국이 발행하는 달러가 다른 나라들이 모두 사용하는 기축통화기에 망정이지 만일 기축통화 발행국이 아니었다면 미국은 외환위기를 당해도 벌써 당했을 것이다. 정부도 민간도 흥청망청 신나게 쓰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재정적자를 보이면서 모자라는 부분을 정부국채 발행으로 메우고 있는데 이 국채를 열심히 사서 2조 달러 어치 정도 쌓아놓는 나라가 바로 미국에 수출을 해서 먹고 사는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대만, 싱가포르, 홍콩이라는 점이다. 경상수지 적자로 풀린 달러의 상당 부분이 국채투자용으로 미국으로 환류해 들어오는 덕분에 그럭저럭 달러가치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 미국의 지속적인 경상수지 적자는 결국 미국경제와 달러가치에 대한 불신을 야기시킨다. 이 경우 미국은 대부분 힘에 의존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 월남전으로 경상수지적자가 심해지고 달러에 대한 회의가 생기면서 달러를 팔아서 금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1971년 미국은 달러의 금태환 정지선언을 해버렸다. 금으로 바꾸어 준다고 해서 달러가 기축통화가 되었는데 막상 달러를 금으로 바꾸려드니까 안 바꿔 주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1985년에는 대일본 적자를 중심으로 쌍둥이 적자가 심각해지니까 플라자 합의에 의해 달러의 가치를 1달러당 240엔에서 120엔대로 절하시키는 작업을 함으로써 문제해결을 시도하였다. 무역적자와 재정적자가 계속적으로 누적이 되다 보면 문제가 생기는데 이를 조정하기 위해 대개 충격적 조치를 통해 해결을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세계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조정과정에서 치러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냐 하나? 운신의 폭이 별로 넓지가 않다. 소리 소문 안 나게 외화자산 다변화를 시도하는 것,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여 유사시에 대비할 수 있는 정보채널을 마련해 놓는 것, 또한 아시아국가와의 통화동맹 체제를 굳건히 하여 대외적 위기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율조정에 실패할 경우 미국이 최후로 기댈 수단인 통상압력에 대비하여 대미수출흑자를 조금씩 줄이면서 수출대상국을 다변화하는 것도 매우 필요한 조치이다. 이대로 쌍둥이 적자가 지속되면 한 번쯤 화끈한(?) 조정시점이 올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때이다. 윤창현 (명지대 무역학과 교수 / 시민회의 사무총장) 출처 - 이코노믹리뷰 2005.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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