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대한상의가 국내 기업인 1730명에게 차기 대통령은 어느 타입의 국가지도자여야 하느냐는 설문조사를 한 바 있따. 대다수가 시장경제를 존중하는 리더십 있는 경제대통령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기업인들은 사회안정 희구 세력이다. 그리고 모든 재화와 서비스 제공자인 동시에 일자리와 세금 원천을 발생시키는 주체이기도 하다. 이들이 정치적 불안을 느끼면 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대단히 크다. 투자를 기피하고 수출을 안 한다면 우리 경제는 되살아 날 수 없다. 그래서 대통령을 뽑는 과정에서 기업인들이 국가지도자를 검증할 사회적 책무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모 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에서 한때 이념논쟁이 불거졌다. 개인 비방이 아닌 국민을 잘 살게 하는 참된 이념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제부터라도 유권자는 대통령 후보가 어떠한 정책을 내놓을지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 후보 지원 정당은 보다 확실한 정책메뉴를 내걸고 득표를 호소해야 한다.
대체로 민주국가들은 보수와 혁신 두 정파로 정당이 구성된다. 서민 대중에 비중을 두는 정당을 후자라고 하고, 중산층을 두텁게 해서 사회안정을 도모하는 정당은 전자라고 한다. 정치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이러한 두 정당이 집권기를 바꿔가면서 사회를 발전시켜 나갔다.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그리고 영국의 보수당과 사회당이다. 시장 실패 요인을 미리 방지해 부자와 가난한 계층의 소득격차를 얼마만큼 줄여 나가느냐 하는 수단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이다.
부자 줄여 가난 해결되나
우리나라는 이러한 정당제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정당이 뚜렷한 색깔이 없었고, 3김의 정치비중은 너무 컸기 때문인 듯 싶다.
이제는 양당제를 통해 서로 다른 정책수단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투표를 통해 선택하게 하는 선거시스템이 정착될 때가 온 것 같다. 정치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개혁 분위기에 휘말려 이미 과거 실패한 정책이념을 주장하는 지도자를 유권자가 선출할 위험성은 만에 하나라도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대표적인 사례는 2차 세계대전의 계기가 된 히틀러, 20세기 냉전의 씨앗이 된 레닌과 스탈린 그리고 70년대 초 아르헨티나의 페론이다.
이들은 당시 서민대중이나 노동자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결과는 비극으로 끝났다. 그리고 그 상처를 남미와 동유럽에 깊게 남겼다.
자원의 흐름을 시장에 맡기지 않고 국가나 정부가 통제하는 경우 경제효율성은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분배과정에서 권력 집중이 일어나면서 민주주의마저 실종된다. 반시장적 경제정책에는 선동적인 문구가 많다.
선민의식 고취, 노동자 천국, 프롤레타리아 혁명 등. 그렇지만 배급제도와 폐쇄경제가 가난을 해결하지 못했고 노동자 삶은 더욱 비참했다. 그리고 국가 추락으로 이어졌다.
80년대 영국 대처 총리는 부자의 수를 줄인다고 해서 가난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겼다.
정당이 정책이념을 내세울 때 유권자들이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시자유주의를 상대적 논리라고 비판하면서 사회주의로 회귀하고 있지 않은지, 서민대중과 소외계층을 위한다면서 시장의 분배기능을 훼손하는 반기업정책을 주장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민족자주 운운하면서 자유무역 이점과 상호주의 원칙을 포기하는 정책은 없는 지 등을 유의해야 한다.
정부 분배에 관여 말아야
일부 지식인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가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사회주의는 그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역사교과서는 그렇지 않다고 답하고 있다. 분배를 국가나 정부가 떠맡는 순간 개인 자유와 사적재산권은 희생되고 정치권력은 하나로 집중된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파괴되고 경제는 후퇴한다.
권력분산과 상호견제를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가 오히려 시장경제와 서로 잘 맞는다.
창의력과 경쟁력 있는 기업군에 의해 사회의 부를 창출하고 이를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분배하는 방식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
대통령은 여러 계층간에 불협화음이 나지 않도록 시장이라는 오케스트라를 잘 지취하는 위치에 있으면 족하다. 다양한 악기까지 다루려고 해서는 분배와 자유 그리고 민주주의라는 좋은 화음이 깨지고 말 것이다.
