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미국의 형사재판 과정은 수사에서 재판, 형선고에 이르기까지 크게 대조를 이룬다. 우리는 언론의 초점이 수사단계에 집중되고 구속되면 유죄가 확정된 것처럼 인식하며 재판과정은 형 선고절차만 남은 통과의례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피고인에게 보석이 잘 허용되지 않아 구속 재판이 원칙이고, 법정에서 피고인은 죄수복을 입고 법대 하단에 서며, 검사와 변호사는 피고인보다 더 높은 자리에 앉는다. 재판과정에서 검사와 변호사의 논리공방이나 변호사의 유창한 변론은 드물고 읍소형 변론이 주를 이룬다. 재판은 주로 서류에 의해 판단되고, 변호사의 실력도 법정에서의 변론실력보다 법정 밖의 실력(?)에 의해 피고인을 빨리 풀어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우리와 정반대이다. 형사사건의 주무대는 법정이며 언론의 관심은 재판과정이다. 보석은 널리 허용되고 불구속 재판이 원칙이며 재판이 끝날 때까지 무죄추정이 보장된다. 법정에서 피고인은 정장차림으로 변호사와 함께 검사와 같은 위치에서 재판을 받는다. 재판에서 검사와 변호사의 논리공방과 증거싸움이 벌어지고 수많은 전문가와 증인의 증언이 이뤄져서 재판에 참석한 배심원에 의해 ·무죄 판단이 이뤄진다. 변호사 실력은 법정에서 보여지는 투명한 과정에 의해 평가된다.
전처와 그녀의 애인을 살해한 혐의로 살인죄로 기소된 O J 심슨은 체포돼 3개월간 구속됐지만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상태로 1995년 9개월간에 걸친 재판결과 무죄평결을 받았다. 검사와 변호사 양측이 피고인의 유·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법정에서 벌이는 지략대결과 불꽃튀는 논리공방, 증거싸움은 언론이 양측 모두에 ‘드림팀’이라고 찬사를 던질 정도였다.
미국에서 불구속 재판을 원칙으로 하는 이유는 보석권이 헌법상 권리로 보장돼 있고(수정헌법 제8조), 형 확정 전에 구속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을 훼손하며, 부당하게 피고인의 자유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불구속 상태에서 정장차림으로 재판받는 것은 재판과정에서 미리 범인이라는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하고 나중에 무죄로 종결되거나 형집행이 유예되는 경우 사회에 복귀할 때 이미지를 덜 훼손할 수 있어 방어권과 인격권 보장 측면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심슨은 30회 이상 열린 재판에서 세련된 정장차림으로 나타나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1997년 매사추세츠주에서 영국에서 온 여학생 루이스 우드워드가 8개월 된 아이를 돌보다가 사망케 하여 살인죄로 기소된 사건에서도 우드워드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순수한 여학생 차림으로 나타나 나중에 과실치사로 감형돼 영국으로 돌아갔는데 이미지 보전에 도움이 되었다 한다.
미국은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확실히 보장하지만 일단 재판결과 유죄가 인정되면 무거운 실형을 내리고 집행도 확실하게 한다. 우리의 경우에는 형을 선고할 때는 어처구니없게 낮은 형을 선고하고 집행유예가 빈번해 솜방망이에 불과한 경우가 많은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에서 죄수복을 입혀 구속상태로 재판하는 경우는 사회에 대단히 위험한 범죄인에 한하고 있다. 17년 동안 폭탄을 소포로 보내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시어도어 카진스키 사건, 1995년 오클라호마시 연방청사 폭파범 티모시 맥베이 사건에서는 구속상태로 수의를 입고 재판을 받았다. 전자는 종신형이 선고됐고 후자는 사형이 집행됐다. 미국의 형사사법제도에도 결점이 있지만 무죄추정의 원칙, 철저한 공판중심주의, 당사자 대등주의, 피고인의 방어권이 잘 보장되는 면에서는 가장 민주적이다. 우리의 경우 지금과 같은 제도로서는 너무 후진적이기 때문에 형사사법시스템의 개선이 시급하다.
피고인 방어권 존중돼야 .....
