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WTO 제 2차 양허안 제출을 앞두고,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스크린쿼터 문제에 대한 문광부의 공식적인 입장과 대응 방안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10월 30일 제출했다.
언론을 통해 스크린쿼터 유지 입장을 표명해 온 문화관광부의 공식적 입장을 재 확인해 보고, 문화주권 수호와 한국 문화발전에 있어 스크린쿼터가 끼치는 영향과 그 정도, 문화다양성 보호를 위한 방안, 타국가의 문화산업 규제 장치에 대한 의견, 한미투자협정과 관련해 스크린쿼터 유지가 가져올 파장에 대한 생각과 그 대응방안등에 대한 질의를 담고 있는 공개질의서에 대한 문광부로부터 11월 19일 답변서를 접수하였는 바,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문 광 부 답 변 서
스크린쿼터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기존의 문화관광부 입장에 대해 우리부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한국영화발전에 스크린쿼터만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지? 다른 요인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부는 스크린쿼터제만이 영화산업보호와 발전을 위해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하다고 언급한 바는 없습니다. 귀 단체에서 언급하신 소재개방을 통한 표현의 자유확대, 영화산업에의 투자증대, 관람환경의 개선, 우수인력의 영화계 유입 등과 스크린쿼터제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오늘날 한국영화발전이 이루어졌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른 문화요소들은 다 개방이 되었는데, 왜 유독 영화산업만 보호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한국의 문화주권과 문화정체성이 스크린쿼터와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스크린쿼터 유지가 한국 문화주권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하는지?
우선 영화는 문학, 미술, 음악, 컴퓨터그래픽 등 모든 장르의 예술이 결집된 종합예술로서 한 나라의 문화역량을 나타내는 문화적 요소 외에, 고도의 자본과 기술이 결합된 산업적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독특한 장르임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국제사회에서도 영화산업의 이러한 특수성이 인정되어 GATT와 OECD 경상무역외 거래자유화 규약 등 국제협약에 스크린쿼터의 설정 및 유지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문화 다양성 장려를 위해 헐리우드 영화외 제 3세계 영화들 수입에 있어서 어떠한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지는지, 스크린쿼터제 아래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국내의 저예산 영화등에 대해서 어떤 지원과 생각을 하고 있는지?
우리나라의 영화산업은 수입, 제작, 배급, 상영 등 모든 분야가 개방되어 미국을 위시한 어떤 나라의 영화도 자유롭게 상영되고 있으며 한국영화 의무상영제도 외의 규제는 일체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귀 단체에서 언급한 다양한 국가의 예술영화와 저예산영화는 우리 영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문화를 풍성하게 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므로 우리부는 저예산·독립·실험·단편 영화 제작지원, 예술영화전용관 사업, 시네마테크 운동 등 다양한 영화 제작 및 관람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류열풍으로 한국 드라마, 영화산업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요즘 타 국가에서 한국의 스크린쿼터와 유사한 제도로 생산, 수출 등에 제약을 가한다면 한국의 문화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관광부에서는 타 국가의 문화 다양성 보호를 위한다는 점에서 이 제도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라면 이를 타개하고 한국의 문화산업을 전파하기 위해서 어떠한 전략을 세울 것인지?
우리부는 우리의 문화정체성이 중요한 만큼 다른 나라의 문화정체성 유지도 똑같이 중요하고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 영화가 하나의 산업차원으로 존재하는 국가는 세계에서 10여개국에 불과하고, 우리의 스크린쿼터제도는 특정한 국가의 상영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연간 일정한 일수의 한국영화 상영을 규정한 제도이며, 국제통상협정의 대원칙인 최혜국대우(MFN; Most Favored Nation)규정에 비추어 볼 때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우리나라에 대하여만 규제를 할 국가는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스크린쿼터제의 조속한 해결 없이는 한미투자협정도 없다”는 미국의 강경한 입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문광부외 관련 단체들의 스크린쿼터제 유지라는 확고한 입장으로 인해 한미투자협정이 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경제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지, 만약 영향을 미친다면 이의 대안으로는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스크린쿼터제도는 한미투자협정과 논리적 연관성을 갖 는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국내의 일치된 견해입니다. 이는 2002년 체결되어 올해 1월1일 발효된 한일투자협정에서 스크린쿼터가 예외사항으로 명시되어 있으며, 미국이 1994년에 캐나다 및 멕시코와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서도 영화를 포함한 출판, 비디오, 음반, 방송, 케이블 TV, 위성방송 등 문화산업 전분야를 협상대상에서 제외한 사례로 볼 때 명백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WTO DDA 협상에서도 유럽·캐나다 등 대부분의 선진국이 시청각분야를 일반상품과 똑같이 협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문화적 예외 원칙을 강조하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스크린쿼터제도는 단순한 영화의 문제가 아니라 방송·통신 융합으로 문화콘텐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다매체·다채널 사회에서 미래 문화산업의 사활이 걸린 핵심문화정책과 관련된 사안임을 깊이 이해하여 주시기 바라며, 귀하의 제언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