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가스·전력 등 공기업 노조의 연대파업으로 민영화에 대한 논의는 무성하였으나 유감스럽게도 민영화 본질에 대한 냉철한 접근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기간산업은 공익·네트워크산업이기 때문에 민영화되어서는 안된다는 공기업 ‘성역론’과 국민을 볼모로 삼은 불법파업은 공감받을 수 없다는 식의 세론(世論) 모두 감상적이지 않을 수 없다.
민영화같이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국민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정책사안의 해법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독점공기업은 납세자-정치권-정부-공기업 경영진으로 이어지는 복(複)대리인 관계와 경쟁부재, 그리고 공익을 빌미로 한 정부의 규제와 간섭으로 효율적인 경영을 실현할 수 없다. 이처럼 공기업의 비효율은 공기업 종사자의 자질과 무관한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민영화의 핵심은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이 가능하도록 공기업에 주인을 찾아주고 경쟁구조를 바꿔 기업의 경영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기간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은 여타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기초가 되기 때문에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구조개혁이 더욱 필요하다. 또한 이들 산업의 경직적 경영구조로는 경제여건 변화와 국민의 서비스 수준 향상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정부의 지배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론 민영화만이 공기업 구조개혁의 유일한 방안은 아니다. 하지만 공기업을 계속 정부지배 하에 두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경영효율 제고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민영화가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공공노조는 대승적 차원에서 공공개혁의 핵심을 이루는 민영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순리이다. 그리고 다만 기간산업의 민영화인 만큼 정부는 민영화가 경쟁체제와 소유지배구조 및 공익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여 공공성과 효율이 조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민영화 반대논리의 핵심은 민간기업의 이윤추구로 공익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소비용으로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상의 공익은 없으며, 공기업의 ‘보편적 서비스’ 기능은 민간기업의 경쟁체제 하에서도 달성될 수 있다. 예컨대 적자노선이나 벽지주민의 전력공급은 최종소비재 가격에 일정비율을 할증함으로써 공익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 또한 민영화 반대논거로 영국의 철도민영화와 캘리포니아 전력민영화 같은 선진국의 민영화실패 사례가 인용되고 있다. 영국은 철도기반시설까지 민영화하고 운영부문을 지나치게 여러 회사로 쪼개 민영화에 실패했으며, 캘리포니아의 단전사태는 엄격한 환경규제와 도매가격은 풀고 산매가격만 과도하게 규제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실패는 민영화 자체 문제라기보다는 민영화 과정 및 사후처리가 문제였던 것이다. 따라서 이들 실패사례를 들어 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며, 오히려 민영화 추진의 학습효과로 삼아야 한다.
반대론자는 민영화로 인한 국부유출, 헐값 매각, 재벌과 외국자본의 기간산업 지배 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또한 기간산업의 민영화정책이 국민적 검증도 거치지 않은 채 일사천리로 강행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국부유출 등은 민영화의 위험요소일 뿐 민영화 추진의 족쇄가 될 수 없다. 뉴질랜드의 경우 주요산업이 민영화 과정에서 외국인의 손에 넘어간 것이 사실이나 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높은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우려를 민영화의 폐해로 예단(豫斷)해 민영화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들 위험요소를 피할 수 있는 안전장치 마련에 정책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국민적 검증 주장은 기간산업인 만큼 민영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로 받아들여질 수는 있으나 민영화 시기상조론으로 비약되어서는 안된다. 여건미성숙과 시기상조론은 ’현상유지’ 정서의 또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다.
민영화의 기본정신은 민간의 영역을 넓혀주자는 것이다. 기간산업 공기업론은 고정관념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산업의 구조와 특성인 것이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헤리티지재단의 경제자유지수 보고서도 ‘정부의 관여’가 작을수록 경제자유가 신장되어 번영을 누릴 수 있음을 경험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 찬성
철도·가스·전력 등 공기업 노조의 연대파업으로 민영화에 대한 논의는 무성하였으나 유감스럽게도 민영화 본질에 대한 냉철한 접근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기간산업은 공익·네트워크산업이기 때문에 민영화되어서는 안된다는 공기업 ‘성역론’과 국민을 볼모로 삼은 불법파업은 공감받을 수 없다는 식의 세론(世論) 모두 감상적이지 않을 수 없다.