시장경제 무시말라
4월 대한상의가 국내 기업인 1730명에게 차기 대통령은 어느 타입의 국가지도자여야 하느냐는 설문조사를 한 바 있따. 대다수가 시장경제를 존중하는 리더십 있는 경제대통령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기업인들은 사회안정 희구 세력이다. 그리고 모든 재화와 서비스 제공자인 동시에 일자리와 세금 원천을 발생시키는 주체이기도 하다. 이들이 정치적 불안을 느끼면 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대단히 크다. 투자를 기피하고 수출을 안 한다면 우리 경제는 되살아 날 수 없다. 그래서 대통령을 뽑는 과정에서 기업인들이 국가지도자를 검증할 사회적 책무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모 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에서 한때 이념논쟁이 불거졌다. 개인 비방이 아닌 국민을 잘 살게 하는 참된 이념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제부터라도 유권자는 대통령 후보가 어떠한 정책을 내놓을지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 후보 지원 정당은 보다 확실한 정책메뉴를 내걸고 득표를 호소해야 한다.
대체로 민주국가들은 보수와 혁신 두 정파로 정당이 구성된다. 서민 대중에 비중을 두는 정당을 후자라고 하고, 중산층을 두텁게 해서 사회안정을 도모하는 정당은 전자라고 한다. 정치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이러한 두 정당이 집권기를 바꿔가면서 사회를 발전시켜 나갔다.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그리고 영국의 보수당과 사회당이다. 시장 실패 요인을 미리 방지해 부자와 가난한 계층의 소득격차를 얼마만큼 줄여 나가느냐 하는 수단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이다.
부자 줄여 가난 해결되나
우리나라는 이러한 정당제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정당이 뚜렷한 색깔이 없었고, 3김의 정치비중은 너무 컸기 때문인 듯 싶다.
이제는 양당제를 통해 서로 다른 정책수단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투표를 통해 선택하게 하는 선거시스템이 정착될 때가 온 것 같다. 정치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개혁 분위기에 휘말려 이미 과거 실패한 정책이념을 주장하는 지도자를 유권자가 선출할 위험성은 만에 하나라도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대표적인 사례는 2차 세계대전의 계기가 된 히틀러, 20세기 냉전의 씨앗이 된 레닌과 스탈린 그리고 70년대 초 아르헨티나의 페론이다.
이들은 당시 서민대중이나 노동자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결과는 비극으로 끝났다. 그리고 그 상처를 남미와 동유럽에 깊게 남겼다.
자원의 흐름을 시장에 맡기지 않고 국가나 정부가 통제하는 경우 경제효율성은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분배과정에서 권력 집중이 일어나면서 민주주의마저 실종된다. 반시장적 경제정책에는 선동적인 문구가 많다.
선민의식 고취, 노동자 천국, 프롤레타리아 혁명 등. 그렇지만 배급제도와 폐쇄경제가 가난을 해결하지 못했고 노동자 삶은 더욱 비참했다. 그리고 국가 추락으로 이어졌다.
80년대 영국 대처 총리는 부자의 수를 줄인다고 해서 가난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겼다.
정당이 정책이념을 내세울 때 유권자들이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시자유주의를 상대적 논리라고 비판하면서 사회주의로 회귀하고 있지 않은지, 서민대중과 소외계층을 위한다면서 시장의 분배기능을 훼손하는 반기업정책을 주장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민족자주 운운하면서 자유무역 이점과 상호주의 원칙을 포기하는 정책은 없는 지 등을 유의해야 한다.
정부 분배에 관여 말아야
일부 지식인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가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사회주의는 그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역사교과서는 그렇지 않다고 답하고 있다. 분배를 국가나 정부가 떠맡는 순간 개인 자유와 사적재산권은 희생되고 정치권력은 하나로 집중된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파괴되고 경제는 후퇴한다.
권력분산과 상호견제를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가 오히려 시장경제와 서로 잘 맞는다.
창의력과 경쟁력 있는 기업군에 의해 사회의 부를 창출하고 이를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분배하는 방식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
대통령은 여러 계층간에 불협화음이 나지 않도록 시장이라는 오케스트라를 잘 지취하는 위치에 있으면 족하다. 다양한 악기까지 다루려고 해서는 분배와 자유 그리고 민주주의라는 좋은 화음이 깨지고 말 것이다.
엄기웅 (대한상의 상무이사)
출처 - 매일경제 2002. 6. 1 테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