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반세기동안 우리는 벽으로 차단된 세계 속에서 살았다. 동서간에는 냉전의 벽이 있었고, 국가간에는 문물의 흐름을 가로막는 작은 벽들이 있었다. 냉전의 벽은 1988년 12월 7일 고르바쵸프가 UN에서 행한 불과 253자의 짤막한 연설에 의해 허물어졌다.
큰 벽이 허물어짐에 따라 작은 벽들이 일거에 무너져 내렸다. 값싼 제품이 세계의 곳곳으로 흘러들어 가격파괴 현상을 야기 시킬 것이며, 고품질 제품이 저 품질 시장을 잠식하게 될 것이다.
자본은 고수익과 고이자를 따라 흘러 다닐 것이며, 기업은 규제가 적고 생산요소가 유리하게 제공되는 나라를 찾아 옮겨다니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WTO 체제다. 따라서 세계화는 목표가 아니라 이렇게 변화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해야 할 적자생존 방식에 불과한 것이다. 지금의 WTO 체제에서 세계화 자세를 외면하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는 없다.
만일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정부의 규제가 심하고 한국산 생산요소가 비싸면 외국의 선진 업체들은 한국을 외면할 것이다. 이는 한국만이 기술고아가 되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업체가 들어오기는커녕 한국업체들까지 외국으로 나가 돌아오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외국보다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공공요금을 높게 산정하면, 한국제품은 외국제품보다 턱없이 비싸져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정부가 기업으로부터 세금만 걷어가고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해주지 않으면 한국업체들은 싫어도 외국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세금만 걷어가고 노년시의 복지대책을 마련해주지 않는다면 국민은 정부로부터 기대할 것이 없게 되어 미련 없이 다른 나라로 떠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국이 오염되어 건강을 해칠 정도가 되면 돈 있는 사람들은 환경 좋은 외국으로 떠나려 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비애국적이라고 비난한다는 것은 고지식한 시대착오다.
세계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이 가장 많은 곳은 정부다. 규제자(Regulator)의 위치에서 내려와 같이 뛰는 촉진자(Facilitator)가 돼야만 한다. 마치 농구에서의 주장선수처럼 같이 뛰면서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기업의 의욕을 격려해주고 길을 터 주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정보와 전문지식을 동원해 주어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해주기 위한 공익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앉아서 민원을 기다리지 말고 민원을 찾아다니면서 해결해주어야 한다. 일할 의욕을 가지고 있는 국민이 의사표시만 한 개의 창구에 표시해 주면 각 부처 공무원들이 팀으로 나와 현장에서 도와주어야 한다. 이는 탁상 당위론이 아니다. 이미 선진국들과 우리의 이웃 경쟁국들이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WTO시대에 정부가 해야 할 가장 큰 일은 새로운 교육이다. 한국에는 실험실에서 양성된 과학자가 없다. 과학자는 드문 반면 인문계 고급두뇌가 너무나 많다. 사회적 병리현상이 발생할 때마다 앞장서서 요란한 나팔을 부는 사람들은 모두 인문계 두뇌들이다.
이들의 문제진단 방식과 대안은 극히 천편일률적이다. 사람은 달라도 결론은 모두 하나다. 진단과 처방전이 모두 당위론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잘했느냐 또는 못했느냐, 누구의 잘못이냐, 그렇게 하면 쓰느냐 등과 같은 매우 단순한 흑백논리적 시각에 의한 진단이다.
당위론을 말하는 사람들은 많아도 방법론을 제시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문제를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과학자가 없는 것이다. 같은 사고를 그토록 반복하고 있으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는 이유는 과학기술자와 과학적 경영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과학자가 나서서 문제를 진단해야 할 자리에 인문계 두뇌들이 번번이 나서서 전문가 행세를 했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는 인문계 두뇌들이 너무 남아돌아, 인문계 박사가 옷 장사와 같은 막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지가 이미 10년이 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인문계 두뇌들이 대학을 메워가고 있다. 이들의 파워에 따라 인문계 학과가 증가돼 왔다.
그러나 WTO가 요구하는 고급두뇌는 이들이 아니라 과학기술자들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1960년대부터 과학교육에 치중해 왔다. 우리도 과학교육으로 대폭 전환해야 한다. 영세한 실험실을 보강하기 위해 기부금을 받아야 한다. 박대통령처럼 외국에서 훈련된 과학자들을 다시 영입해야 한다.
