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주도 남북경협 왜 필요한가
	2003-12-22
민간주도 남북경협 왜 필요한가 최근 남북경협을 지원하기 위한 민간단체들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 다. 남북경협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민간 차원의 이러한 움직임은 경협의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 로 보인다. 그러나 민간단체들의 경협 지원활동에는 제약도 따른다. 우선 북한과의 독자적 인 창구 개설이 어려우며 일반적으로 대북 진출기업들은 독자적으로 북측과 협 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북 진출 업체와의 직접적인 연계도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남북경협 지원을 위한 민간단체들의 활동은 국민운동 차원에 서는 의미가 있으나 실질적으로 경협 활성화에 기여하기는 쉽지가 않다.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민간 차원의 대북 경협창구 개설은 바람직한 일이다 . 기업이 독자적으로 대북 진출을 하는 경우에는 사업외적인 부담과 경험 미숙 으로 인해 투자비용이 높아진다. 따라서 기업의 대북 진출을 위한 협상창구 역 할과 투자자문을 해줄 수 있는 전문적인 민간 남북경제 교류협의체가 필요하다 . 이런 시점에서 지난 19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전경련의 주도로 주요 민 간 경협단체가 참여하는 민간남북경제교류협의회(민경협)가 정식으로 출범함으 로써 새로운 대북창구가 열린 것은 반가운 일이다. 새롭게 출범한 민경협을 통 하여 대북 진출기업들은 투자비용을 줄이고 보다 많은 정보를 공유하게 되며 대북 협상력도 제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실수요자들인 경제단체들이 사 업을 주도하기 때문에 수요자 입장에서 투자자문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기타 민 간단체와는 차별된다. 민경협 출범으로 인해 기존의 인적 관계중심으로 불투명하게 추진되던 대북경 협사업도 이제는 전문적인 민간 경협협의회를 통해 보다 투명하게 추진될 가능 성이 높아졌다. 더욱이 올해 남북경협을 위한 4대 기본협정이 발효되었기 때문 에 이제는 제도적인 틀 속에서 보다 투명하게 경협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추어졌다. 또한 내년 예정대로 개성에 남북경협 협의창구가 개설되면 민간 경협단체들이 이를 활용하여 북측과 직접적으로 투자 협의를 할 수 있게 되어 남북경협도 이제는 제도화 단계로 접어드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한편 최근 들어 해외 동포기업들도 우리 기업과의 합작을 통한 대북사업 참여 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북한에서 투자보장을 받을 수 없는 재 일 조총련기업들도 투자보장이 되는 남측 기업과 합작으로 대북사업 참여를 시 도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민간남북경제교류협의회가 결성되면 해외 동포기 업들과 국내기업들 간의 합작을 주선하기가 보다 용이하게 되어 남북경협사업 을 범민족적 경협사업으로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게 될 것이 다. 남북경협은 기본적으로 민간 주도로 그리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 다. 최근 개성공단 개발과 관련해 개발주체인 한국토지공사와 현대아산 사이에 마찰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제는 개성공단 건설도 수요자인 기업 입장에서 사업 을 추진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민경협은 경협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남북경협 추진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남남갈등이다. 특히 여야간의 첨예화된 입장 차이는 남북경협을 정쟁의 대상으로 만들어 경협 추진에 어려움 이 따르게 된다. 정부가 관여하는 경우에는 갈등 소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남북경협은 기업 입장에서 순수한 경제논리에 따라 민간 주도로 이루어지는 것 이 최선의 방법이다. 대만과 중국의 경우 투자보장 장치도 없이 민간단체 중심으로 500억달러 규모 경제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정부의 관여가 없기 때문에 우리와는 달리 이에 따른 갈등도 없다. 이런 사례로 볼 때 앞으로 남북경협도 민간 경제단체 중심의 협의회를 통해서 경제논리에 따라 추진되는 경우에는 남남갈등의 소지를 줄이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남북경협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점차적으로 갖추어지고 있어 민간 주도의 경협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들이 조성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경제단 체 중심의 새로운 남북경제교류협의회 결성은 남남갈등의 소지를 최소화하면서 남북경협을 확대시킬 수 있는 민간 주도의 새로운 경협 틀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상만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출처 - 매일경제 2003. 12. 22 테마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