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변화에 따라 문화의 의미도 변화한다. 그 동안 학술이나 예술 등이 문화이며, 고상한 것이라고 여겨왔다. 그래서 「문화주택」 또는 「화장실문화」등 낱말 앞뒤에 붙여 고상하고 특별한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최근에 와서야 생활의 질이 문제가 되고 문화라는 것은 고상한 것만이 아닌, 생활 그 자체라고 이해하게 되었다. 문화생활이라고 하면 문화가 있는 생활이고, 일상문화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할 수 있다. 생활 그 자체가 물질중심 세계에서 마음의 충족시대로 변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문화를 고상한 것으로 보는 관점에서 탈피하게 되었고, 그리고 사람들의 언어나 행위 속에 일상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정보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화는 형태도 없고 소비해도 감소하지 않는다. 물질의 경제학에서는 제공된 것은 소비하는 것으로 소실된다. 그러나 문화산업에서 제공된 문화상품은 소실되지 않는다. 수익자는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감동이나 삶의 보람, 좋은 기분을 얻는 것이다. 생활문화를 즐기는 것이 문화소비행위인 것이다. 예를 들면 미술관이나 공연장에서 이용자가 참여하여 창조적인 영감을 받거나 사회적으로 유익한 정보를 습득하며 시간과 함께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러나 예술참여를 통해 촉발된 기쁨과 창조적 이미지에 감동하여 에너지소비에서 오는 피곤함을 잊는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 촉발된 문화에서 쉽게 감동을 받는다. 문화의 소비는 소비자의 자질에 따라 소비효과의 발현기간이 다르다. 문화소비의 효과는 이용자의 문화수용태도에 따라 즉시 나타나기도, 또는 일정시간이 경과하여 나타나기도 하겠지만, 문화산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 효용이 빠른 시간에 나타나는 경우, 사람들은 감동한다. 그 결과, 기쁨이나 행복을 느끼고 삶의 보람을 찾게 되는 평생학습이라는 사회교육의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므로 문화산업의 효율성은 소비자가 얼마나 빠른 시간에 감동을 받도록 돈과 시간을 투입할 것인가의 문제이고, 그 감동이 지속적으로 재현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문화공간에 「문화기획」 또는 「예술경영」이 빠르게 도입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문화소비사회는 문화를 생산하여 소비자에게 유상으로 판매하는 기업이 성립하는 사회를 말한다. 기업에서는 당연히 문화를 생산하기 전에 소비자가 즐기려고 하는 생활문화가 무엇인지 조사하여 분석하고, 잠재수요를 파악하여 제공계획을 세워야 한다. 문화를 대상으로 생산과 제공의 문제를 기획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핵심요소는 사람이며,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도력을 키우는 것이다.
문화소비사회에서는 문화를 생산하여 제공하고, 판매하는 기업과 함께, 그것을 돈으로 사서 소비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문화를 생산하는 기업에서는 소비자가 좋아하는 내용을 파악하여, 잠재수요에 따르도록 제공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문화를 제공하는데 필수적인 사람의 양성과 함께, 우수한 인재가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장소 등의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예를 들면, 미술품을 구입해야 하는 수장가에게는, 미술품에 대한 전문가의 해설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작품을 구입하는 수장가나 소개하는 감정가는 서로 충분한 신뢰관계가 있어야 하고, 지속적으로 항상 양질의 작품을 발굴하여 소개하여야 한다. 즉, 매우 식견과 감각적인 다량의 정보를 항상 가져야 하며, 서비스에 대한 소양이 있어야 한다. 만약 이러한 구비조건이 미달되었을 경우, 사업가로서는 훌륭하다고 할 수 있지만, 문화예술을 다루는 전문직업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문화소비사회에서는 문화의 제공자는 항상 지식과 교양을 겸비해야 하며, 새로운 정보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하는 문화의 모습을 수시로 조망할 수 있어야 하며, 시대변화의 경향에 민감하게 반응해야한다. 그래서 제공하는 문화의 내용과 소재를 새롭게 발굴하여. 생활문화의 선도 부분을 개발하여야 한다.
문화산업분야에서 문화소재의 발견이나 발굴에 노력하지 않은 개인이나 기업은 탈락할 수밖에 없다. 특히 문화소비자에 대해 신선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서비스를 할 수 없으면 문화소비는 성립되지 않는다.
