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얼마나 달라졌나?] 시리즈: 입법편(1)
20대 국회 9개월 만에 법안 5천502건 발의, 19대의 1.5배
월 평균 600건 넘어, 20대 말에는 3만 건에 육박할 것
법안내용도 단순 숫자․단어 바꾸기, 이삭줍기 등 법안 발의 구태 반복
o 20대 국회가 개원한지 9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20대 국회는 역대 어느 국회보다도 주목을 받지 못한 국회가 되고 있다. 한편, 국회의 입법 기능은 헌법이 보장한 권한으로 법치국가에 있어서 법률은 모든 국가작용의 근거가 되므로 법률의 제·개정 및 폐지는 국회의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권한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회의 입법활동에 대한 관심과 모니터링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o 과거와 달리 민주화 이후 국회 입법 활동은 왕성해지고 있다. 19대 국회의 경우 총 1만8천여 건의 법안이 발의되어 사상 최다 법안발의를 기록했다. 1년 평균 4천500여건의 법률안이 발의된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법률안이 가결되어 국민생활에 적용된 건은 1천775건으로 이는 전체 발의 법률의 10%에 지나지 않는다. 한편, 국회의원의 활발한 입법 활동은 국회의 입법권 강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만 일부 의원들이 법안 발의 건수를 일종의 성과로 인식하는 풍조로 인해 과잉입법을 양산하는 것은 과잉입법의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o 제20대 국회는 개원한지 9개월 만에 5천502건의 법안이 발의되었다. 한 달 평균으로는 약 610건의 법안이 발의된 셈이다. 이러한 비율로 법안이 발의된다면 20대 국회 4년 동안 약 2만9천여 건의 법안이 발의될 것으로 추정된다. 제19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된 법안의 비율이 58%인 점을 감안하면 무분별한 법안발의는 여러 가지 면에서 소모적인 낭비라고 할 수 있다.
o 20대 발의된 법안의 내용을 검토해 본 결과, 일부 법안 발의‘구태(舊態)’는 20대 국회에서도 여전히 반복되었다. 보편적인 성과주의 법률안은 이른바 ‘정비법안’으로 현행법에서 단순히 숫자나 문장을 바꾼 것이다. 예를 들어,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의 경우, 현행법 2호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수정하여 제출했다. 이 같은 예는 ‘건강검진기본법 일부개정안’, ‘수상레저안번법 일부개정안’, ‘한국광물자원공사법 일부개정안’,‘한국가스공사법 일부개정안’,‘한국석유공사법 일부개정안’,‘보건의료기 진흥법 일부개정안’, ‘의료기사 등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대안반영폐기), ’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안‘, ’선박해상구조물에 대한 위해행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 다수다.
o 또한 단순 법률용어 순화를 위한 법률안도 다수 발의되었다. 예를 들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 제31조 3항의 “가도로”를 “임시도로로” 변경한 것이 전부다.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안’의 경우 현행 제11조 3항의 “지득한”을 “알게 된”으로 변경하여 제출되었다. 이 같은 경우는 ‘국제개발협력기본법 일부개정안’,‘구강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 ‘민방위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다수다.
o 다음으로는 이른바 ‘이삭줍기’ 법안으로 과거 국회에서 임기만료폐기된 법안 중에서 유효한 것들을 골라 재 발의하는 형식이다. 일부 재선 의원의 경우에는 본인이 과거에 발의했던 법안을 그대로 제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보건복지부에 노인복지청을 신설하는 요지의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 19대 국회에서 임기만료폐기되었던 법안이며,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인성함양진흥재단법안’,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동계올림픽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 등이 이에 해당한다
o 법안의 양적 팽창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정량적인 평가를 통한 실적 쌓기의 명분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의원의 의정 활동 평가 시 법안의 질적인 측면을 고려하기 보다는 양적인 평가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무분별한 법안 발의는 발의와 처리의 전 과정을 통해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그대로 치러야 하며 반면 중점 법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어렵게 하는 등 부작용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또한 지나친 실적주의에 매몰되어 공청회나 국민여론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을 경우 민도와는 동떨어진 법안이 되거나 특정 집단만이 법안의 수혜자가 되는 등 국회 입법권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
o 이에 전문가들과 일부 의원들이 법안규제영향평가 등을 통해 법안 발의 전 심의 절차 등을 거쳐 법안의 질적 향상을 제고할 것을 오랫동안 주장했지만 정치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실정이다. 제20대 국회에서도 역대 국회와 같이 성과위주의 입법활동이 지속된다면 법안이 대거 폐기되는 낭비가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20대 국회 초기 법안발의에 대한 현실적인 장치마련을 통해 입법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20대 국회 얼마나 달라졌나?] 시리즈: 입법편(1)
