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의 사회참여가 크게 늘었다고는 하지만 성벽(性壁)은 여전히 높다. 취업상의 남녀차별은 과거에 비해 별로 달라진 게 없다. 한국여성은 아직도 「해고는 맨 처음, 채용은 맨 나중」이란 관행에 시달리고 있다.
IMF 자금지원을 받은 이후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 규모와 구조는 급격히 변화되었다. 즉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는 산업화와 함께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1990년에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7%, 97년에는 49.5%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98년에는 전년대비 2.5%포인트 하락한 47%를 기록, 90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의 연령계층별 경제활동 참가율 변동상황을 보면, 거의 모든 연령층에서 97년보다 크게 떨어졌다. 특히 하락폭이 가장 큰 연령층은 20-24세(-5.4% 포인트)와 40-44세(-3.7%포인트)였다. 20-24세 젊은 여성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이처럼 크게 감소한 것은 경기침체로 인해서 고학력 신규실업자의 취업이 힘들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30-34세 연령층의 참가율도 상당히 낮아져 결혼·출산시기에 퇴직하는 여성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같은 추이는 계속 고용할 여성취업자 수의 감소를 초래하여 여성고용구조를 저임금 하위직 중심으로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지난해 여성부가 전국 2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남녀1천5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여성의 가정과 일의 양립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보고서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취업이 얼마나 어려우며, 남녀평등 실현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 조사대상자들은 기혼·미혼을 가리지 않고 전체적으로 10명중 7.5명이 맞벌이를 원한다. 기혼여성의 경우 10명 가운데 7명이 취업을 원하나 현재 전업주부로 남아 있고, 기혼남성 10명 가운데 5명은 부인의 취업을 원하지만 아내는 전업주부로 집에 있다. 맞벌이 희망률이 가장 높은 집단은 20대이고,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집단은 40대로 나타났다. 젊을 수록 일에 대한 열망이 높지만 40대에 가서는 자녀양육이 일에 대한 욕구를 다소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남성들도 IMF 경제위기 이후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이 시점에 여성취업은 또 무슨 소리냐는 비판의 소리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의 취업을 반드시 남녀 대결구도로 볼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여러 면에서 드러난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을 목표로 한국이 OECD 국가의 평균 1인당 국민소득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고급 여성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제시했다. 또 미래학자들은 21세기를 「3F시대」(female, feeling, fiction)라고 규정하면서 여성의 능력과 역할을 강조한 지 오래다.
우리나라 여성의 열악한 사회적 지위는 국제적인 비교에서 입증되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연구원(IMD)이 발표한 국가별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1994년 41개국 가운데 41위, 그 이듬해인 1995년에도 48개국 중 48위로 조사 대상국 중에서 남녀차별이 가장 심한 나라로 평가되었다.
다른 국제기구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한국여성은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 여성이 대학교육 등 학력이나 인간개발 측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근접해 있지만 여성자원의 활용과 지위를 나타내는 사회진출 정도는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이 같은 여러 지표들은 한국에서는 법으로만 남녀평등이고, 현실은 극심한 불평등임을 웅변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해 서울대 신입생 가운데 여학생 비율이 37%선이었고, 16개 단과대학의 성적 1위중 여학생이 11명으로 75%를 차지했다. 고려대, 연세대의 경우 여성비율이 각각 28.6%, 37.5%였다. 초·중·고교의 성적 최상위권 여학생수가 점점 늘고 있다. 1998년부터 연속 4년간 사법시험 수석합격자가 모두 여성이었다. 일반기업체와 언론기관의 수습기자 채용에서도 여성이 갈수록 강세를 보여 합격 여부를 결정짓는 최후 사정단계에서 경영진을 당황케 한다는 후문이 심심찮게 들린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이처럼 강한 여성파워는 무색해진다. 여성공무원은 전체 공무원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OECD국 최하위권이다. 그런데 여성공무원 가운데 5급이상 고위직은 전체의 4.4%에 그쳐 미국(45%) 등 선진국은 물론, 유엔 권고치인 30%에 턱없이 못미치는 실정이다. 더 심각한 것은 여성공무원 대부분이 20-30대에 공직을 그만두는 조기퇴직 현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중앙인사위 조사에 따르면 여성공무원 63%가 40세 이전에 퇴직한다.