문화소비는 문화산업이 제공하는 자유시간의 창출과 충족을 위한 소비층의 변화에 대응하여야 한다. 이용자의 문화접촉 요구와 기술진보에 따른 새로운 문화적 요구, 국내외의 환경변화와 제공방법 등에 따라 문화적 요구도 변화하고, 심지어 서로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환경이 문화시설로 하여금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개선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의식에서, 기존의 예술 현상만으로는 풍부함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미술관에서 아무리 많은 미술품을 전시해도, 음악당에서 아무리 많은 음악회를 연다해도 만족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술전시나 음악회는 당연히 풍부함의 일부를 형성하고 있으나, 정보와 서비스의 질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에서 감동과 대화를 제공하는 질적 풍부함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즉 사람들이 무의식 사이에 원하고 있는 자기실현의 표현을 찾고자 한다.
사람들이 요구하는 풍요로움의 내용은 가치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문화공간에서는 각자가 원하는 문화적 요구를 조사하여 대응할 필요성이 절실해졌으며, 그 결과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시도하게 되었다. 바로 예술경영이 필요한 또 하나의 시발점인 것이다.
2. 예술문화의 경영
문화는 보통 예술과 동일한 개념으로 여겨진다. 아니면 적어도 문화의 연장선상에 예술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런 관계로 보통 「문화예술」은 같이 붙어 다닌다. 또한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예술문화」의 개념이 종종 부담 없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문화의 정점에는 예술이 있고, 예술은 문화의 꽃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문화산업시대'로 진입하여 문화의 경제적 가치와 예술활동의 효율적 운영을 추구해야 하는 최근의 추세에서는 문화와 예술이 그 형성논리와 절차에 있어서 약간의 다른 모습이 있음을 애써 조망할 필요가 있다.
문화는 인간의 모든 삶을 투영하는 일상적인 모습이다. 예컨대 어제 했던 일을 오늘 우리가 똑같이 하고, 조상이 했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서 하는 것 등 모든 것이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문화의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어제와 오늘이 영속된다는 점에서 문화는 일반적으로 축적환경이 전제되어 있고, 축적된 문화를 관리하고 운영하기 위하여 행정이 발생한다. 예컨대, 도서관에서는 사서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는 큐레이터가 맡은 바 영역에서 문화행정을 수행한다. 그 결과 책이 bibliography로, 음악이 discography로, 영화가 filmography, 춤이 choreography, 연극이 scenography로 연계 발전되는 과정이 바로 문화가 축적되어 후세와 만나는 접점이 되는 것이다. 바로 문화산업의 기초영역이며, 출발점이다.
이에 반해 예술은 그 시대 그 시점에서 발생하는 창의적인 인간의 지적 생산물로서, 소재와 기법, 그리고 기술과 기능을 개발하여 활용하고, 동시대인에게 확산시키고 시대를 가로질러 문화로서 정착되게 되면, 「예술문화」로서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예술은 그 당장에는 선정적 행사위주이거나 순간적이고 일회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며, 일부 반복되어 세간에 알려 지는 경우, 그 파급여건에 따라 순간적으로 사라지기도 하고, 영구불멸의 존재로 남아서 후대에까지 남아 감동을 주게 된다. 또한 예술은 당시대의 잔존하는 「예술문화」를 형성하게 되며, 전승으로 고수되거나, 전통으로 새로운 문화로 표출되어 진다.
예술행위는 단순히 예술가의 창의를 개별적으로 표출하는데 그 의미가 있지만, 그 내용이 기획력이나 예술공간을 통해서 외부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예술경영차원에서 보면 그 대상이 일반적으로 시각예술(visual art)와 공연예술(performing art)로 분류되기도 하고,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운영과 관련하여 음악(당), 박물(관), 연극(장), 영화 또는 영상(관)으로 나누기도 한다. 이러한 구분에서 전혀 다른 공간들의 활동내용들이 예술경영이라는 장르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시각이든 공연이든 모두 지적 창의성과 감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예술경영의 대상이 되며, 통합적 활용을 위하여 축제의 형태를 통해 복합적 예술형태를 구현하기도 한다.
예술은 사회적 기능과 역할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사회와 결합하여 왔다. 특히 예술을 구성하는 그 시대의 기술과 기법, 그리고 예술가의 창의성에 따라서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며, 이용자를 형성하게 된다. 예를 들면, 각분야에서 디자인의 사회적 기능이 중시되면서 공학과 기술이 융합되어 이루어 진 영역이며, 패션은 마케팅이 중심이 되어 산업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 문화산업의 중심적 위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문화콘텐츠산업은 인문학과 예술, 공학과 사회과학이 결합된 총체적 산업이며, 미디어 및 네트워크산업과 연계하여 미래의 생활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예술분야는 경영, 정보, 법률 등 사회과학적인 면에 더디게 반응한다. 특히 경영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예술이 우리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편입되기 위해서는 공적 지원이 전제되어 왔다.
