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는 지난 2014년 서울메트로가 빚더미 경영 속에서도 직원들이 2013년 한해 5억 원의 비용을 들여 해외연수를 다녀 온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2014년 상왕십리역에서 지하철 추돌 사고가 일어나, ‘안전’을 명분으로 진행 되었던 서울메트로의 해외 연수 의미에 의문을 제기하였으며, 실제 일정을 분석한 결과 연수라기보다는 관광에 가까운 일정이었음을 밝혔다. 그 뒤로도 서울메트로에는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다수 발생하였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는 그 후 서울메트로 직원의 해외연수 현황을 파악하고자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더불어 비슷한 현상이 예견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에도 같은 내용의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다.
2. 서울메트로 해외 연수
2012년 서울메트로의 노사단체협약서 제 122조(해외선진지하철 배낭여행)에는 ‘해외 선진 지하철의 운영 및 견문을 위한 해외연수는 연 200명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단협은 2년 단위로 새로 협약을 맺는데, 2014년의 노사단체협약서 제 119조에도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서울메트로는 ‘해외 선진기관 벤치마킹을 통한 견문 확장 및 동기부여로 직원 직무역량 발전은 물론 조직경쟁력 강화에 기여’ 한다고 해외 연수의 목적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테마형 해외기획연수’는 단순 외유성 해외여행이 아니라 분야별 필수역량과 연수테마를 연계하여 해외 선진지하철, 글로벌 기업, 공공기관 등 다양한 기관을 벤치마킹하고 해외지하철 운영현황, 관제센터, 안전관리, 고객관리(민원대응), 신사업, 노사관계 등을 비교 연구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메트로는 직원 지난 2013~2015년 동안 한해 평균 5억 원 이상의 예산으로 224명의 직원들의 해외 연수를 지원했다. (【표 1】참고).
2013년에는 총 211명, 15개팀이 각 테마(안전 4팀, 혁신 4팀, 서비스 4팀, 소통 3팀)로 12개국을 다녀왔으며, 소요 경비는 5억1500만 원이었다. ‘안전’을 테마로 일본을 다녀온 일정표를 보면, 아침 11시에 일본에 도착한 서울메트로 직원들은 아무 일정 없이 다음날을 맞는다. 다음날 역시 오전에 종합방재센터를 방문한 뒤, 오후에 록본기로 이동하여 미드타운, 록본기 지역을 ‘현지시찰’ 하였다. 다음날은 오전에 공공 교통 정책자료를 연구한 뒤, 오후에는 산악열차를 타고 하코네를 방문 하였다. 그 다음날의 일정은 요코하마로 전철을 타고, 요코하마를 방문하는 것이 [연수]라는 이름으로 일정의 전부였다.
서울메트로가 제공한 일정표는 매우 추상적이며(‘연구’), 일정표에 표시되지 않은 시간이 매우 길다. 더욱이 동경의 록본기, 미드타운, 하코네, 요코하마는 일본의 관광지로 유명한 곳으로, ‘연수’를 가장한 ‘관광’을 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위의 안전1팀과 같은 날(2013.10.21.) ‘혁신’을 테마로 홍콩행 비행기를 탄 서울메트로 직원들의 일정 역시 ‘관광’인지 ‘연수’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12시 45분에 홍콩에 도착한 직원들은 안전팀과 마찬가지로 그날의 일정은 없다. 다음날 오후에는 홍콩 지하철을 타는 것(홍콩 MTR 탑승 체험)이 일정의 전부이며, 다음날엔 페리를 타고 하루 종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관광한다. 그 다음은 중국으로 넘어가 심천을 ‘시찰’ 한다. 서울메트로에서 어떤 혁신을 위해 이와 같은 일정을 소화하는지 의문이 든다. 두바이로 연수를 간 또 다른 혁신 팀은 두바이에서 오직 ‘전용차량’으로만 이동하며 사막 사파리, 쥬메이라 팜아이랜드 등을 ‘현장시찰’ 했다.
‘소통’을 테마로 영국과 프랑스를 다녀 온 서울메트로 직원들의 일정은 더욱 관광일색이다. 일주일간의 연수 기간 내내, 방문한 유관기간은 런던지하철공사, 파리교통공사 단 두 곳이며 할애 시간은 오전 시간으로 매우 짧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2014년에 서울메트로측으로부터 받은 2013년 해외연수 일정을 공표하며 비난 여론이 일었던 점을 의식해서 인지, 이번에 새롭게 받은 2014, 2015년 일정에는 방문 일정을 상술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고 지적할 수 있는 점은, 2013년과 마찬가지로 모든 연수에서 방문하는 유관기관의 수는 최대 2개뿐이었다.
