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떠나게 하는 기업환경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지역 제조업체 21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생 산기반 국외이전 실태 설문조사 결과 생산거점의 일부를 외국으로 이 전했거나 앞으로 이전할 업체의 비중이 77.9%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 다.

10개사 중 8개사가 생산기반으로서 외국을 선호하고 있는 셈이다 . 특히 중국에 대한 투자가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점이 눈에 두드러진 다.

국가간 경제장벽이 완화ㆍ제거되고 세계적으로 기업의 글로벌화가 확 산되는 추세에서 국내 기업의 국외 진출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특히 현지시장 확대나 무역규제 회피, 원자재 확보 등 을 목적으로 한 국외 투자는 권장해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에서 사업하기가 어려워 탈출하는 기업이 늘고 있 다는 데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 의 국외이전 동기는 주로 비용절감과 노동력 확보 등인 것으로 나타 났다.

한국의 임금이나 세금, 땅값, 물류비 등이 높아 도저히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나마 일손을 구하기도 어려워 생존을 위해서는 국외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경련이 한국과 중국의 제조업비용을 비교한 결과는 국내 제품이 가 격상 비교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중국 을 우리와 비교할 때 임금은 8분의 1, 공단분양가는 4분의 1, 물류비 는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금리는 한국 7% 선, 중국 5% 선이고 법인 세율은 한국 27%, 중국 24.8%로 중국이 한국보다 유리하다.

중국은 투자유치를 위해 법인세를 아예 면제해 줄 정도다.

국내 공장 설립 절차가 복잡하고 관련 규제가 많은 것도 기업을 국외로 떠나게 하는 주 요인이다.

국내 기업의 국외 탈출이 지속될 경우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투자와 생산부진으로 국내 산업이 활력을 잃고 일자 리가 줄며 성장률은 떨어질 것이다.

산업공동화와 경제조로화가 초래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사태가 현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국내 사업환경을 개선하 는 일이 시급함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 임금 금리 지가 등을 안정시켜야 함은 물론 정부 예산을 물류비를 줄이는 데 집중 투입해야 한다.

아직도 뿌리깊게 존재하는 각종 규제를 혁파 하고 시대에 맞지 않는 법규 등을 고쳐 기업이 편하게 사업할 수 있 도록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출처 - 매일경제 2002. 5. 18 사설

* 위 글의 내용은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