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마인드로 본 교원평가제
	2005-11-17
경영 마인드로 본 교원평가제 교원평가제도가 우리 사회에 또 하나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전교조가 교원평가 반대 단체행동을 오는 25일 이후로 연기한 가운데 반대 운동이 산발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일반 기업이라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평가 결과 능력과 업적이 없거나 자질이 적성에 맞지 않는 구성원을 무조건 정년퇴직 때까지 자리를 보전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학교는 기업과 다르다. 하지만 사명과 목적을 지닌 구성원으로 짜인 경영 조직체의 관리 측면에서 볼 때, 합목적적이고 공정한 평가는 학교든 기업이든 마찬가지로 선택이 아니고 필수이다. 이미 미국과 일본, 영국 등 대부분 교육 선진국들은 다양한 교원평가제도 및 공정한 교원평가 과정를 통해 승진과 재임용·보수·성과급·부적격 교원 판단 등과 연계하고, 교사의 수업능력과 학생지도·연구활동 등에 대해 정당하게 보상해줌으로써 성실하고 유능한 교사의 사기와 교육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합리적인 조직관리의 요체는 공정한 인사관리이고, 이는 공정한 보상에서 시작된다. 교직사회에서도 교사들의 사기 진작을 통해 바람직한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선 합당한 보상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여기에는 금전적 보상 외에도 비금전적인 ‘자리’ ‘일’ 그리고 ‘성과’ 보람을 충족시키는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서 임금관리·승진관리·직무관리와 더불어 평가관리는 보상관리의 구심점으로 등장하게 되며, 그 가운데서도 평가관리는 공정보상을 이끌어가는 중심 축이 된다. 우리나라 교원 인사제도의 근간은 정년 및 보수가 법정화돼 있고, 신분을 법률로 보장하고 있어 안정적인 교육활동을 도모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지속적으로 자기개발을 해나가는 데 촉진제가 없어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유발시킬 수 없다는 큰 단점도 안고 있다. 따라서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 하기 위해선 하루속히 현행 신분관리 위주의 근무평정제도를 지양하고 능력개발 지향적인 교원평가제도를 적극 도입, 교원의 지속적인 개발과 전문성 향상을 통한 지식기반사회를 대비하는 노력이 시급히 요청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단도 우리나라 교원의 보수·근무조건 등은 매우 안정적이나, 현행 근평제도는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을 촉진할 수 있는 수단이므로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교원평가제 도입을 권고한 바 있다. 특히, 대다수 국민들은 교원에 대한 자질 및 전문성 향상 요구와 함께 부적격 교원, 지도능력이 부족한 교원에 대한 대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식기반사회에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지식근로자는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창의력과 새로운 방법으로 일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러한 점에서 비록 교원이라 할지라도 낡은 노트와 교육 내용으로 계속 교단에 서게 된다면 그는 이미 지식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를 둘러싼 교육환경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무한경쟁 시대에 즈음하여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으로서 인적자원은 종래와 전혀 다른 핵심역량을 요구하게 됐고, 이에 부응한 교육의 질과 내용도 계속 달라지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제시한 교원평가제도의 학습지향적인 평가목적과 평가내용 및 방법 등을 검토해 볼 때, 전교조가 펼치고 있는 이 제도 철회를 위한 강력한 투쟁과 단체행동은 많은 국민의 눈에는 명분과 정당성이 없다고 여겨진다. 오히려 교원평가제도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지식기반사회에 요구되는 교원의 자질 향상과 교육성과에 보람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하는 데 협력과 참여의 모습을 보이길 바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평가 자체를 거부할 게 아니라 평가 대상과 방법에 역점을 두고 평가가 의도한 대로 능력개발 지향적인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견제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바란다. 최종태 (영남대학교 석좌교수·경영학) 출처 - 문화일보 2005. 11. 17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