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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을 경제특구로 - 사공일
	2002-07-22
전국을 경제특구로 최근 들어 정부는 인천공항 인근지역과 부산 신항, 광양만 배후지역 등을 '경제특구'로 지정하고 국내의 여타 지역에 비해 기업 하기에 유리하고 생활하기 편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어 경제특구는 저간의 화두가 되고 있다. 과연 경제특구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으며 어떻게 해야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 우리 국민 모두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경제특구의 일차적 목표는 외국기업을 최대한 유치하는 것이다. 선진 외국기업의 국내 유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직간접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은 선진 경영기법과 기술 등에 관한 여러 가지 긍정적인 '전시효과'를 국내진출 외국기업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또한 국내시장 경쟁 심화를 통해 우리 경제 전체의 능률을 제고하는 등 여타 중요한 간접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국내기업과는 격리된 경제특구 내의 외국기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러한 간접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특구 입주 외국기업들이 우리 근로자들에게 일자리와 기술향상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근로자들의 소득 향상과 국가경제 전체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효과는 경제특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상당한 비용이 따르는 각종 사회간접자본(SOC)의 확충, 입주하는 외국 기업과 그 임직원들을 위한 세제상의 혜택과 교육.의료 등 특수 서비스 제공으로 많은 외국기업이 들어와 우리 근로자들에게 최대한의 고용 효과를 주게 될 때 경제 특구는 일단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 기업 하기 어려운 여건으로 경직된 노동시장과 투쟁적인 노사관계를 꼽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노동시장 여건이 무엇보다 먼저 달라지지 않는다면 설사 경제특구에 외국기업들이 많이 입주한들 우리 근로자에게 주게 될 고용 효과는 크지 않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과거 마산수출자유지역 입주 외국인 기업 내의 노조활동을 법으로 금지했던 것과 같이 경제특구에만 적용될 특별 조치를 취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따라서 경제특구를 통해 우리나라를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로 발전시키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있다면 법 테두리 내의 생산적 노사관계 확립과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위한 흔들림 없는 시책부터 펼쳐나가야 한다는 것은 강조돼야 한다. 또한 경제특구에 입주하는 외국기업들에는 특구 내에서 누릴 수 있는 특전도 중요하지만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법이 존중되고 지켜지는 풍토와 법과 제도의 투명한 운용, 그리고 외국기업을 '그들'이 아닌 '우리'로 보는 긍정적인 국민의 시각 등도 중요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구뿐 아니라 외국인에게 편리한 거리 표시제도에서부터 외국인 편의시설 등 특구 밖의 생활여건도 특구 입주 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 또한 사실이다. 실제 선택과 집중이란 현실적 고려에서 특구를 지정하는 차선책을 택하는 것이지만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우리나라 전체를 경제특구화 하겠다는 신념과 전략적 사고를 갖고 시책을 펴나가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볼 때 경제특구 내에만 허용하겠다는 국제고등학교와 외국 우수대학의 분교 설립, 영어 및 외국어 FM방송 확대, 국내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국내외 주요 뉴스와 생활정보 등에 관한 안내를 제공하는 라디오 채널의 운영 등 현재 나와 있는 아이디어 정도는 정부가 우리나라를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로 만들려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면 이 시점에서 당장 전국적으로 실시할 수 없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끝으로 한번 더 강조하지만 우리나라 전체를 적어도 동북아지역 내에서 가장 기업 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강한 신념과 결의를 바탕으로 각종 시책을 펴나갈 때 우리나라는 동북아의 물류중심지도 될 수 있고 금융중심지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 시민회의 고문) 출처 - 중앙일보 2002. 7. 22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