여성이 20-30대에 직장을 떠나는 이른바 「노동 단절」현상은 대부분이 결혼과 육아부담을 그 이유로 하고 있다. 한국은 OECD 국가중 여성조기퇴직 현상이 가장 심각하다. 한창 일을 배우고 능력을 발휘해야할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에 이르는 10여년간 상당수의 여성이 가사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부터 고학력 여성의 비율이 급증했다. 그러나 여교수의 비율은 10년동안 국·공립대의 경우 8%에서 8.8%로 겨우 0.8%포인트, 사립대는 13.6%에서 16%로 고작 2.4%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서울대의 경우 여성교수 비율이 낮아 전체 교수 1천486명 중 전임 여교수는 104명으로 7%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에 4년제 대학 시간강사 가운데 여성비율은 26.4%에서 37.5%로 11.1% 포인트 증가해, 늘어난 여성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대부분 시간강사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초등학교의 경우 여교사 비율은 66%인데 교장은 7%다.
기업체에서는 모집광고부터 남성만 뽑는다고 밝히거나 원서 접수과정에서 여성을 받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을 뿐더러 △같은 직종에서 남녀의 정년을 달리 하거나 △여성이 많은 직종의 정년을 다른 직종보다 낮추거나 △결혼 임신 출산과 같은 이유로 여성을 해고하고 △사내 부부 또는 맞벌이 부부에 대한 해고를 직·간접적으로 강요하는 사례도 있다. 이는 모두 현행법(남녀고용평등법 등) 위반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 여성은 채용단계에서부터 차별을 받아 직업을 가질 기회가 적을 뿐만 아니라, 일을 갖는다 해도 육아와 가사부담으로 인해 40세 이전에 일터를 떠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에 처해있다. 결국 여성의 장애물은 취업기회 불평등과 육아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드러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여성고용정책은 남녀평등과 여성 인적자원 활용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제도, 정책, 문화를 바꾸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여성의 평생취업을 위한 기반이 조성되어야 한다. 여성취업자의 결혼·출산에 따른 경력단절은 직업에서 얻는 급여로 가사 및 육아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경력이 단절되면 상용 재취업이 어려울 뿐 아니라 연공서열의 인사관리에서 고위직으로 승진하기 힘들다. 정부는 여성들이 계속 취업할 수 있도록 공공보육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특히 취업여성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나 민간부문에서 공급되지 않는 심야 및 주말 보육서비스와 같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둘째, 노동시장의 각종 남녀차별을 근절해야 한다. 명시적인 남녀고용차별은 행정지도와 감독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뿌리뽑아야 한다. 그러나 표면상 인지하기 어려운 채용 및 승진차별 등과 같은 암묵적인 차별이나 간접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차별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지침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남녀차별 근절정책의 실효성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행정력이 필요하므로, 여성부와 노동부 그리고 관련 부처간의 연계를 강화시키고, 행정감독 및 지도, 홍보, 기업의 기술적인 지원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수단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셋째, 고위공무원 또는 정치분야뿐만 아니라 기업,교육, 연구, 문화 등의 모든 사회 분야에서 여성의 최소할당비율을 채택하여야 한다. 이는 여성인력의 활용을 통한 국가 인적자원의 활용이 21세기 국가흥망의 중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넷째, 정부는 동일한 사업체 내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에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준수되도록 근로감독과 행정지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1990년대 중반들어 급증한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신분, 처우 등에서 차이를 두어 기업의 고용비용을 감소시킨다. 결국 기업측은 업종이나 직무성격에 관계없이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고, 동시에 비정규직의 여성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를 위해 동일가치노동을 수행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간에 기본급, 수당, 상여금, 복리후생비, 사회보험료 등을 포함한 시간당 임금이 동일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여성취업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 정규직을 중심으로 보면 1990년대 들어 여성의 취업분야는 과거에 비해 더욱 축소되었다. 앞으로 여성고용구조 건전화와 취업기회에서 남녀평등을 달성하기 위해 여성취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미진출 직종에 취업한 여성의 상시고용 실태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다양한 직무에 여성을 배치한 기업에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섯째, 실업계 여고의 교육과정을 성장성 높은 분야로 재편하여 여학생 진로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실업계 고교를 정보 관련, 디자인 관련, 문화산업 관련 학교 등으로 특성화시키고, 실업계와 전문대 및 산업대와 연계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재정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저학력인력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고학력인력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고학력 여성인력의 경우 성장유망분야에 집중 양성되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여성도 기회와 균등실현에 따른 책무의 균등의식을 가져 양성평등사회를 조속히 이루도룩 해야 할 것이다.
여성고용정책: '해고는 맨 처음, 채용은 맨 나중'
어떻게 고칠 것인가?