2014년에는 총 210명, 10개팀이 각 테마로 (교통체계 3팀, 서비스 1팀, 노사화합 1팀, 혁신 3팀, 해외사업 2팀) 13개국을 다녀왔으며, 소요 경비는 4억9100만 원이었다. 2호선 상왕십리역 지하철 추돌 사고가 일어난 당해에는, 2013년과 비교해 안전팀은 제외가 되었으며 교통체계 팀과 노사화합 팀이 새롭게 추가 되었다.
2014년 혁신팀의 일정표를 살펴 보면(【표 5】참고), 그나마 유관기관이라고 볼 수 있는 곳은 상해지하철박물관(연수3)과 상해 도시계획전시관(연수4)이며, 이 2개의 박물관 방문이 하루일정의 전부이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 열차 탑승을 연수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목적지가 어디인지, 하루 종일 열차를 탔다는 뜻인지 알 수 없다. 지하철 탑승을 핑계로 도심 여행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하루 일정은 항주로 이동하여 항주 임시정부청사를 방문하는데 전부 할애했는데, 길어야 1-2시간 방문할 청사 건물을 위해 하루를 온전히 할애했고, 그 다음날 바로 항주에서 출국하였다.
2015년에는 총 252명, 12개팀이 각 테마로 (경영 1팀, 고객 3팀, 운영 5팀, 기술 3팀) 12개국을 다녀왔으며, 소요 경비는 5억2600만 원이었다. 가장 많은 인원, 가장 많은 비용이 동원되었으며 체코·이탈리아·스위스 등 한층 더 많은 유럽 국가들이 여행지에 포함되었다. 또한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테마의 팀들로만 구성되었다.
해외연수로 이탈리아와 독일을 다녀온 운영팀의 일정을 보면, 이전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언뜻 보면 제대로 된 연수 일정 같지만, 결국 방문한 유관기관은 2곳(로마 메트로, 만하임 RNV사)이고 방문에 할애된 시간도 매우 짧다. 이탈리아에서 독일로 이동하는 날에는, ‘국가 간 교통네트워크 연구’를 한다는 명목 하에 아무런 일정이 없다. 그 외의 일정도 현지 교통 시설을 체험한다는 명목 하에 협궤열차, 트램, 경전철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어딘가’로 향했다.
가까운 나라, 일본으로 연수를 다녀 온 다른 운영팀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이 연수는 유관기관인 삿포로시 교통국 공공기관과 미나미 차량기지를 방문한다고 계획되어 있었는데, 이 두 기관을 일본에 방문한 당일 모두 방문했다. 이전에 오전에 일본에 도착한 팀이 당일에 아무런 일정이 없었던 것과 매우 비교된다. 그 후는 방문하는 곳은 아무 곳도 쓰여 있지 않고 여러 도시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가득 차 있다. 노보리베츠, 도야, 오타루 등은 유명 관광지인데 서울메트로는 이를 ‘버스, 지하철 교통네트워크 견학’, ‘여행자들을 위한 교통편의 체계 견학’ 으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선진국의 해외연수를 통해 선진적인 교통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하여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지 체험하는 일은 유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의 재정상태를 보면 이런 여유로운 ‘운영’을 해도 되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자본은 잠식되어 있는 서울메트로는 직원 1인당 부채가 3억 원을 웃도는 상황에서도 매년 500억 원 정도를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연수내용에 ‘스크린도어 등 안전시설 견학’을 내세우기도 하는데, 최근 구의역 사고를 비롯한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 사고 중에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못해 일어난 사고가 많아 이들이 연수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3. 서울도시철도공사 해외 연수
2011년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사단체협약서 제 104조(해외연수)에는 ‘공사는 조합원의 해외지하철 견학을 위하여 적극 지원한다’고 명시돼 있다. 2014년 단협 106조, 2016년 단협 104조에도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은 ‘벤치마킹’이라는 이름하에 세계 각 국을 견학했고, 점점 그 인원과 비용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표 10】참고).
