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WTO 제 2차 양허안 제출을 앞두고,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스크린쿼터 문제에 대한 문광부의 공식적인 입장과 대응 방안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10월 30일 제출했다.
이 공개질의서는 언론을 통해 스크린쿼터 유지 입장을 표명해 온 문화관광부의 공식적 입장을 재 확인해 보고, 문화주권 수호와 한국 문화발전에 있어 스크린쿼터가 끼치는 영향과 그 정도, 문화다양성 보호를 위한 방안, 타국가의 문화산업 규제 장치에 대한 의견, 한미투자협정과 관련해 스크린쿼터 유지가 가져올 파장에 대한 생각과 그 대응방안등에 대한 질의를 담고 있다.
* 수신: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
안녕하십니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장관님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중도주의적 시민단체로서 사회각층의 16만 회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논평, 성명, 정책토론회, 입법청원, CEO 조찬 포럼 개최, 월간지 및 Newsletter 발간, 대학생 아카데미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오고 있습니다.
장관님도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IMF 외환위기 직후 경제회생을 위해 우리 정부가 제기한 한미투자협정(BIT)은 미국측의 스크린쿼터 축소요구에 대한 영화인들의 강력한 반발로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논란만 일고 있을 뿐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WTO 서비스 시장 개방 협상을 위한 2차 양허안 제출을 목전에 두고 있는 지난 22일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 동북아담당 대표보는 미국이 스크린 쿼터의 완전철폐가 아닌 의무상영일수 조정을 원하고 있으며, 소극적 경제개방은 한국을 주변국으로 전략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스크린쿼터제가 또다시 영화계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주요 논란의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같이 대외무역으로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입장에서 한미투자협정과 같은 주요 현안이 특정 이익단체의 주장에 막혀 진척이 되지 않아 많은 국민들이 나라장래를 걱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시민회의는 스크린쿼터 문제와 관련 장관님께 다음과 같이 공개질의를 하오니, 성의 있는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1. 문화관광부는 지난 6월 7일 스크린쿼터와 관련한 일부 언론보도에 대한 문화관광부의 입장 발표에서 외국인 투자유치 문제는 국내 경제 환경의 투명성제고, 불필요한 규제철폐 등을 통해 해결할 문제이지 미국과의 투자협정의 가설적 효과만 믿고 향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영상산업을 희생하는 것은 현명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 후 4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문화관광부의 이러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지 공식적인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2. 문화관광부가 기존의 스크린쿼터제 현행유지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왜 스크린쿼터제 유지에 확고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영화산업 보호와 발전을 위해 스크린쿼터제만이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하다고 판단하는지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3. 현재 한국영화산업은 3년 연속 점유율 50%에 육박하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발전을 두고 일각에서는 99년 영화진흥법의 개정으로 소재개방을 통한 표현의 자유확대, 영화산업에의 투자증대, 관람환경의 개선, 마케팅의 효과등 복합적인 요인들의 상승작용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4. 다른 문화요소들 예를 들어 음악, 출판, 미술 등은 다 개방하여도 다양성을 추구하면서 성장하고 있는데, 왜 유독 영화만 문화의 다양성, 문화주권 유지라는 이유로 보호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이것은 영화계라는 이익집단의 이기적 발상에서 비롯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5. 얼마전 장관께서는 스크린쿼터를 계속 유지할 것이냐는 CNN의 질문에 “스크린쿼터는 문화적 측면에서 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우루과이라운드(UR)서비스협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협정,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등 국제협상에서도 문화적 예외로 인정받고 있는 제도로, 문화 주권과 문화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차원에서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의 문화주권과 문화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스크린쿼터의 유지와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과연 스크린쿼터 유지만이 한국의 문화주권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6. 문화의 다양성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한국 내 문화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과 더불어 전 세계의 문화적 다양성을 접할 기회도 함께 제공해야 합니다. 관객들에게 문화적 다양성을 소개할 수 있는 헐리우드 영화 외 제 3세계 영화들의 수입에 있어서는 문화관광부가 어떠한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는지, 없다면 앞으로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7. 스크린쿼터제 아래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저예산 영화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들의 발전을 위해 문화관광부는 스크린쿼터제외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으신지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8. 한류열풍으로 한국 드라마, 영화산업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요즘 타 국가에서 한국의 스크린쿼터와 유사한 제도로 생산, 수출 등에 제약을 가한다면 한국의 문화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관광부에서는 타 국가의 문화 다양성 보호를 위한다는 점에서 이 제도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인가요?, 아니라면 이를 타개하고 한국의 문화산업을 전파하기 위해서 어떠한 전략을 세울 것인가요?
9. “스크린쿼터제의 조속한 해결 없이는 한미투자협정도 없다”는 미국의 강경한 입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문광부외 관련 단체들의 스크린쿼터제 유지라는 확고한 입장으로 인해 한미투자협정이 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경제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지, 만약 영향을 미친다면 이의 대안으로는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