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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해법은 'FTA 확대' - 김정호
	2005-03-31
한국경제 해법은 'FTA 확대'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지 벌써 1년이 됐다. 많은 분들이 걱정했지만, 결과는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자제품과 자동차를 중심으로 칠레에 대한 수출이 늘었고, 우리 제품의 칠레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도 높아졌다. 수입도 늘기는 했지만 구리 등 원자재 가격 급등 때문에 불어난 부분을 빼고 나면 실질적 수입 증가 효과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데 한·칠레 FTA가 성공적인 것은 수입보다 수출 증가 효과가 크기 때문이 아니다. 수출이든 수입이든 외국과의 교역이 늘면 좋은 일이다. 교환이란 국내거래건 국제거래건 거래자 모두에 이익이 될 때에야 비로소 성립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FTA는 어느 나라하고 체결하든 쌍방 모두에 이익인 제도다. 영호남 간의 교역이 확대되면 두 지역 사람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TA를 추진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은 그 과정에서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칠레와의 FTA 때 치열했던 농민들의 반대, 일본과의 FTA 논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품산업의 붕괴에 대한 우려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지만, 앞으로도 그런 반대는 수없이 많이 불거져 나올 것이다. 그러나 FTA 과정에서 나타나는 손해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손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그들은 그 동안 부당하게 국내의 소비자들에게 비싸고 질 나쁜 상품의 소비를 강요해 왔다고 보는 편이 옳다. 자유무역을 통해서 국내의 소비자들은 비로소 제대로 된 대접을 받게 되는 셈이다. 자유무역은 그 동안 국가의 보호를 받아왔던 일부 생산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대신, 소비자들에게 그보다 훨씬 더 큰 이익을 안겨준다. 모두 개방하고 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직장을 잃게 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많다. 직장이 없는데 소비자의 이익이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다. 그러나 비교우위론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의문을 가질 이유가 없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부인이 남편보다 집안일도 잘하고 돈버는 능력도 뛰어난 집이 있다. 부인의 뛰어난 두 능력 가운데 돈버는 능력은 더 뛰어나다고 해보자. 그 부인은 자기가 모든 일을 하고 남편을 놀리는 것이 자기에게 이익이 될까, 아니면 자기는 돈벌이에 전념하고 남편을 집안일에 전념케 하는 것이 더 이익일까? 답은 후자이며 그것이 비교우위의 이론이다. 즉, 모든 분야를 개방하더라도, 또 한 국가가 다른 나라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더라도 국가간의 교역은 이뤄지기 마련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양쪽 모두에 이익이라는 것이다. 모두가 일자리를 잃을까봐 걱정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우리 국민은 뛰어난 적응력들을 가지고 있다. 과자 시장을 개방했을 때, 국내의 제과산업이 붕괴될 거라고 호들갑을 피웠지만 실제 개방이 되고 보니 국내 과자 기업들은 잘 살아 남았다. 오히려 품질을 높여서 외국 진출에까지 성공했다. 우리 국민은 개방된 환경에 잘 적응해 나갈 것이다. 경쟁력이 생긴 뒤에 개방하겠다는 것은 결국 개방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경쟁력을 기르는 일은 고통스럽다. 경쟁력이 생기면 개방을 하고, 경쟁력이 없으면 개방을 미뤄준다는데, 누가 고통을 감수하며 경쟁력을 기르겠는가? 경쟁력은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과정에서 생긴다. 경쟁이 없으면 경쟁력도 없다. 서비스 산업이든 부품산업이든 농업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경쟁국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FTA는 늦게 출발했다. 그러나 23개국과의 협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우리 정부의 FTA 추진 노력은 열성적이다. 좋은 일이다. 거센 반대가 있더라도 굴하지 말고 계획대로 밀고 가길 바란다.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 시민회의 운영위원) 출처 - 문화일보 2005. 3. 31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