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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브랜드 가치 높이려면 - 김일섭
	2002-08-02
국가브랜드 가치 높이려면 지난해 6월 조그만 해프닝이 자본시장에서 있었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삼성전자의 단기 외화채권 등급을 A3에서 A2로 상향 조정했다가 다시 A3로 원위 치시키는 소동이 일어난 것이다. A3인 한국의 국가등급(단기채 기준) 을 A2로 잠시 착각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나 포철과 같은 초우량기업들은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신용등급의 한계 때문에 불리한 평가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올림픽과 같은 세계적인 이벤트, 각종 국제행사와 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르고도 이를 국가이미지 일류화의 계기로 승화시키는 전략적인 의지가 미흡해 한껏 높아졌던 시민의식과 친절의식 등이 원 위치된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의 선진국들로부터는 무관심의 대상이었고 국가존경도 면에서 일본 중국이나 대만보다도 떨어졌으며 과격시위의 나라, 투자매력이 없는 나라, 불공정 무역국가, 위험한 분단국가, 사 고공화국, 노사관계가 거친 사회 그리고 불쾌한 코리안 등의 부정적 인 국가이미지가 형성되어 있었다. 낮은 국가이미지의 결과 대부분의 한국 제품은 '싸구려'라는 소비자 의 인식이 널리 확산돼 있어 제 값을 받지 못했다. 특히 'Made in Korea'라는 원산지 표시는 가격에 불리한 영향을 미쳐 같은 국내 기업 제품이라도 영국이나 독일의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소비자에게 더 선호되고 더 높은 값을 받았다. 10년 전 조사결과이기는 하나 미국시장에서 VCR 가격을 품질지수와 비교한 결과 일본 제품에 비해 정상가 대비 20~25% 낮게 책정돼 있었 다. 독일 시장에서의 컬러TV 가격은 품질지수 대비 13% 이상 낮게 책정된 반면 일본 제품은 정상 가격에 비해 소니 제품은 10~25%, JVC는 31%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한국에서 제조된 일본과 독일의 저명한 브랜드 가전제품들도 본국 제 조제품에 비해 30~40% 할인된 가격으로밖에 팔리지 않았다. 또한 외국 브랜드 대신 한국 기업의 고유상표를 부착하면 컬러TV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는 약 10%, 프랑스에서는 약 20%, VCR는 약 12~15 %의 불리한 가격차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 시장의 소비자들은 경제적으로 발전된 나라, 정치적으로 자유가 구현된 나라, 문화적으로 성숙한 나라의 제품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 다. 지금은 세계 제2 경제대국이자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일본도 제2차 세 계대전 이후 세계 시장에서 '싼 제품의 좋지 않은 품질'이라는 부정 적인 이미지를 가졌으며 50년대의 소니는 'Made in Japan' 표시를 너 무 작게 붙여서 미국 세관으로부터 좀더 크게 하라는 지적을 받을 정 도였다. 우리 젊은 세대의 세련되고 열정이 담긴 응원문화에 힘입어 우리나라 의 국가이미지는 2002 한ㆍ일 월드컵을 계기로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일부 제품이기는 하나 삼성전자 제품이 미국에서 소니나 컴팩과 같은 세계적인 일류 기업 제품보다 높은 값에 팔리기 시작하고 있다. 정부는 포스트 월드컵 대책을 통해 월드컵의 성공을 경제적인 효과로 확산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한 국가이미지위원회를 출범시켜 국가이미지 제고를 위한 노력을 통합하고 있다. 대만 경제부는 90년부터 5년 간 미화 9억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대만 제품 이미지 전면 제고전략을 추진한 결과 싸구려 제품의 악명 이 높던 대만 제품들의 이미지가 크게 올라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60 년대 이전의 일본 통산성은 수출진흥대책 예산의 54%를 해외홍보비로 사용했다. 이들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브랜드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엄청난 돈이 든다. 개별 기업의 브랜드가치 100억달러를 만들기 위해서는 매 년 5억달러 이상의 광고비를 포함해 총마케팅비용 20억달러가 필요할 정도이니 국가이미지 사업은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소요되는 사업이 다. 그러나 이 사업의 결과 우리 기업들이 10%만 수출가격을 높여 받을 수 있어도 1000억달러 수출에 100억달러(12조원)의 이익이 남는 수익 성이 높은 사업이다. 따라서 국가이미지 사업은 국가가 우리 기업이나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대ㆍ최고의 서비스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김일섭 (이화여대 경영부총장 / 시민회의 운영위원) 출처 - 매일경제 2002. 8. 2 테마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