최근 여성의 사회참여가 크게 늘었다고는 하지만 성벽(性壁)은 여전히 높다. 취업상의 남녀차별은 과거에 비해 별로 달라진 게 없다. 한국여성은 아직도 「해고는 맨 처음, 채용은 맨 나중」이란 관행에 시달리고 있다.
IMF 자금지원을 받은 이후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 규모와 구조는 급격히 변화되었다. 즉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는 산업화와 함께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1990년에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7%, 97년에는 49.5%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98년에는 전년대비 2.5%포인트 하락한 47%를 기록, 90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의 연령계층별 경제활동 참가율 변동상황을 보면, 거의 모든 연령층에서 97년보다 크게 떨어졌다. 특히 하락폭이 가장 큰 연령층은 20-24세(-5.4% 포인트)와 40-44세(-3.7%포인트)였다. 20-24세 젊은 여성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이처럼 크게 감소한 것은 경기침체로 인해서 고학력 신규실업자의 취업이 힘들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30-34세 연령층의 참가율도 상당히 낮아져 결혼·출산시기에 퇴직하는 여성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같은 추이는 계속 고용할 여성취업자 수의 감소를 초래하여 여성고용구조를 저임금 하위직 중심으로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지난해 여성부가 전국 2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남녀1천5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여성의 가정과 일의 양립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보고서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취업이 얼마나 어려우며, 남녀평등 실현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 조사대상자들은 기혼·미혼을 가리지 않고 전체적으로 10명중 7.5명이 맞벌이를 원한다. 기혼여성의 경우 10명 가운데 7명이 취업을 원하나 현재 전업주부로 남아 있고, 기혼남성 10명 가운데 5명은 부인의 취업을 원하지만 아내는 전업주부로 집에 있다. 맞벌이 희망률이 가장 높은 집단은 20대이고,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집단은 40대로 나타났다. 젊을 수록 일에 대한 열망이 높지만 40대에 가서는 자녀양육이 일에 대한 욕구를 다소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남성들도 IMF 경제위기 이후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이 시점에 여성취업은 또 무슨 소리냐는 비판의 소리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의 취업을 반드시 남녀 대결구도로 볼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여러 면에서 드러난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을 목표로 한국이 OECD 국가의 평균 1인당 국민소득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고급 여성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제시했다. 또 미래학자들은 21세기를 「3F시대」(female, feeling, fiction)라고 규정하면서 여성의 능력과 역할을 강조한 지 오래다.
우리나라 여성의 열악한 사회적 지위는 국제적인 비교에서 입증되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연구원(IMD)이 발표한 국가별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1994년 41개국 가운데 41위, 그 이듬해인 1995년에도 48개국 중 48위로 조사 대상국 중에서 남녀차별이 가장 심한 나라로 평가되었다.
다른 국제기구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한국여성은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 여성이 대학교육 등 학력이나 인간개발 측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근접해 있지만 여성자원의 활용과 지위를 나타내는 사회진출 정도는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이 같은 여러 지표들은 한국에서는 법으로만 남녀평등이고, 현실은 극심한 불평등임을 웅변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해 서울대 신입생 가운데 여학생 비율이 37%선이었고, 16개 단과대학의 성적 1위중 여학생이 11명으로 75%를 차지했다. 고려대, 연세대의 경우 여성비율이 각각 28.6%, 37.5%였다. 초·중·고교의 성적 최상위권 여학생수가 점점 늘고 있다. 1998년부터 연속 4년간 사법시험 수석합격자가 모두 여성이었다. 일반기업체와 언론기관의 수습기자 채용에서도 여성이 갈수록 강세를 보여 합격 여부를 결정짓는 최후 사정단계에서 경영진을 당황케 한다는 후문이 심심찮게 들린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이처럼 강한 여성파워는 무색해진다. 여성공무원은 전체 공무원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OECD국 최하위권이다. 그런데 여성공무원 가운데 5급이상 고위직은 전체의 4.4%에 그쳐 미국(45%) 등 선진국은 물론, 유엔 권고치인 30%에 턱없이 못미치는 실정이다. 더 심각한 것은 여성공무원 대부분이 20-30대에 공직을 그만두는 조기퇴직 현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중앙인사위 조사에 따르면 여성공무원 63%가 40세 이전에 퇴직한다.