한편, 최근에 와서 서로 다른 이질적인 것을 연결하거나, 새로운 사상과 가치관을 생성하는 퓨전fusion 또는 커플링Coupling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기능과 감성」「문화와 경제」등의 관계처럼, 「예술과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창조를 특징으로 한 예술과 보편성을 수반한 경영은 서로 이질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들이 결합한 학문은 함께 사는 시대의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소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술경영은 미술(관), 음악(당), 연극(장), 영상(관) 등이 주 대상이며, 그러한 영역을 생성하여 교육하고 시장에 정착시켜 시민이 향수 하는데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가리킨다. 예술경영의 기본적인 역할은 예술가가 전념하여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필요한 환경을 마련하고, 이용자의 만족을 창출하는 행위인 것이다. 예술가의 재능, 자본과 조직, 그리고 작품을 즐기는 관객의 세 가지 요소를 유기적으로 만드는 것이 예술경영의 기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술경영은 새로운 학문이다. 경험의 집대성 위에 법칙성을 발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경험한다라는 것은 실제 경험이고, 실패도 있을 수 있다. 그 경험들의 축적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방향을 추구하여 실현한다는 진취적 사고는 매우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생활에 문화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법은 다양하여 정론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고, 있다 하더라도 양이 아닌 질적인 문제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로운 방식의 추구와 실현을 위한 개념은 다양한 문화적 토양 위에서 연구되고 개발되어 왔으며, 문화행정 또는 예술경영 등 여러 가지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이 출현하여 사회적으로 수용되는 데에는 예술활동에 대한 일정한 논리와 방향이 있으며, 바로 예술경영과 문화산업의 발전방향이라고 하겠다. 우선 예술문화의 내용과 관련된 것으로, 질적 가치의 향상이다. 일회적 또는 순간적인 표출이 시공을 뛰어 넘어 대중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가치 있는 내용이어야 할 것이다.
또한 문화예술의 정보화는 시대의 흐름이다. 최근 디지털문화, 또는 문화컨텐츠산업으로 표현되는 정보화 사회에서 예술본연의 커뮤니케이션기능을 확장하였을 때 경제적이며 산업화가 가능해 질 것이다. 특히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그 동안 정보산업에 위축되었던 예술과 인문학 분야의 대대적인 연계활용이 예상된다. 미국 MIT Medialab의 경우에서 인문학과 예술분야가 공학을 선도하고 있는 사례에서 교훈을 받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예술과 관련된 기술과 기법의 개발과 운영훈련이다. 공연에 필요한 각 종 기술은 이미 또 하나의 예술범주에 진입해 있다. 무대장치, 무대미술, 음향, 전기, 조명, 색채 등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취약한 영역이며, 향후 성장 가능한 분야이다. 전시분야에서도 조명이나 수장시스템, 전시구성 및 설치기술은 이미 편집공학(editorial engineering)의 고유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설치미술이나 디지털미술에서 작가의 설계도에 의존하여 전시를 구성해야 하는 환경이 늘고 있는 추세에서 기술적 측면의 중요성이 점차 증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예술과 연관된 직업교육의 활성화가 요청된다. 예를 들면 Music Business 영역에는 약 200개 이상의 직종과 직업이 있으며, 전시와 관련되어서도 상응하는 학예직(Curator) 직종이 발생하고 있으며, 점차 연관효과가 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예술경영의 도입과 보급이다. 주지하다시피 오페라단(opera company)은 처음부터 경영집단으로 운영되었다. 그러나 일반 경영에서의 영리성과는 다르게 예술경영에서는 공간운영과 예술단운영, 관객에 대한 서비스 등 예술공간을 합리적으로 주관하는 것이다. 즉 어떤 청중이나 감상자를 대상으로 하여, 목표를 어디에 두고 어떻게 이들을 감동시킬 것인가 계획을 세우고 집행하는 것이다. 사용자 및 이용자 연구, 편의시설의 운영, 홍보 및 마케팅, 운영조직 및 자금, 법제도 등에 관한 연구와 함께, 훌륭한 예술경영의 요소인 지도자(leadership)로 키우는 일이 예술경영이 당면한 현재 과제라 할 수 있다.