2013년에는 총 94명, 10개 팀이 4개국을 다녀왔으며, 소요 경비는 134 백만 원이었다. 10개 팀 중 3개 팀이 중국(홍콩, 심천)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각 팀의 연수목적은 상이했으나, 일정은 대동소이 했다. 다녀온 뒤 작성된 보고서에는 연수에서 배운 것과 그를 통해 공사에 어떤 점을 반영하면 좋을지가 작성되어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2013년과 비교해 2015년 그 규모가 대폭 상승되었다. 2015년에 특기할만한 해외연수는 11월 15일부터 20일, 4박 6일 동안 12명의 직원이 호주로 다녀온 “노사합동 해외연수” 이다. 보고서에서 이 연수의 목적과 출장 일정을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이들이 돌아온 직후 11월 23일부터 27일까지, 4박 5일간 “노사합동 해외연수”는 한 차례 더 시행 되었다. 이 연수 역시 “양공사 통합 등 급격한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상호 신뢰하며 조직발전 및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에 기여하고자 연수를 실시함” 이라고 연수의 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이 연수의 근거는 ‘임금단체협약 관련 부대약정서’와 ‘사장방침(279호)-2015 노사합동해외연수추진계획’에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 두 번의 “노사합동 해외연수”는 각 나라에서 2개의 기관 방문을 제외 하고는 “지하철 시승” “기관방문 준비” 라는 이름으로 일정의 대부분을 보냈다. 심지어 해외연수의 목적이라고 밝힌 “양 공사 통합”은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일본 연수 보고서에는 JR동일본 노조와 동경지하철을 방문 해 문답을 한 내용이 실려 있다. (【표 13】참고)
문답을 통해 JR노조가 민영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민영화 된 동경지하철이 영업 흑자를 내고 있으며 노사 간 원만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문답을 토대로 낸 서울도시철도의 총평 살펴보면(【표 13】참고) 흑자운영과 민영화, 나아가 노사 화합까지 이루어 낸 기관의 방문 결과라 말하기에는 다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더욱이 JR동일본과 동경지하철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말 하고 있는데, 과연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재무현황은 어떠한가? 50%가 넘는 자본 잠식률, 매해 3000억 가까운 영업 적자를 내면서도 평균 357억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표 14】참고)
4. 결 론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만성적자, 성과급 잔치에도 불구하고 단체협약을 근거로 직원들의 해외연수 보장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연수’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일정,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제출 된 내용에는 진정으로 연수를 통해 공사의 발전을 꾀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 대다수였다. 방만경영과 더불어 임단협 시즌마다 시민들의 발을 볼모로 파업을 벌이며 안전사고까지 끊이지 않는 두 공사의 ‘해외연수’에는 어떠한 정당성도 찾아 볼 수가 없다.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직원 해외연수 현황
1. 문제 제기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지난 2014년 서울메트로가 빚더미 경영 속에서도 직원들이 2013년 한해 5억 원의 비용을 들여 해외연수를 다녀 온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2014년 상왕십리역에서 지하철 추돌 사고가 일어나, ‘안전’을 명분으로 진행 되었던 서울메트로의 해외 연수 의미에 의문을 제기하였으며, 실제 일정을 분석한 결과 연수라기보다는 관광에 가까운 일정이었음을 밝혔다. 그 뒤로도 서울메트로에는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다수 발생하였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는 그 후 서울메트로 직원의 해외연수 현황을 파악하고자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더불어 비슷한 현상이 예견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에도 같은 내용의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다.
2. 서울메트로 해외 연수
2012년 서울메트로의 노사단체협약서 제 122조(해외선진지하철 배낭여행)에는 ‘해외 선진 지하철의 운영 및 견문을 위한 해외연수는 연 200명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단협은 2년 단위로 새로 협약을 맺는데, 2014년의 노사단체협약서 제 119조에도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서울메트로는 ‘해외 선진기관 벤치마킹을 통한 견문 확장 및 동기부여로 직원 직무역량 발전은 물론 조직경쟁력 강화에 기여’ 한다고 해외 연수의 목적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테마형 해외기획연수’는 단순 외유성 해외여행이 아니라 분야별 필수역량과 연수테마를 연계하여 해외 선진지하철, 글로벌 기업, 공공기관 등 다양한 기관을 벤치마킹하고 해외지하철 운영현황, 관제센터, 안전관리, 고객관리(민원대응), 신사업, 노사관계 등을 비교 연구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메트로는 직원 지난 2013~2015년 동안 한해 평균 5억 원 이상의 예산으로 224명의 직원들의 해외 연수를 지원했다. (【표 1】참고).
