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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포퓰리즘에 휘둘리고 기회주의 되풀이" - 홍진표
2004-12-20
40대 "포퓰리즘에 휘둘리고 기회주의 되풀이" 잊혀져가는 야당 한나라당에 던지는 독설 1980년대 이후 영국 보수당의 마거릿 대처와 미국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이 집권하며 자유주의 개혁을 성공시키면서, 보수주의는 그 바탕에 자유주의를 포섭하게 되었다. 그러나 당시 한국의 보수세력은 국가만능주의에 빠져있었고, 세계화 추세에도 둔감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전두환 정권과 노태우 정권하에서 어떠한 자유주의적 개혁 시도도 없었으며, 지금 한나라당의 가장 가까운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김영삼 집권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 시기에는 심지어 사시제도 폐지와 로스쿨(law school) 도입마저도 무성한 논의만 하고 관철시키지 못하고 말았다. 보수정당이라고 하는 지금의 한나라당은 과연 어떤가? FTA(자유무역협정) 비준과 이라크파병은 이 시대의 화두를 집약시킨 것이며 이념적 대립의 결정판이다. FTA는 이 시대의 최대 화두인 세계화 및 자유주의 등과 관련이 있고, 이라크파병은 세계화의 가장 핵심적인 모순들 다시 말해 세계인의 권리와 개별 국가의 주권 사이의 모순, 세계 여론과 초대형 패권국가 사이의 모순 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화가 보다 정상적이고 올바른 방향에서 진행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계민주화와 결합되어야 한다는 명제와도 관련이 있다. 그러나 지난 16대 국회에 한나라당은 FTA와 이라크파병의 비준을 노골적으로 지연시키는 행동을 보여주었다. 보수의 상징으로 자처하는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국회 단상에 올라가 FTA 비준을 저지했다. 비단 한나라당만 이렇게 한 것은 아니지만 이른바 보수니 우파니 이념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현시대의 추세인 경제개방에 반대한다면 그들은 표를 구걸하는 3류(流) 정치인일 뿐 보수주의자가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17대 국회 들어 새로 구성된 한나라당은 무엇이 개선되었는가? 아파트 분양가 원가공개를 둘러싸고 한창 논쟁이 벌어졌을 때,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원장이 분양가 원가공개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아마 이한구 의원은 이 논란을 통해 공약을 지키지 않으려는 열린우리당을 공격하여 점수를 따는 데 매력을 느낀 것 같다. 정치인이 충분히 느끼는 유혹이겠지만, 시장경제의 원칙을 훼손해가면서 이런 정략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결코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최근 한나라당의 김덕룡(金德龍) 원내총무는 이라크파병 연장과 관련해서 여당 내의 일부 반대 움직임을 비판하면서 한나라당이 협조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발언만으로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지난 16대에 여당의 내분을 문제삼으며 이라크 파병에 소극적이었던 한나라당의 기회주의적 태도가 반복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든다. 역시 한나라당은 뚜렷한 이념이나 입장보다는 포퓰리즘에 좌우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한나라당은 지난 16대 국회 당시 대통령 탄핵이라는 최악의 전술적 오류를 범하여 거의 몰락을 자초할 뻔했다. 아직은 뚜렷하게 검증된 바 없지만, 현재의 한나라당의 리더십이 과거의 수준을 얼마나 벗어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다만 수도이전 문제에 대해 사실상 어떠한 입장도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했던 모습을 볼 때, 불신이 가시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홍진표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정책실장·자유주의연대 운영위원) 출처 - 주간조선 2004. 12. 16 18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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