3. 예술행정과 예술경영
예술경영을 한마디로 함축성 있게 정의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무엇보다 이 용어가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있는 "예술"과 "경영"이라는 단어가 결합된 것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예술은 미술과 음악, 연극과 영상의 분야의 설정도 논의거리이지만, 최근에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는 문화산업과 디자인분야 등 분야간 관계설정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경영은 "man + age + memt"의 세가지 단어가 결합된 용어로서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해하고 습득하게 되는 조직 운영에 관한 지혜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것은 곧 경영이라는 학문은 나이가 들기 전이라도 교육을 통해 간접적인 경험을 함으로써 경륜(徑輪)을 쌓는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보다 좁은 의미로는, 경영이란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획득하고 다루는 일련의 행동으로 정의되고 있다.
경영이 경영학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사람도 세계적인 규모의 사업을 아주 성공적으로 경영하는 사례도 있지만, 최근 과학적 경영의 발전은 여러 가지 경영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량화된 기법들, 이른바 과학적인 방법들이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과거에는 인간의 판단에 주로 의존하던 문제 해결 방식이 이와 같은 과학적인 방법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경영은 과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시점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 문제는 아직도 경영자의 직관적인 판단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특히 개성이 뚜렷한 구성원들의 협조를 이끌어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은 과학적인 방법만으로는 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경영은 아직도 인간의 직관적 판단, 상상력 등에 바탕을 두는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경영은 과학적 속성과 예술적 속성을 공유한다고 볼 수 있고, 바로 그와 같은 이유 때문에 예술경영이라는 분야가 나름대로 자리잡을 수 있는 학문적인 공간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예술의 경영"이나 "예술경영"이라는 용어들이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용어들이 예술조직에서 예술을 일종의 경영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라면 예술경영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 번째 측면은 예술에 기존 경영학의 방법론을 도입하여 기업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하기 쉽게 하려는 것이다. 즉 예술 활동에 경영 기법을 도입함으로써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은 예술경영뿐만 아니라 기술혁신(innovation)의 경영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두 번쨰 측면은 경영에 예술의 효능을 도입하여 창조적인 기획 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즉 정성적(qualitative)이며 창조성을 기본으로 하는 예술을 경영학에 도입하여 경영에 새로운 전망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 두 가지 측면은 서로 상승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완전히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예술경영에 대해 많은 정의가 있지만, 아직도 이 분야의 본질과 특성을 명확하게 나타내줄 수 있는 정의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예술경영은 예술과 경영이라는 각기 다른 두 분야의 속성을 공유하므로 그 본질을 명확하게 정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술경영에서는 비전, 꿈과 현실의 조화, 자세, 질, 가치 등과 같은 내용들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와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예술경영을 정의하면, '예술과 경영의 지식체계를 접합시켜 창의성과 합리성이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 수 있도록 함으로써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고 궁극적으로는 생활 문화의 창달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할 수 있다. 협의로는 예술에 관한 모든 제반활동을 합리적, 효율적, 창조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활동을 지칭하며, 예술창작활동의 활성화를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는다. 종종 개별적인 마케팅 전략 개발에 급급하여 예술경영의 궁극적인 목표를 간과하는 경우가 있지만 결국은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함으로 특정한 예술장르, 혹은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직·간접적으로 후원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예술경영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위와 같은 합의를 전제로 한다면 공연장이나 미술관 등 문화공간이나 시설의 운영은 협의의 예술경영이며, 문화정책은 광의의 예술경영 범주에 포함된다. 다만 지금은 산업시대를 거쳐 시장경제시대에 접어들면서 문화예술부문도 '정책' 또는 '행정'보다는 '경영'으로 전환되는 단계로,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하는 당면과제를 안게 되었다. 예술성과 경영의 전문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현재 통제가 가능한 자원들을 재배치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서 새로운 문화적, 예술적 효과들을 창출하는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 평가, 재조정하는 일련의 노력들이 예술경영의 영역에 포함되는 반면에 예술행정은 문화민주주의(Cultural Democracy) 원칙에 의해 이러한 문화적, 예술적 실천이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여기에서 창출된 문화적, 예술적 효과들이 보다 많은 국민들에 의해 공유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역할로 정의 할 수 있다.
