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稅 개편 불가피하다면
	2003-09-03
부동산稅 개편 불가피하다면 이중과세 논란 없애야 … 평가액도 현실화 시켜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보유세(이하 보유세) 개편방향은 크게 건물 평가제도의 개선, 재산세 및 종합토지세 과세표준의 현실화, 세율체계의 재조정,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의 신설, 주택의 보유에 대한 토지와 건물의 통합과세로 요약할 수 있다. 현행 보유세 제도는 낮은 세 부담으로 말미암아 안정적인 세수의 확보수단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부동산투기의 억제 등과 같은 정책수단으로서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부동산의 종류 또는 소재지에 따라서 세 부담의 불균형이 현저하게 커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 소재 아파트에 대한 재산세 및 종합토지세의 과세표준의 합계액이 그 시가의 10%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시가가 10억원인 아파트에 대한 재산세 및 종합토지세의 합계액이 배기량 3000㏄ 자가용 자동차 1대에 대한 세액에도 밑돌고 있는 사실은 제도의 불합리성을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점에서 보유세의 강화 및 그 개편은 당위성을 갖는다고 하겠다. 그러나 비판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그 주된 논거로서는 보유세만으로는 부동산투기를 잠재울 수 없다는 점, 지방자치제의 후퇴를 초래한다는 점, 이중과세(二重課稅)에 해당한다는 점,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보유세의 강화 개편이 부동산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충분한 수단이 아님은 분명하며, 일시적으로 부동산 경기 등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유세의 강화 및 개편론에 원론적으로 찬성의 입장을 표시하는 것은 보유세의 강화 및 개편을 통한 과세 형평성의 회복, 부담 능력에 따른 과세원칙의 실현 및 안정적인 조세수입의 확보가 그 어떤 부작용도 압도하기에 충분할 만큼 필요하고 절실하기 때문이다. 다만, 보유세의 구체적인 개편방안을 입안함에 있어 이중과세 논란, 일반 납세자의 급격한 세 부담 증가 등을 피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종합세(지방세)’라는 세목으로 통합하여 단일세율에 의하여 개별과세하고, 이와 별도로 국가에서 종합부동산세(국세)라는 세목으로 인별로 전국의 부동산(토지 및 건물)을 합산하여 누진세율에 의하여 과세하여 지방양여금의 재원으로 활용한다. 종합부동산세의 납부세액은 부동산세의 납부세액을 공제하여 계산하도록 한다. 그리고 부동산세의 단일세율과 종합부동산세의 최저세율은 일치시키되, 종합부동산세의 최저세율을 적용하는 대상금액을 확대하면 고액재산가가 아닌 납세자에겐 종합부동산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둘째, 현재 부동산의 평가와 관련하여 지자체, 국세청 등으로 기관이 다원화돼 있어 같은 부동산을 놓고 제각각 다른 평가가 이뤄지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평가기관을 일원화해서 전문화시키고 이를 통해 건물평가액의 현실화, 공동주택의 토지와 건물의 통합평가, 토지평가의 개선 등이 이루어질 필요성이 있다. 1995년 독일연방 헌법재판소가 불합리한 재산세 평가 방식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린 것을 본보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셋째, 보유세의 부담이 과중하게 되면 집단적인 조세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므로 한꺼번에 보유세의 부담을 늘릴 것이 아니라 적정수준에 이를 때까지 연차계획에 따라 지속적·점진적으로 실효세율을 높여 나가도록 한다. 넷째, 보유세의 실효세율이 지나치게 높을 때에는 재산 자체를 침해함으로써 위헌의 문제에 부닥칠 소지가 있으므로 세율 인하 등 충분한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다섯째, 보유세제의 개편에 발맞추어 취득세 및 등록세와 같은 취득과세, 양도소득세 등을 포함한 전체의 부동산세제를 함께 다듬을 필요가 있다. 김완석 (서울시립대 조세법 교수) 출처 - 조선일보 2003. 9. 3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