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먼저 생각하라
	2002-09-03
국민을 먼저 생각하라 -정기국회에 부쳐 정기국회가 2일부터 70일간의 회기에 들어갔다. 연말 대통령선거 일정을 감안하여 여야간 합의에 따라 30일 간이나 회기를 단축한 셈이다. 70일이라는 짧은 회기이 지만 여야는 혼신의 힘을 모아 시급히 수해복구를 지원하 고 산적한 민생문제 해결에 중지를 모아야 한다. 온 나 라가 홍수와 태풍의 피해로 시름에 빠져 있으며 민심이 흉흉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며, 국회는 이들 을 통해 국민의 이익을 구현시키는 정치공간이다. 따라서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고통을 해결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작금의 정치행태를 보면 믿을 만한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것 같다. 당리당략과 사욕에 눈이 멀어 국민은 안중에도 없으니 말이다. 솔직히 말해 국회에 기대를 거는 국민은 한 명도 없다 . 여야는 국민의 이름을 빌려 국민들의 의사를 호도하고 진실을 왜곡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번 정기국회도 여야 간 정치공방이 난무하는 장으로 변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현재 여야는 두 번에 걸쳐 국무총리임명 동의안이 부결 되고 법무장관 해임안이 부결되는 과정을 통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는 죽기 아니 면 살기로 이전투구하고 있다. 특히,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아들의 병역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여야가 민생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나 분명히 밝혀 둔다. 홍수와 태풍피해로 민심은 바닥을 헤매고 있으며 폭발 직전에 있다. 정치인들은 자 신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하루 속히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수재민 들은 지금 먹을 것, 잘 곳이 없는 처지이다. 혼신의 힘을 합쳐도 부족하다. 더 이상 정쟁으로 민심이 이반되 어서는 안 된다. `병풍'문제 역시 법대로 해결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사회정의를 확립하고 국법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분명 병역문제는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이며 중대 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여야는 `병풍'문제를 당리당략에 악용하지 말고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보는 겸허한 자세 를 가져야 한다. 또한 여야는 대선 일정에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 대선 일정을 감안하여 30일간이나 회기 를 단축하다니 어느 나라에 이런 경우가 있단 말인가. 공적자금 국정조사와 청문회, 국정감사, 내년 예산안 처리문제, 물가고문제, 주5일 근무제, 고용보험법 개정 안 등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자 신들의 편의대로 국회 회기를 단축하다니 말이 되는가. 국회는 내년 예산안 등은 철저히 검증하고 시급한 민생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국민들 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회가 대선을 위한 정쟁의 장으로 전락할 때 국민들은 이에 저항할 것이다. 국민 들은 이번 정기국회의 공과에 따라 12월 대선에서 냉엄 한 판결을 내릴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더 이상 국 민을 우롱하고 국민을 외면하는 국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감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 은 지 오래다. 대선 때문에 정기국회를 적당히 마무리해 서는 안 된다. 여야는 성찰적 자세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국민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 다. 그리고 국회의원들은 정상적인 일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국민들은 다시 한번 국회 를 지켜볼 것이다. 김성주 (성균관대교수·정치학) 출처 - 세계일보 2002. 9. 3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