문화소비시대의 예술경영
황 동열 /정보학 박사(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장)
1. 생활문화와 문화소비
생활의 변화에 따라 문화의 의미도 변화한다. 그 동안 학술이나 예술 등이 문화이며, 고상한 것이라고 여겨왔다. 그래서 「문화주택」 또는 「화장실문화」등 낱말 앞뒤에 붙여 고상하고 특별한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최근에 와서야 생활의 질이 문제가 되고 문화라는 것은 고상한 것만이 아닌, 생활 그 자체라고 이해하게 되었다. 문화생활이라고 하면 문화가 있는 생활이고, 일상문화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할 수 있다. 생활 그 자체가 물질중심 세계에서 마음의 충족시대로 변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문화를 고상한 것으로 보는 관점에서 탈피하게 되었고, 그리고 사람들의 언어나 행위 속에 일상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정보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화는 형태도 없고 소비해도 감소하지 않는다. 물질의 경제학에서는 제공된 것은 소비하는 것으로 소실된다. 그러나 문화산업에서 제공된 문화상품은 소실되지 않는다. 수익자는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감동이나 삶의 보람, 좋은 기분을 얻는 것이다. 생활문화를 즐기는 것이 문화소비행위인 것이다. 예를 들면 미술관이나 공연장에서 이용자가 참여하여 창조적인 영감을 받거나 사회적으로 유익한 정보를 습득하며 시간과 함께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러나 예술참여를 통해 촉발된 기쁨과 창조적 이미지에 감동하여 에너지소비에서 오는 피곤함을 잊는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 촉발된 문화에서 쉽게 감동을 받는다. 문화의 소비는 소비자의 자질에 따라 소비효과의 발현기간이 다르다. 문화소비의 효과는 이용자의 문화수용태도에 따라 즉시 나타나기도, 또는 일정시간이 경과하여 나타나기도 하겠지만, 문화산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 효용이 빠른 시간에 나타나는 경우, 사람들은 감동한다. 그 결과, 기쁨이나 행복을 느끼고 삶의 보람을 찾게 되는 평생학습이라는 사회교육의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므로 문화산업의 효율성은 소비자가 얼마나 빠른 시간에 감동을 받도록 돈과 시간을 투입할 것인가의 문제이고, 그 감동이 지속적으로 재현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문화공간에 「문화기획」 또는 「예술경영」이 빠르게 도입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문화소비사회는 문화를 생산하여 소비자에게 유상으로 판매하는 기업이 성립하는 사회를 말한다. 기업에서는 당연히 문화를 생산하기 전에 소비자가 즐기려고 하는 생활문화가 무엇인지 조사하여 분석하고, 잠재수요를 파악하여 제공계획을 세워야 한다. 문화를 대상으로 생산과 제공의 문제를 기획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핵심요소는 사람이며,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도력을 키우는 것이다.
문화소비사회에서는 문화를 생산하여 제공하고, 판매하는 기업과 함께, 그것을 돈으로 사서 소비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문화를 생산하는 기업에서는 소비자가 좋아하는 내용을 파악하여, 잠재수요에 따르도록 제공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문화를 제공하는데 필수적인 사람의 양성과 함께, 우수한 인재가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장소 등의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예를 들면, 미술품을 구입해야 하는 수장가에게는, 미술품에 대한 전문가의 해설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작품을 구입하는 수장가나 소개하는 감정가는 서로 충분한 신뢰관계가 있어야 하고, 지속적으로 항상 양질의 작품을 발굴하여 소개하여야 한다. 즉, 매우 식견과 감각적인 다량의 정보를 항상 가져야 하며, 서비스에 대한 소양이 있어야 한다. 만약 이러한 구비조건이 미달되었을 경우, 사업가로서는 훌륭하다고 할 수 있지만, 문화예술을 다루는 전문직업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문화소비사회에서는 문화의 제공자는 항상 지식과 교양을 겸비해야 하며, 새로운 정보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하는 문화의 모습을 수시로 조망할 수 있어야 하며, 시대변화의 경향에 민감하게 반응해야한다. 그래서 제공하는 문화의 내용과 소재를 새롭게 발굴하여. 생활문화의 선도 부분을 개발하여야 한다.
문화산업분야에서 문화소재의 발견이나 발굴에 노력하지 않은 개인이나 기업은 탈락할 수밖에 없다. 특히 문화소비자에 대해 신선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서비스를 할 수 없으면 문화소비는 성립되지 않는다.