여성이 20-30대에 직장을 떠나는 이른바 「노동 단절」현상은 대부분이 결혼과 육아부담을 그 이유로 하고 있다. 한국은 OECD 국가중 여성조기퇴직 현상이 가장 심각하다. 한창 일을 배우고 능력을 발휘해야할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에 이르는 10여년간 상당수의 여성이 가사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부터 고학력 여성의 비율이 급증했다. 그러나 여교수의 비율은 10년동안 국·공립대의 경우 8%에서 8.8%로 겨우 0.8%포인트, 사립대는 13.6%에서 16%로 고작 2.4%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서울대의 경우 여성교수 비율이 낮아 전체 교수 1천486명 중 전임 여교수는 104명으로 7%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에 4년제 대학 시간강사 가운데 여성비율은 26.4%에서 37.5%로 11.1% 포인트 증가해, 늘어난 여성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대부분 시간강사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초등학교의 경우 여교사 비율은 66%인데 교장은 7%다.
기업체에서는 모집광고부터 남성만 뽑는다고 밝히거나 원서 접수과정에서 여성을 받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을 뿐더러 △같은 직종에서 남녀의 정년을 달리 하거나 △여성이 많은 직종의 정년을 다른 직종보다 낮추거나 △결혼 임신 출산과 같은 이유로 여성을 해고하고 △사내 부부 또는 맞벌이 부부에 대한 해고를 직·간접적으로 강요하는 사례도 있다. 이는 모두 현행법(남녀고용평등법 등) 위반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 여성은 채용단계에서부터 차별을 받아 직업을 가질 기회가 적을 뿐만 아니라, 일을 갖는다 해도 육아와 가사부담으로 인해 40세 이전에 일터를 떠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에 처해있다. 결국 여성의 장애물은 취업기회 불평등과 육아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드러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여성고용정책은 남녀평등과 여성 인적자원 활용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제도, 정책, 문화를 바꾸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여성의 평생취업을 위한 기반이 조성되어야 한다. 여성취업자의 결혼·출산에 따른 경력단절은 직업에서 얻는 급여로 가사 및 육아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경력이 단절되면 상용 재취업이 어려울 뿐 아니라 연공서열의 인사관리에서 고위직으로 승진하기 힘들다. 정부는 여성들이 계속 취업할 수 있도록 공공보육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특히 취업여성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나 민간부문에서 공급되지 않는 심야 및 주말 보육서비스와 같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둘째, 노동시장의 각종 남녀차별을 근절해야 한다. 명시적인 남녀고용차별은 행정지도와 감독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뿌리뽑아야 한다. 그러나 표면상 인지하기 어려운 채용 및 승진차별 등과 같은 암묵적인 차별이나 간접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차별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지침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남녀차별 근절정책의 실효성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행정력이 필요하므로, 여성부와 노동부 그리고 관련 부처간의 연계를 강화시키고, 행정감독 및 지도, 홍보, 기업의 기술적인 지원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수단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셋째, 고위공무원 또는 정치분야뿐만 아니라 기업,교육, 연구, 문화 등의 모든 사회 분야에서 여성의 최소할당비율을 채택하여야 한다. 이는 여성인력의 활용을 통한 국가 인적자원의 활용이 21세기 국가흥망의 중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넷째, 정부는 동일한 사업체 내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에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준수되도록 근로감독과 행정지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1990년대 중반들어 급증한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신분, 처우 등에서 차이를 두어 기업의 고용비용을 감소시킨다. 결국 기업측은 업종이나 직무성격에 관계없이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고, 동시에 비정규직의 여성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를 위해 동일가치노동을 수행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간에 기본급, 수당, 상여금, 복리후생비, 사회보험료 등을 포함한 시간당 임금이 동일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여성취업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 정규직을 중심으로 보면 1990년대 들어 여성의 취업분야는 과거에 비해 더욱 축소되었다. 앞으로 여성고용구조 건전화와 취업기회에서 남녀평등을 달성하기 위해 여성취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미진출 직종에 취업한 여성의 상시고용 실태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다양한 직무에 여성을 배치한 기업에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섯째, 실업계 여고의 교육과정을 성장성 높은 분야로 재편하여 여학생 진로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실업계 고교를 정보 관련, 디자인 관련, 문화산업 관련 학교 등으로 특성화시키고, 실업계와 전문대 및 산업대와 연계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재정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저학력인력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고학력인력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고학력 여성인력의 경우 성장유망분야에 집중 양성되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여성도 기회와 균등실현에 따른 책무의 균등의식을 가져 양성평등사회를 조속히 이루도룩 해야 할 것이다.
대표집필: 김영신 세종대 신방과 겸임교수
출처 - 비전@한국홈페이지 정책대안
* 위 글의 내용은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