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11만명 1000억 어디로?
	2006-07-27
11만명 1000억 어디로? ‘차등성과급 확대’에 반대하는 교사들이 이번 달 성과급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집단 반납하기로 해, 그 액수가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 세금으로 지급된 이 거액의 돈이 누구 몫이 될지 주목된다. 정부는 7월 중 전국 초·중·고 교사 37만여명에게 총 3578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8월 4일까지 입금이 완료된다. 전교조 집행부는 성과급 차등 폭을 10%에서 20%로 확대하는 정부방침에 반대해 지난 6월 22일부터 성과급 전액 반납 서명운동을 벌여 11만여명의 교사 서명을 받았다. 이들은 전교조 지부로 성과급을 보내기로 했다. 이번 교사 성과급 평균 지급액이 90여 만원임을 감안하면 총 1000억원이 넘는 세금이 일단 전교조 계좌로 입금되는 셈이다. ◆모은 돈 어디로? 전교조는 지난 2001년 공무원 성과급제가 전면 도입될 때도 ‘반납 투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8만여명의 교사들은 성과급 298억원을 전교조 계좌에 모았지만, 교육부는 되돌려 받지 않았다. 이번에도 교육부의 입장은 같다. “전교조 내에서 모금하는 것은 자유지만 정부가 되돌려 받는 건 불법”이라는 것이다. 우선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의 급여는 일종의 공권(公權·공적인 권익)에 해당되기 때문에 마음대로 양도할 수 없다. 교육부 관계자들과 교사들은 2001년 당시 “(전교조가) 나중에 각자에게 다시 되돌려줬다”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돈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번에도 모았다가 다시 나눠 갖지 않겠느냐”고 추측만 나오는 상황이다. 전교조가 “교사를 서열화하는 더러운 돈다발을 던져버리겠다”며 시위를 벌이지만 결국 국민 세금을 볼모로 세력확장에 나선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또 모금된 성과급 중 일부라도 전교조 조합비로 쓰일 경우 세금 전용(轉用)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알면서 왜 이러나 모든 초·중·고 교사들은 이미 2001년부터 10%의 차등을 둔 성과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 정도로는 교사들의 경쟁력 향상에 자극이 되지 못한다”며 차등지급 폭을 20%로 확대하기로 했다. 가장 많이 받는 교사와 가장 적게 받는 교사의 차이가 연중 약 9만원에서 18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전교조는 이를 문제 삼아 47일째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성과급 차등지급 폭 확대 반대’ 농성을 하고 있고, 장혜옥(張惠玉) 위원장도 7일째 사활을 건 투쟁을 하고 있다. 오는 26~27일엔 철야 농성도 계획돼 있다. 이는 올 2학기부터 확대 실시될 교원평가제를 저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전교조는 성과급 차등지급 폭이 확대되면 교사 평가와 구조조정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또 교사에게 유리한 대로 학생을 성적 순으로 관리하게 되는 등 ‘반(反) 교육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교사들 의견 갈려 현재 ‘반납 서명’에 동참한 인원은 전교조 조합원 숫자(9만여명)보다 2만명 정도 더 많다. 그 주장이 비조합원 교사들에게도 먹혀 들었다는 얘기다. 서울 S중 박모(32) 교사는 “전교조 소속은 아니지만 ‘정부가 돈 몇 푼 갖고 놀리는 것’이라는 말에 공감해 서명했다”고 말했다. 전교조 내에도 반대 시각은 많다. 서울 B초등학교 전교조 분회장을 맡고 있는 한 교사(42)는 “반납서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중앙에서 합리적 설명 없이 무조건 교원평가나 성과급제를 반대하니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출처 - 2006. 7. 26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