문화소비는 문화산업이 제공하는 자유시간의 창출과 충족을 위한 소비층의 변화에 대응하여야 한다. 이용자의 문화접촉 요구와 기술진보에 따른 새로운 문화적 요구, 국내외의 환경변화와 제공방법 등에 따라 문화적 요구도 변화하고, 심지어 서로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환경이 문화시설로 하여금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개선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의식에서, 기존의 예술 현상만으로는 풍부함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미술관에서 아무리 많은 미술품을 전시해도, 음악당에서 아무리 많은 음악회를 연다해도 만족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술전시나 음악회는 당연히 풍부함의 일부를 형성하고 있으나, 정보와 서비스의 질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에서 감동과 대화를 제공하는 질적 풍부함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즉 사람들이 무의식 사이에 원하고 있는 자기실현의 표현을 찾고자 한다.
사람들이 요구하는 풍요로움의 내용은 가치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문화공간에서는 각자가 원하는 문화적 요구를 조사하여 대응할 필요성이 절실해졌으며, 그 결과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시도하게 되었다. 바로 예술경영이 필요한 또 하나의 시발점인 것이다.
2. 예술문화의 경영
문화는 보통 예술과 동일한 개념으로 여겨진다. 아니면 적어도 문화의 연장선상에 예술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런 관계로 보통 「문화예술」은 같이 붙어 다닌다. 또한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예술문화」의 개념이 종종 부담 없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문화의 정점에는 예술이 있고, 예술은 문화의 꽃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문화산업시대'로 진입하여 문화의 경제적 가치와 예술활동의 효율적 운영을 추구해야 하는 최근의 추세에서는 문화와 예술이 그 형성논리와 절차에 있어서 약간의 다른 모습이 있음을 애써 조망할 필요가 있다.
문화는 인간의 모든 삶을 투영하는 일상적인 모습이다. 예컨대 어제 했던 일을 오늘 우리가 똑같이 하고, 조상이 했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서 하는 것 등 모든 것이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문화의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어제와 오늘이 영속된다는 점에서 문화는 일반적으로 축적환경이 전제되어 있고, 축적된 문화를 관리하고 운영하기 위하여 행정이 발생한다. 예컨대, 도서관에서는 사서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는 큐레이터가 맡은 바 영역에서 문화행정을 수행한다. 그 결과 책이 bibliography로, 음악이 discography로, 영화가 filmography, 춤이 choreography, 연극이 scenography로 연계 발전되는 과정이 바로 문화가 축적되어 후세와 만나는 접점이 되는 것이다. 바로 문화산업의 기초영역이며, 출발점이다.
이에 반해 예술은 그 시대 그 시점에서 발생하는 창의적인 인간의 지적 생산물로서, 소재와 기법, 그리고 기술과 기능을 개발하여 활용하고, 동시대인에게 확산시키고 시대를 가로질러 문화로서 정착되게 되면, 「예술문화」로서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예술은 그 당장에는 선정적 행사위주이거나 순간적이고 일회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며, 일부 반복되어 세간에 알려 지는 경우, 그 파급여건에 따라 순간적으로 사라지기도 하고, 영구불멸의 존재로 남아서 후대에까지 남아 감동을 주게 된다. 또한 예술은 당시대의 잔존하는 「예술문화」를 형성하게 되며, 전승으로 고수되거나, 전통으로 새로운 문화로 표출되어 진다.
예술행위는 단순히 예술가의 창의를 개별적으로 표출하는데 그 의미가 있지만, 그 내용이 기획력이나 예술공간을 통해서 외부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예술경영차원에서 보면 그 대상이 일반적으로 시각예술(visual art)와 공연예술(performing art)로 분류되기도 하고,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운영과 관련하여 음악(당), 박물(관), 연극(장), 영화 또는 영상(관)으로 나누기도 한다. 이러한 구분에서 전혀 다른 공간들의 활동내용들이 예술경영이라는 장르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시각이든 공연이든 모두 지적 창의성과 감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예술경영의 대상이 되며, 통합적 활용을 위하여 축제의 형태를 통해 복합적 예술형태를 구현하기도 한다.
