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전념하는 대통령되길
	2003-12-17
경제에 전념하는 대통령되길 노무현 대통령께. 국정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추구되어야 한다고 벤자민 플랭클린이 얘기했 던가요. 대통령은 한국인 전체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생 각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전체 국민이 일하고, 참여하고, 아니면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바람직한 국가가 될 것인데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이 나라가 하고 있는 일인 것처럼 보여지게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50대, 60대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일자리에서 쫓겨나고 40대도 상당수가 물러나 서 심지어 정년 연령이 36.5세가 되었다고 얘기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무조건 나이만 낮추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기업 풍토를 하루아침에 서구식으로 구조 개선을 하다보니 외환위기 이후 22만개 기업이 줄고, 6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매일 이 나 라에서 핫 이슈로 등장하고 정계가 관심을 쓰고 있는 것은 4월 총선을 향한 각 정당의 아귀다툼과 선거자금 수사관련 사건들입니다. 여당도 야당도 이들 문제 에만 혈안이 되어 있고 관련 기업들은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매년 전후반 대학 졸업시즌이 되면 기업체에서 사원을 채용해 주기 때문에 매 년 쏟아져 나오는 대학 졸업의 20대 젊은이들이 취업했는데 지금은 국내 기업 들이 아예 사원 채용을 하지 않거나 꼭 필요한 인력은 경력사원으로 충원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존 기업은 기업의욕이 떨어져 있고, 신규 기업은 태동되기 어려우며, 외국자 본은 한국을 선호하지 않고 있으니 한국에서 일자리가 태어날 가망이 없지요. 거기에 더불어 국내 기업들이 값싼 노임을 찾아 외국으로 이전하고 있으니 국 내에 일자리가 생겨날 가망은 더욱 없지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선 먹 고 살 일자리가 있어야 정치도 하고, 문학도 하고, 철학도 하며, 체육 문화 예 술도 가능하게 되는 것으로 압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30대, 40대만이 취업해 일하고 있는 이 나라에서 그들만이 일 하고 있는 몇 개 기업에서만 부지런히 수출한다고 해서 이 나라 경제가 살아 날까요? 어느 정도 살아난다고 해서 그것이 바람직스러운 우리나라의 경제현실 이 될까요?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처럼 자원이 풍부하고 자본이 풍족해 경제성 장을 이룬 것이 아니고 자원과 자본은 부족하나, 값진 노동력에 의해 일궈 온 교육된 노동인력에 힘입은 바 컸던 것으로 압니다. 부족하고 어려운 기반 위에서 그 기반을 인식하고 맨파워로 선진 대열에 오르 게 된 나라인 것으로 압니다. 그 부족함 위에서 부를 누리고 선진 대열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50대, 60대 그리고 그 이전의 맨파워들이 현실을 인식하고, 외국을 간파하며 노하우를 축 적해서 기본을 닦고 그 위에 층계를 쌓아올렸던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갑자기 40대 이하가 전 분야에서 진두지휘를 하여야 한다니 저들이 무 엇을 얼마나 알고, 난국타개 경험이 있으며, 외국과의 교류에 노하우가 얼마나 있겠습니까. 연령에 관계 없이 가장 잘 알고, 가장 노하우가 있는 사람이 적재적소에서 일 할 수 있도록 인력정책이 되어야지 무조건 40대가 의사결정자가 되어서는 안되 겠지요. 선진국의 나이가 아닌 능력에 의한 선별에 기초를 둔 인력정책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지요.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고령인구가 많아지니 상당히 많은 직장이 60 세 정년에서 65세로 정년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귀감으로 삼아야 하 겠지요. 항상소득을 얻지 못하고 보조금이나 지원금으로 많은 노동가능인력을 구제하는 것은 우리가 바라는 사회보장 정책이 아닙니다. 40대, 50대에 퇴직연금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보다 일하는 보람을 느끼며 땀 을 흘리며 정력적으로 일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지금의 당면과제라고 생 각합니다.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님. 지금 무슨 재신임이다 선거자금이다 하는 문제보다도, 불법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고 안 넘고의 문제보다도, 여당 야당 소수여당의 문제보다도, 그 어떤 문제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취업문제, 먹고 사는 문제 , 경제문제부터 푸는 것입니다. 세계무역기구(WTO)시대 세계와의 무역에서 우리가 어떻게 경쟁하고 이겨낼 수 있을 것인가에 온 신경을 쏟아붓는 정치를 하는 것입니다. 다른 일들은 그에 부응해 해결될 것입니다. 착실하게 이 나라의 정치 경제를 푸는 대통령이 되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전태갑 (전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출처 - 매일경제 2003. 12. 17 테마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