행복을 위해서라면 못난 조국을 떠나라
*1994년도에 쓴 '싱크로경영'(생산성본부 비북스) 중에서*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는 벽으로 차단된 세계 속에서 살았다. 동서간에는 냉전의 벽이 있었고, 국가간에는 문물의 흐름을 가로막는 작은 벽들이 있었다. 냉전의 벽은 1988년 12월 7일 고르바쵸프가 UN에서 행한 불과 253자의 짤막한 연설에 의해 허물어졌다.
큰 벽이 허물어짐에 따라 작은 벽들이 일거에 무너져 내렸다. 값싼 제품이 세계의 곳곳으로 흘러들어 가격파괴 현상을 야기 시킬 것이며, 고품질 제품이 저 품질 시장을 잠식하게 될 것이다.
자본은 고수익과 고이자를 따라 흘러 다닐 것이며, 기업은 규제가 적고 생산요소가 유리하게 제공되는 나라를 찾아 옮겨다니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WTO 체제다. 따라서 세계화는 목표가 아니라 이렇게 변화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해야 할 적자생존 방식에 불과한 것이다. 지금의 WTO 체제에서 세계화 자세를 외면하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는 없다.
만일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정부의 규제가 심하고 한국산 생산요소가 비싸면 외국의 선진 업체들은 한국을 외면할 것이다. 이는 한국만이 기술고아가 되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업체가 들어오기는커녕 한국업체들까지 외국으로 나가 돌아오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외국보다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공공요금을 높게 산정하면, 한국제품은 외국제품보다 턱없이 비싸져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정부가 기업으로부터 세금만 걷어가고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해주지 않으면 한국업체들은 싫어도 외국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세금만 걷어가고 노년시의 복지대책을 마련해주지 않는다면 국민은 정부로부터 기대할 것이 없게 되어 미련 없이 다른 나라로 떠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국이 오염되어 건강을 해칠 정도가 되면 돈 있는 사람들은 환경 좋은 외국으로 떠나려 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비애국적이라고 비난한다는 것은 고지식한 시대착오다.
세계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이 가장 많은 곳은 정부다. 규제자(Regulator)의 위치에서 내려와 같이 뛰는 촉진자(Facilitator)가 돼야만 한다. 마치 농구에서의 주장선수처럼 같이 뛰면서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기업의 의욕을 격려해주고 길을 터 주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정보와 전문지식을 동원해 주어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해주기 위한 공익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앉아서 민원을 기다리지 말고 민원을 찾아다니면서 해결해주어야 한다. 일할 의욕을 가지고 있는 국민이 의사표시만 한 개의 창구에 표시해 주면 각 부처 공무원들이 팀으로 나와 현장에서 도와주어야 한다. 이는 탁상 당위론이 아니다. 이미 선진국들과 우리의 이웃 경쟁국들이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WTO시대에 정부가 해야 할 가장 큰 일은 새로운 교육이다. 한국에는 실험실에서 양성된 과학자가 없다. 과학자는 드문 반면 인문계 고급두뇌가 너무나 많다. 사회적 병리현상이 발생할 때마다 앞장서서 요란한 나팔을 부는 사람들은 모두 인문계 두뇌들이다.
이들의 문제진단 방식과 대안은 극히 천편일률적이다. 사람은 달라도 결론은 모두 하나다. 진단과 처방전이 모두 당위론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잘했느냐 또는 못했느냐, 누구의 잘못이냐, 그렇게 하면 쓰느냐 등과 같은 매우 단순한 흑백논리적 시각에 의한 진단이다.
당위론을 말하는 사람들은 많아도 방법론을 제시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문제를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과학자가 없는 것이다. 같은 사고를 그토록 반복하고 있으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는 이유는 과학기술자와 과학적 경영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과학자가 나서서 문제를 진단해야 할 자리에 인문계 두뇌들이 번번이 나서서 전문가 행세를 했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는 인문계 두뇌들이 너무 남아돌아, 인문계 박사가 옷 장사와 같은 막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지가 이미 10년이 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인문계 두뇌들이 대학을 메워가고 있다. 이들의 파워에 따라 인문계 학과가 증가돼 왔다.
그러나 WTO가 요구하는 고급두뇌는 이들이 아니라 과학기술자들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1960년대부터 과학교육에 치중해 왔다. 우리도 과학교육으로 대폭 전환해야 한다. 영세한 실험실을 보강하기 위해 기부금을 받아야 한다. 박대통령처럼 외국에서 훈련된 과학자들을 다시 영입해야 한다.
2001. 11. 28
출처-지만원 박사의 홈페이지 시스템 클럽-국가경영-국정논단
* 위 글의 내용은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