예술은 사회적 기능과 역할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사회와 결합하여 왔다. 특히 예술을 구성하는 그 시대의 기술과 기법, 그리고 예술가의 창의성에 따라서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며, 이용자를 형성하게 된다. 예를 들면, 각분야에서 디자인의 사회적 기능이 중시되면서 공학과 기술이 융합되어 이루어 진 영역이며, 패션은 마케팅이 중심이 되어 산업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 문화산업의 중심적 위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문화콘텐츠산업은 인문학과 예술, 공학과 사회과학이 결합된 총체적 산업이며, 미디어 및 네트워크산업과 연계하여 미래의 생활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예술분야는 경영, 정보, 법률 등 사회과학적인 면에 더디게 반응한다. 특히 경영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예술이 우리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편입되기 위해서는 공적 지원이 전제되어 왔다.
한편, 최근에 와서 서로 다른 이질적인 것을 연결하거나, 새로운 사상과 가치관을 생성하는 퓨전fusion 또는 커플링Coupling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기능과 감성」「문화와 경제」등의 관계처럼, 「예술과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창조를 특징으로 한 예술과 보편성을 수반한 경영은 서로 이질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들이 결합한 학문은 함께 사는 시대의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소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술경영은 미술(관), 음악(당), 연극(장), 영상(관) 등이 주 대상이며, 그러한 영역을 생성하여 교육하고 시장에 정착시켜 시민이 향수 하는데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가리킨다. 예술경영의 기본적인 역할은 예술가가 전념하여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필요한 환경을 마련하고, 이용자의 만족을 창출하는 행위인 것이다. 예술가의 재능, 자본과 조직, 그리고 작품을 즐기는 관객의 세 가지 요소를 유기적으로 만드는 것이 예술경영의 기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술경영은 새로운 학문이다. 경험의 집대성 위에 법칙성을 발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경험한다라는 것은 실제 경험이고, 실패도 있을 수 있다. 그 경험들의 축적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방향을 추구하여 실현한다는 진취적 사고는 매우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생활에 문화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법은 다양하여 정론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고, 있다 하더라도 양이 아닌 질적인 문제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로운 방식의 추구와 실현을 위한 개념은 다양한 문화적 토양 위에서 연구되고 개발되어 왔으며, 문화행정 또는 예술경영 등 여러 가지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이 출현하여 사회적으로 수용되는 데에는 예술활동에 대한 일정한 논리와 방향이 있으며, 바로 예술경영과 문화산업의 발전방향이라고 하겠다. 우선 예술문화의 내용과 관련된 것으로, 질적 가치의 향상이다. 일회적 또는 순간적인 표출이 시공을 뛰어 넘어 대중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가치 있는 내용이어야 할 것이다.
또한 문화예술의 정보화는 시대의 흐름이다. 최근 디지털문화, 또는 문화컨텐츠산업으로 표현되는 정보화 사회에서 예술본연의 커뮤니케이션기능을 확장하였을 때 경제적이며 산업화가 가능해 질 것이다. 특히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그 동안 정보산업에 위축되었던 예술과 인문학 분야의 대대적인 연계활용이 예상된다. 미국 MIT Medialab의 경우에서 인문학과 예술분야가 공학을 선도하고 있는 사례에서 교훈을 받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예술과 관련된 기술과 기법의 개발과 운영훈련이다. 공연에 필요한 각 종 기술은 이미 또 하나의 예술범주에 진입해 있다. 무대장치, 무대미술, 음향, 전기, 조명, 색채 등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취약한 영역이며, 향후 성장 가능한 분야이다. 전시분야에서도 조명이나 수장시스템, 전시구성 및 설치기술은 이미 편집공학(editorial engineering)의 고유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설치미술이나 디지털미술에서 작가의 설계도에 의존하여 전시를 구성해야 하는 환경이 늘고 있는 추세에서 기술적 측면의 중요성이 점차 증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예술과 연관된 직업교육의 활성화가 요청된다. 예를 들면 Music Business 영역에는 약 200개 이상의 직종과 직업이 있으며, 전시와 관련되어서도 상응하는 학예직(Curator) 직종이 발생하고 있으며, 점차 연관효과가 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예술경영의 도입과 보급이다. 주지하다시피 오페라단(opera company)은 처음부터 경영집단으로 운영되었다. 그러나 일반 경영에서의 영리성과는 다르게 예술경영에서는 공간운영과 예술단운영, 관객에 대한 서비스 등 예술공간을 합리적으로 주관하는 것이다. 즉 어떤 청중이나 감상자를 대상으로 하여, 목표를 어디에 두고 어떻게 이들을 감동시킬 것인가 계획을 세우고 집행하는 것이다. 사용자 및 이용자 연구, 편의시설의 운영, 홍보 및 마케팅, 운영조직 및 자금, 법제도 등에 관한 연구와 함께, 훌륭한 예술경영의 요소인 지도자(leadership)로 키우는 일이 예술경영이 당면한 현재 과제라 할 수 있다.