민영화같이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국민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정책사안의 해법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독점공기업은 납세자-정치권-정부-공기업 경영진으로 이어지는 복(複)대리인 관계와 경쟁부재, 그리고 공익을 빌미로 한 정부의 규제와 간섭으로 효율적인 경영을 실현할 수 없다. 이처럼 공기업의 비효율은 공기업 종사자의 자질과 무관한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민영화의 핵심은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이 가능하도록 공기업에 주인을 찾아주고 경쟁구조를 바꿔 기업의 경영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기간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은 여타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기초가 되기 때문에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구조개혁이 더욱 필요하다. 또한 이들 산업의 경직적 경영구조로는 경제여건 변화와 국민의 서비스 수준 향상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정부의 지배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론 민영화만이 공기업 구조개혁의 유일한 방안은 아니다. 하지만 공기업을 계속 정부지배 하에 두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경영효율 제고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민영화가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공공노조는 대승적 차원에서 공공개혁의 핵심을 이루는 민영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순리이다. 그리고 다만 기간산업의 민영화인 만큼 정부는 민영화가 경쟁체제와 소유지배구조 및 공익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여 공공성과 효율이 조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민영화 반대논리의 핵심은 민간기업의 이윤추구로 공익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소비용으로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상의 공익은 없으며, 공기업의 ‘보편적 서비스’ 기능은 민간기업의 경쟁체제 하에서도 달성될 수 있다. 예컨대 적자노선이나 벽지주민의 전력공급은 최종소비재 가격에 일정비율을 할증함으로써 공익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 또한 민영화 반대논거로 영국의 철도민영화와 캘리포니아 전력민영화 같은 선진국의 민영화실패 사례가 인용되고 있다. 영국은 철도기반시설까지 민영화하고 운영부문을 지나치게 여러 회사로 쪼개 민영화에 실패했으며, 캘리포니아의 단전사태는 엄격한 환경규제와 도매가격은 풀고 산매가격만 과도하게 규제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실패는 민영화 자체 문제라기보다는 민영화 과정 및 사후처리가 문제였던 것이다. 따라서 이들 실패사례를 들어 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며, 오히려 민영화 추진의 학습효과로 삼아야 한다.
반대론자는 민영화로 인한 국부유출, 헐값 매각, 재벌과 외국자본의 기간산업 지배 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또한 기간산업의 민영화정책이 국민적 검증도 거치지 않은 채 일사천리로 강행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국부유출 등은 민영화의 위험요소일 뿐 민영화 추진의 족쇄가 될 수 없다. 뉴질랜드의 경우 주요산업이 민영화 과정에서 외국인의 손에 넘어간 것이 사실이나 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높은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우려를 민영화의 폐해로 예단(豫斷)해 민영화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들 위험요소를 피할 수 있는 안전장치 마련에 정책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국민적 검증 주장은 기간산업인 만큼 민영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로 받아들여질 수는 있으나 민영화 시기상조론으로 비약되어서는 안된다. 여건미성숙과 시기상조론은 ’현상유지’ 정서의 또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다.
민영화의 기본정신은 민간의 영역을 넓혀주자는 것이다. 기간산업 공기업론은 고정관념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산업의 구조와 특성인 것이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헤리티지재단의 경제자유지수 보고서도 ‘정부의 관여’가 작을수록 경제자유가 신장되어 번영을 누릴 수 있음을 경험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 시민회의경제센터 소장>
출처 - 문화일보 2002. 3. 26 포럼
* 위 글의 내용은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