20대 국회 9개월 만에 법안 5천502건 발의, 19대의 1.5배
월 평균 600건 넘어, 20대 말에는 3만 건에 육박할 것
법안내용도 단순 숫자․단어 바꾸기, 이삭줍기 등 법안 발의 구태 반복
o 20대 국회가 개원한지 9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20대 국회는 역대 어느 국회보다도 주목을 받지 못한 국회가 되고 있다. 한편, 국회의 입법 기능은 헌법이 보장한 권한으로 법치국가에 있어서 법률은 모든 국가작용의 근거가 되므로 법률의 제·개정 및 폐지는 국회의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권한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회의 입법활동에 대한 관심과 모니터링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o 과거와 달리 민주화 이후 국회 입법 활동은 왕성해지고 있다. 19대 국회의 경우 총 1만8천여 건의 법안이 발의되어 사상 최다 법안발의를 기록했다. 1년 평균 4천500여건의 법률안이 발의된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법률안이 가결되어 국민생활에 적용된 건은 1천775건으로 이는 전체 발의 법률의 10%에 지나지 않는다. 한편, 국회의원의 활발한 입법 활동은 국회의 입법권 강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만 일부 의원들이 법안 발의 건수를 일종의 성과로 인식하는 풍조로 인해 과잉입법을 양산하는 것은 과잉입법의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o 제20대 국회는 개원한지 9개월 만에 5천502건의 법안이 발의되었다. 한 달 평균으로는 약 610건의 법안이 발의된 셈이다. 이러한 비율로 법안이 발의된다면 20대 국회 4년 동안 약 2만9천여 건의 법안이 발의될 것으로 추정된다. 제19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된 법안의 비율이 58%인 점을 감안하면 무분별한 법안발의는 여러 가지 면에서 소모적인 낭비라고 할 수 있다.
o 20대 발의된 법안의 내용을 검토해 본 결과, 일부 법안 발의‘구태(舊態)’는 20대 국회에서도 여전히 반복되었다. 보편적인 성과주의 법률안은 이른바 ‘정비법안’으로 현행법에서 단순히 숫자나 문장을 바꾼 것이다. 예를 들어,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의 경우, 현행법 2호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수정하여 제출했다. 이 같은 예는 ‘건강검진기본법 일부개정안’, ‘수상레저안번법 일부개정안’, ‘한국광물자원공사법 일부개정안’,‘한국가스공사법 일부개정안’,‘한국석유공사법 일부개정안’,‘보건의료기 진흥법 일부개정안’, ‘의료기사 등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대안반영폐기), ’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안‘, ’선박해상구조물에 대한 위해행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 다수다.
o 또한 단순 법률용어 순화를 위한 법률안도 다수 발의되었다. 예를 들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 제31조 3항의 “가도로”를 “임시도로로” 변경한 것이 전부다.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안’의 경우 현행 제11조 3항의 “지득한”을 “알게 된”으로 변경하여 제출되었다. 이 같은 경우는 ‘국제개발협력기본법 일부개정안’,‘구강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 ‘민방위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다수다.
o 다음으로는 이른바 ‘이삭줍기’ 법안으로 과거 국회에서 임기만료폐기된 법안 중에서 유효한 것들을 골라 재 발의하는 형식이다. 일부 재선 의원의 경우에는 본인이 과거에 발의했던 법안을 그대로 제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보건복지부에 노인복지청을 신설하는 요지의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 19대 국회에서 임기만료폐기되었던 법안이며,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인성함양진흥재단법안’,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동계올림픽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 등이 이에 해당한다
o 법안의 양적 팽창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정량적인 평가를 통한 실적 쌓기의 명분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의원의 의정 활동 평가 시 법안의 질적인 측면을 고려하기 보다는 양적인 평가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무분별한 법안 발의는 발의와 처리의 전 과정을 통해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그대로 치러야 하며 반면 중점 법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어렵게 하는 등 부작용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또한 지나친 실적주의에 매몰되어 공청회나 국민여론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을 경우 민도와는 동떨어진 법안이 되거나 특정 집단만이 법안의 수혜자가 되는 등 국회 입법권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
o 이에 전문가들과 일부 의원들이 법안규제영향평가 등을 통해 법안 발의 전 심의 절차 등을 거쳐 법안의 질적 향상을 제고할 것을 오랫동안 주장했지만 정치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실정이다. 제20대 국회에서도 역대 국회와 같이 성과위주의 입법활동이 지속된다면 법안이 대거 폐기되는 낭비가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20대 국회 초기 법안발의에 대한 현실적인 장치마련을 통해 입법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