우리나라와 미국의 형사재판 과정은 수사에서 재판, 형선고에 이르기까지 크게 대조를 이룬다. 우리는 언론의 초점이 수사단계에 집중되고 구속되면 유죄가 확정된 것처럼 인식하며 재판과정은 형 선고절차만 남은 통과의례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피고인에게 보석이 잘 허용되지 않아 구속 재판이 원칙이고, 법정에서 피고인은 죄수복을 입고 법대 하단에 서며, 검사와 변호사는 피고인보다 더 높은 자리에 앉는다. 재판과정에서 검사와 변호사의 논리공방이나 변호사의 유창한 변론은 드물고 읍소형 변론이 주를 이룬다. 재판은 주로 서류에 의해 판단되고, 변호사의 실력도 법정에서의 변론실력보다 법정 밖의 실력(?)에 의해 피고인을 빨리 풀어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우리와 정반대이다. 형사사건의 주무대는 법정이며 언론의 관심은 재판과정이다. 보석은 널리 허용되고 불구속 재판이 원칙이며 재판이 끝날 때까지 무죄추정이 보장된다. 법정에서 피고인은 정장차림으로 변호사와 함께 검사와 같은 위치에서 재판을 받는다. 재판에서 검사와 변호사의 논리공방과 증거싸움이 벌어지고 수많은 전문가와 증인의 증언이 이뤄져서 재판에 참석한 배심원에 의해 ·무죄 판단이 이뤄진다. 변호사 실력은 법정에서 보여지는 투명한 과정에 의해 평가된다.
전처와 그녀의 애인을 살해한 혐의로 살인죄로 기소된 O J 심슨은 체포돼 3개월간 구속됐지만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상태로 1995년 9개월간에 걸친 재판결과 무죄평결을 받았다. 검사와 변호사 양측이 피고인의 유·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법정에서 벌이는 지략대결과 불꽃튀는 논리공방, 증거싸움은 언론이 양측 모두에 ‘드림팀’이라고 찬사를 던질 정도였다.
미국에서 불구속 재판을 원칙으로 하는 이유는 보석권이 헌법상 권리로 보장돼 있고(수정헌법 제8조), 형 확정 전에 구속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을 훼손하며, 부당하게 피고인의 자유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불구속 상태에서 정장차림으로 재판받는 것은 재판과정에서 미리 범인이라는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하고 나중에 무죄로 종결되거나 형집행이 유예되는 경우 사회에 복귀할 때 이미지를 덜 훼손할 수 있어 방어권과 인격권 보장 측면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심슨은 30회 이상 열린 재판에서 세련된 정장차림으로 나타나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1997년 매사추세츠주에서 영국에서 온 여학생 루이스 우드워드가 8개월 된 아이를 돌보다가 사망케 하여 살인죄로 기소된 사건에서도 우드워드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순수한 여학생 차림으로 나타나 나중에 과실치사로 감형돼 영국으로 돌아갔는데 이미지 보전에 도움이 되었다 한다.
미국은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확실히 보장하지만 일단 재판결과 유죄가 인정되면 무거운 실형을 내리고 집행도 확실하게 한다. 우리의 경우에는 형을 선고할 때는 어처구니없게 낮은 형을 선고하고 집행유예가 빈번해 솜방망이에 불과한 경우가 많은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에서 죄수복을 입혀 구속상태로 재판하는 경우는 사회에 대단히 위험한 범죄인에 한하고 있다. 17년 동안 폭탄을 소포로 보내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시어도어 카진스키 사건, 1995년 오클라호마시 연방청사 폭파범 티모시 맥베이 사건에서는 구속상태로 수의를 입고 재판을 받았다. 전자는 종신형이 선고됐고 후자는 사형이 집행됐다. 미국의 형사사법제도에도 결점이 있지만 무죄추정의 원칙, 철저한 공판중심주의, 당사자 대등주의, 피고인의 방어권이 잘 보장되는 면에서는 가장 민주적이다. 우리의 경우 지금과 같은 제도로서는 너무 후진적이기 때문에 형사사법시스템의 개선이 시급하다.
( 배금자 / 변호사 )
출처 - 조선일보 2002. 4. 8 기고
* 위 글의 내용은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