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保위기, 어떻게 대처하나
	2004-06-08
安保위기, 어떻게 대처하나 훈련까지 줄인 '국방비 절감' 戰力건설, 짧은 기간내 빨리 요즘 많은 국민들이 안보위기를 걱정한다. 특히 주한미군 감축이 한국의 방위역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큰 관심사인 동시에 우려사항이다. 미군 감축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배경에 대하여도 의아스러워 한다. 역사적으로 북한 도발에 대응, 자유 한국을 수호하는 일은 미국의 중요한 세계안보전략 과제의 하나로서, 주한미군 감축이 그렇게 쉽게 결정될 성질의 것은 아니었다. 미국의 ‘해외병력 재배치(GPR)’의 일환으로 이해하면서도, 반미감정 확산 및 한·미 간 대북 핵공조 이상이 미국의 결정에 크게 작용했으리라는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비무장지대 남쪽의 미 지상군 전력(戰力)이 감축됨에 따라, 그 공백을 메우는 일이 국가안보상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안보 위기 관리와 방위 전력 운용 차원에서, 안보전략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 곧 한·미 외교안보 역량의 확대와 군사력의 확충을 위한 정치권과 정부의 발상 전환 및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북한의 체제 위기와 한국의 경제력 우월에 비추어 별 이상 없을 것’쯤으로 안이하게 대처한다면, 엄청난 재앙을 야기할 수도 있다. 북한은 많은 주민이 기근에 직면해도 개의치 않고 수백만 군을 육성하고 군사력을 유지해가는 특수 병영사회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정세는 북한이 핵개발에 성공했거나 성공에 임박했음을 보여주고 있어 크게 우려되고 있다. 방위능력 확충을 위해선 경제적 뒷받침이 필요하므로, 국가의 예산 배정에서 국방비 증액을 위한 획기적 지침 전환이 요구된다. 그만큼 우리 허리띠를 졸라매어 미군 없는 공백을 메워야 하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국군 전력 투자비는 거의 증가되지 않아, 실질 구매력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 국방비 수준으로는 기존전력 유지도 힘들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평가이다. 국방비의 ‘합리적 운영’이란 명분 아래, 경상비 절약과 병력 감축을 주장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처사로 들린다. 병력감축을 위해서는 대체전력을 건설해야 하며, 병력 감축의 예산절감 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또한 장병들의 기본적 복지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경상비 절약에 치중하다 보니 교육용 탄약과 유류가 부족하여 군사훈련에 제한을 받고 있는 실정이며,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훈련장 문제로 지역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으니 이를 어디 정상적인 군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자주국방론’이 제기됨에 따라 국방비 증액이 예상되었으나, 가용재원 부족을 이유로 금년도 국방비는 전년 대비 0.1% 증액된 GDP의 2.8%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분단·대치국 평균(GDP 6.3%)과 세계 평균(GDP 3.5%)에 훨씬 미달하는 수치이다. 국민 1인당 국방비 부담은 세계 29위로 미국의 4분의 1, 영국의 2분의 1 수준이며, 장병 1인당 군사비는 세계 62위로 일본의 8분의 1에도 미달한다. 다행히 정부도 기존 방침을 변경, GDP 3.0% 이상의 국방비 배분을 검토 중이라 하니, 만시지탄(晩時之嘆)의 감이 있으나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빠르게 추진되는 미군 감축의 전력 공백에 대처, 조기 투자를 확보하는 ‘단기 압축 전력건설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북한의 끊임없는 군사적 위협에 직면해 있는 우리로서, 안보태세를 확립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국정과제이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경구를 되새겨봐야 할 때이다. 홍관희 (통일연구원 평화안보실장) 출처 - 조선일보 2004. 6. 8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