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깨야 2만弗 간다
	2003-07-23
규제 깨야 2만弗 간다 投資막는 출자총액제한 주5일, 임금삭감과 병행돼야 금년 하반기의 실업대란을 막고 10년 이내에 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려면 연간 5~6%의 경제성장과 높은 투자증가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폭적인 규제철폐, 완화가 시급하다. 기업에 따라 미래수익 예상과 경영여건이 다른데 부채비율 상한을 일률적으로 200%로 한 것은 비합리적이다. 선진국보다는 개도국 기업의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진국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다. 부채비율 이용보다는 기업의 이자상환 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을 검토, 이것이 지속적으로 낮고 만성적 적자기업에는 은행이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하거나 기업구조조정을 시키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 30대 재벌기업이 타회사 투자를 순자산의 25% 이내로 정한 출자총액제한은 투자를 지나치게 위축시킬 수 있다. 모기업이 자회사 A, B, C와 손자회사들에 25%를 초과하여 투자하는 것을 시장경제에서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 현재의 평균 출자총액은 30%를 초과한다. 외국인들도 국내투자를 꺼리는 판국에 자본, 기술, 인력이 비교적 뛰어난 30대 재벌기업과 그 하청기업들이 더 이상 투자를 못하도록 한다면 누가 투자를 할 것인가. 정부는 출자총액제한이 기업의 투자를 어느 정도 제약하고 있고 외국기업에 비해 국내기업의 경영과 경쟁력을 어느 정도 불리하게 하고 있는지, 성장잠재력에는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한 연구를 한 다음에 출자총액제한제도 채택 여부와 제한비율을 결정해야 했으나 그렇지 못했다. 지금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세계의 기업들과 경쟁을 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의 경제성장 동인인 재벌의 장점을 살려가면서 부당 내부거래와 같은 폐해를 고쳐 나가야할 것이다. 재벌기업 지배주주의 과다한 지배권 행사는 기업경영의 투명화, 소액주주의 권한 강화, 주주집단소송제 등 지배구조의 개선과 국내외 기업간의 경쟁강화, 한일간 자유무역협정체결, 시장규율, 순환투자의 개선 등으로 대처해야 한다. 이 규제를 집단소송제 도입시기까지는 존속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투자정체와 경기침체를 가속화시켜 국가경제에 너무 큰 희생을 가져올 가능성도 많고, 집단소송제가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적합한 주장이라고 하기 어렵다. 재벌의 대안으로 제시된 지주회사제도에 있어서도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100%와 기타 요건을 완화하여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쉽게 해야할 것이다. 주5일 근무제에 있어서는 기업마다 경영사정이 다르므로 모두에게 강요해서는 안되며 기업의 의사에 맡겨야한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중소기업의 경우 이의 강행은 도산을 유도하는 것과 같다. 근무시간 감소를 가져오는 이 제도를 직장공유(job sharing)의 관점에서 추진한다면 임금삭감과 같이 시행되어야 실효성이 있음을 선진국에서 볼 수 있다. 일본에서도 불황이 장기화함에 따라 직장 공유를 위한 근무시간 감소 와 임금삭감을 같이 실시, 성공한 사례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네덜란드식의 노동의 경영참여는 노동시장을 더욱 경직화시켜 기업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외국기업 투자유치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문화의 차이 때문인지 사회의 모든 부분에서 토의와 합의가 선진국처럼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토의에서 소수가 다수의 의견에 승복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어려서부터 자유로운 민주적 토의와 합의의 훈련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는데는 상당한 세월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노사간 토의사례를 보아도 그러하다. 그러므로 현 시점에서 노동의 경영참여는 경영과 기업의 성장을 매우 어렵게 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왕연균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출처 - 조선일보 2003. 7. 23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