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안과 관련하여 의견서와 함께 공개질의서를 국회교육위원회에 전달하였다.
*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
여당이 전교조 등 일부 진보인사들의 주장을 수용하여 사학재단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여당의 개정안 주요 내용을 보면 사립학교 이사회 정수는 9인 이상으로 하고, 감사 중 한 명은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추천한 회계사로 선임해야 하며, 또한 이사회의 친인척 비율이 이사 정수의 5분의 1로 줄고, 비리를 저지른 이사는 10년간 복귀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또한 학교운영위원회와 대학평의회가 법제화되어 학교 예산에 대한 실질적인 심의를 맡게 되며, 논란이 되어온 교원 임면권은 학교장이 제청권을 갖도록 되어 있다.
한국은 지금 대학 교육의 80% 이상, 고교 교육의 40%, 중학교육의 24%이상을 사학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학의 발전 없이는 학교 교육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사학이 국민의 교육기회를 확충시키고, 학교 교육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현재의 사학이 한 단계 더 성숙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사학은 국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일부 사학은 교원 임용과정, 학생선발 과정을 둘러싼 비리가 폭로되어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미래를 짊어질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 기관은 사회의 어떤 분야나 기업보다도 투명한 경영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모두가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열린 우리당이 사학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일면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일부 사학이 비리가 있다고 해서 이를 명분으로 사학의 권한을 축소하고 경영권을 간섭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시민회의는 현재 우리의 교육에서 사학이 의존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고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날로 커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사학법의 개정 필요성을 인정하되, 개정방향은 사학의 본질을 살리면서 사학의 학교운영 자율권을 최대한 존중해 주는 쪽이어야 한다는 점 밝혀둔다.
*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한 공개질의서 *
1.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부패에 연루되지 않은 건전한 사학재단의 인사권과 경영권마저 제한함으로써 옥석(玉石)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사립학교법 개정 이전에 ‘현행 제도’로는 사학 관련 비리를 척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2. 사립학교법 개정 움직임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사학의 기본권과 종교교육의 자유를 훼손하고, 법인의 학교운영권을 일부 교원단체에 이관시키려는 개악”이라는 사학 관계자의 인식은 “사학 정상화를 외면한 기득권 챙기기”라고 생각하십니까?
3. 사학의 공공성 제고에서 ‘공공성’의 구체적 의미는 무엇입니까? 또한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학재단의 기본권리인 인사권 재정권이 침해되어도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4. 사학의 비리를 교원임용, 공금관리, 학생선발 관련 비리로 구분할 때, 사학의 지배구조를 손대는 사립학교법 개정보다는 이들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대안, 예컨대 "공개전형 의무화, 회계자료의 기업수준 공시, 교육부 감독강화" 등이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5. 사학재단의 재정권과 인사권 등 고유권한이 실질적으로 제한돼 사학운영에 대한 유인(誘因)이 사라지는 경우, 장기적인 시각에서 사학의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6. 정부와 여당은 당초 입장에서 학교장에게 제청권만 주고 임면권은 이사회에 귀속시키는 방향으로 한발 물러섰습니다. 그러나 임면권을 이사회에 귀속시킨다 하더라도, 학교장이 ‘교원인사위원회’의 추천을 토대로 제청권을 행사하는 경우 평교사회가 인사에 대해 일정부분 영향력을 행사하게 돼, 재단 이사회의 인사권은 제한됩니다. 이처럼 교사위원으로 구성된 ‘교원인사위원회’에 상당부분 인사권을 넘기면 공정하고 깨끗한 인사가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평교사회도 ‘이익집단’의 속성을 갖기 때문에, 특정 교원단체가 표방하는 정치․교육 이념을 추종하는 인사들로 대부분의 교원이 채워질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7. 사학재단의 경영권이 상당정도 교사와 교장에게 이양될 경우, 한시적으로 재직하고 있는 교원들이 장기적인 시각에서 학교의 발전계획(건학이념의 계승 및 재정확충 등)을 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어떠한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8. 개정안에 따르면 이사장의 직계 존․비속이 대학총장을 맡을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만약 존․비속이 총장 자격을 갖춘 경우라면, 이는 일종의 ‘역차별’로서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