3. 예술행정과 예술경영
예술경영을 한마디로 함축성 있게 정의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무엇보다 이 용어가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있는 "예술"과 "경영"이라는 단어가 결합된 것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예술은 미술과 음악, 연극과 영상의 분야의 설정도 논의거리이지만, 최근에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는 문화산업과 디자인분야 등 분야간 관계설정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경영은 "man + age + memt"의 세가지 단어가 결합된 용어로서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해하고 습득하게 되는 조직 운영에 관한 지혜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것은 곧 경영이라는 학문은 나이가 들기 전이라도 교육을 통해 간접적인 경험을 함으로써 경륜(徑輪)을 쌓는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보다 좁은 의미로는, 경영이란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획득하고 다루는 일련의 행동으로 정의되고 있다.
경영이 경영학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사람도 세계적인 규모의 사업을 아주 성공적으로 경영하는 사례도 있지만, 최근 과학적 경영의 발전은 여러 가지 경영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량화된 기법들, 이른바 과학적인 방법들이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과거에는 인간의 판단에 주로 의존하던 문제 해결 방식이 이와 같은 과학적인 방법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경영은 과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시점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 문제는 아직도 경영자의 직관적인 판단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특히 개성이 뚜렷한 구성원들의 협조를 이끌어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은 과학적인 방법만으로는 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경영은 아직도 인간의 직관적 판단, 상상력 등에 바탕을 두는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경영은 과학적 속성과 예술적 속성을 공유한다고 볼 수 있고, 바로 그와 같은 이유 때문에 예술경영이라는 분야가 나름대로 자리잡을 수 있는 학문적인 공간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예술의 경영"이나 "예술경영"이라는 용어들이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용어들이 예술조직에서 예술을 일종의 경영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라면 예술경영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 번째 측면은 예술에 기존 경영학의 방법론을 도입하여 기업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하기 쉽게 하려는 것이다. 즉 예술 활동에 경영 기법을 도입함으로써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은 예술경영뿐만 아니라 기술혁신(innovation)의 경영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두 번쨰 측면은 경영에 예술의 효능을 도입하여 창조적인 기획 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즉 정성적(qualitative)이며 창조성을 기본으로 하는 예술을 경영학에 도입하여 경영에 새로운 전망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 두 가지 측면은 서로 상승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완전히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예술경영에 대해 많은 정의가 있지만, 아직도 이 분야의 본질과 특성을 명확하게 나타내줄 수 있는 정의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예술경영은 예술과 경영이라는 각기 다른 두 분야의 속성을 공유하므로 그 본질을 명확하게 정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술경영에서는 비전, 꿈과 현실의 조화, 자세, 질, 가치 등과 같은 내용들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와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예술경영을 정의하면, '예술과 경영의 지식체계를 접합시켜 창의성과 합리성이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 수 있도록 함으로써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고 궁극적으로는 생활 문화의 창달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할 수 있다. 협의로는 예술에 관한 모든 제반활동을 합리적, 효율적, 창조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활동을 지칭하며, 예술창작활동의 활성화를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는다. 종종 개별적인 마케팅 전략 개발에 급급하여 예술경영의 궁극적인 목표를 간과하는 경우가 있지만 결국은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함으로 특정한 예술장르, 혹은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직·간접적으로 후원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예술경영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위와 같은 합의를 전제로 한다면 공연장이나 미술관 등 문화공간이나 시설의 운영은 협의의 예술경영이며, 문화정책은 광의의 예술경영 범주에 포함된다. 다만 지금은 산업시대를 거쳐 시장경제시대에 접어들면서 문화예술부문도 '정책' 또는 '행정'보다는 '경영'으로 전환되는 단계로,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하는 당면과제를 안게 되었다. 예술성과 경영의 전문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현재 통제가 가능한 자원들을 재배치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서 새로운 문화적, 예술적 효과들을 창출하는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 평가, 재조정하는 일련의 노력들이 예술경영의 영역에 포함되는 반면에 예술행정은 문화민주주의(Cultural Democracy) 원칙에 의해 이러한 문화적, 예술적 실천이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여기에서 창출된 문화적, 예술적 효과들이 보다 많은 국민들에 의해 공유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역할로 정의 할 수 있다.
출처 - 예술세계 200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