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기여하는 相稅정책 펴야
	2005-10-11
성장 기여하는 相稅정책 펴야 정치권에서 감세논쟁이 뜨겁다. 논의의 핵심은 시장경제에 정부가 어느 정도 개입해야 하는가이다. 참여정부는 과거 정부가 하지 못했던 지역균형개발 복지확충 등 여러 가지 의욕적인 정책들을 내걸었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세금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욕은 좋으나 모든 정부정책에는 경제적 비용이 따른다. 올해 세수결손이 4조원 이상 발생할 예정이다. 정부가 꼭 해야 하는 정책이면 국민들에게 부담시켜야 한다. 그러나 국민들이 부담하는 경제적 비용은 4조원을 휠씬 초과한다. 이것이 조세가 시장경제에 주는 비효율비용이다. 모든 세금은 민간경제의 자원배분을 왜곡시켜 시장경제의 흐름을 방해한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한 것이 조세 비용인 것이다. 문제는 조세로 인한 시장경제 왜곡비용이 너무 크다는 데 있다. 미국의 한 권위있는 연구에 의하면 미국경제에서 세금 1달러를 거둬들이는데 한계적으로 발생하는 비효율비용은 1.65달러이다. 즉 배보다 배꼽이 큰 것이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비효율비용을 고려하면,세수 4조원을 거두어들일 때 우리 경제에 주는 부담은 10조원 이상도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세금인상은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조세비용은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이를 간과하고 너무 쉽게 조세인상을 논의한다는 것이다. 세금을 확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경제성장을 통한 것이다. 올해도 많은 연구기관들이 4% 이내의 실질 경제성장률을 예측하고 있어 자연스러운 세수확보는 어렵다. 그런데 내년의 예산구조를 보면 복지예산이 11.8%나 늘었다. 오랫동안 복지예산에 인색했던 과거 정부들의 행태를 감안하면 참여정부의 성격에도 맞는 예산안이다. 복지예산은 한번 팽창하면 절대 줄일 수 없는 특성이 있으며,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는 생산적인 지출은 아니다. 이제 지출정책을 통해 경제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 실효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면 이제 조세정책을 통한 경제성장을 모색해야 한다. 세출정책을 위한 보조수단이 아닌,경제성장을 위한 내생적인 수단으로 조세정책을 활용해야 한다. 세계경제가 개방화함에 따라 조세경쟁이 치열하다. 각국이 조세정책을 통해 경제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형평성 운운하면서 조세정책을 추진하는 시대는 가고,경제성장이 최우선의 정책목표가 되고 있다. 과거 형평을 강조했던 사회주의 국가들이 앞장 서서 소득세의 누진구조를 단일세율로 바꾸고 있다. 서유럽에서도 소득세제의 단일세율 도입 논의가 한창이다. 대표적으로 독일 기민당의 앙겔라 메르켈 총재는 이미 소득세제의 25% 단일세율 도입을 지지했다. 선진국 클럽인 OECD 국가들의 소득세 평균 최고 한계세율이 1994년 43%에서 2002년에 40.2%로 인하됐고,법인세의 평균세율이 1997년 33%에서 2002년에 29.3%로 인하됐다.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경제성장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이렇게 변화하고 있다. 조세정책은 이제 폐쇄경제 속의 각국의 고유정책이 아니며,그래서 조세경쟁이라는 용어가 생긴 것이다. 한국도 국제적인 흐름을 직시해야 하는 이유는 경제성장보다는 조세경쟁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조세정책의 기본방향은 시장경제에 주는 비효율을 극소화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하며, 그 효과도 장기적으로 나타나므로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지출정책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참여정부는 2년여 남은 임기 동안 한국의 장래를 위해 꼭 이루고 싶은 국가정책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러나 조세의 경제적 비용을 고려해 의욕을 참는 것도 한국의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것이다. 현진권 (아주대 교수·재정학) 출처 - 한국경제 2005. 10. 11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