2013년에는 총 211명, 15개팀이 각 테마(안전 4팀, 혁신 4팀, 서비스 4팀, 소통 3팀)로 12개국을 다녀왔으며, 소요 경비는 5억1500만 원이었다. ‘안전’을 테마로 일본을 다녀온 일정표를 보면, 아침 11시에 일본에 도착한 서울메트로 직원들은 아무 일정 없이 다음날을 맞는다. 다음날 역시 오전에 종합방재센터를 방문한 뒤, 오후에 록본기로 이동하여 미드타운, 록본기 지역을 ‘현지시찰’ 하였다. 다음날은 오전에 공공 교통 정책자료를 연구한 뒤, 오후에는 산악열차를 타고 하코네를 방문 하였다. 그 다음날의 일정은 요코하마로 전철을 타고, 요코하마를 방문하는 것이 [연수]라는 이름으로 일정의 전부였다.
서울메트로가 제공한 일정표는 매우 추상적이며(‘연구’), 일정표에 표시되지 않은 시간이 매우 길다. 더욱이 동경의 록본기, 미드타운, 하코네, 요코하마는 일본의 관광지로 유명한 곳으로, ‘연수’를 가장한 ‘관광’을 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위의 안전1팀과 같은 날(2013.10.21.) ‘혁신’을 테마로 홍콩행 비행기를 탄 서울메트로 직원들의 일정 역시 ‘관광’인지 ‘연수’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12시 45분에 홍콩에 도착한 직원들은 안전팀과 마찬가지로 그날의 일정은 없다. 다음날 오후에는 홍콩 지하철을 타는 것(홍콩 MTR 탑승 체험)이 일정의 전부이며, 다음날엔 페리를 타고 하루 종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관광한다. 그 다음은 중국으로 넘어가 심천을 ‘시찰’ 한다. 서울메트로에서 어떤 혁신을 위해 이와 같은 일정을 소화하는지 의문이 든다. 두바이로 연수를 간 또 다른 혁신 팀은 두바이에서 오직 ‘전용차량’으로만 이동하며 사막 사파리, 쥬메이라 팜아이랜드 등을 ‘현장시찰’ 했다.
‘소통’을 테마로 영국과 프랑스를 다녀 온 서울메트로 직원들의 일정은 더욱 관광일색이다. 일주일간의 연수 기간 내내, 방문한 유관기간은 런던지하철공사, 파리교통공사 단 두 곳이며 할애 시간은 오전 시간으로 매우 짧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2014년에 서울메트로측으로부터 받은 2013년 해외연수 일정을 공표하며 비난 여론이 일었던 점을 의식해서 인지, 이번에 새롭게 받은 2014, 2015년 일정에는 방문 일정을 상술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고 지적할 수 있는 점은, 2013년과 마찬가지로 모든 연수에서 방문하는 유관기관의 수는 최대 2개뿐이었다.
2014년에는 총 210명, 10개팀이 각 테마로 (교통체계 3팀, 서비스 1팀, 노사화합 1팀, 혁신 3팀, 해외사업 2팀) 13개국을 다녀왔으며, 소요 경비는 4억9100만 원이었다. 2호선 상왕십리역 지하철 추돌 사고가 일어난 당해에는, 2013년과 비교해 안전팀은 제외가 되었으며 교통체계 팀과 노사화합 팀이 새롭게 추가 되었다.
2014년 혁신팀의 일정표를 살펴 보면(【표 5】참고), 그나마 유관기관이라고 볼 수 있는 곳은 상해지하철박물관(연수3)과 상해 도시계획전시관(연수4)이며, 이 2개의 박물관 방문이 하루일정의 전부이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 열차 탑승을 연수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목적지가 어디인지, 하루 종일 열차를 탔다는 뜻인지 알 수 없다. 지하철 탑승을 핑계로 도심 여행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하루 일정은 항주로 이동하여 항주 임시정부청사를 방문하는데 전부 할애했는데, 길어야 1-2시간 방문할 청사 건물을 위해 하루를 온전히 할애했고, 그 다음날 바로 항주에서 출국하였다.
2015년에는 총 252명, 12개팀이 각 테마로 (경영 1팀, 고객 3팀, 운영 5팀, 기술 3팀) 12개국을 다녀왔으며, 소요 경비는 5억2600만 원이었다. 가장 많은 인원, 가장 많은 비용이 동원되었으며 체코·이탈리아·스위스 등 한층 더 많은 유럽 국가들이 여행지에 포함되었다. 또한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테마의 팀들로만 구성되었다.
해외연수로 이탈리아와 독일을 다녀온 운영팀의 일정을 보면, 이전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언뜻 보면 제대로 된 연수 일정 같지만, 결국 방문한 유관기관은 2곳(로마 메트로, 만하임 RNV사)이고 방문에 할애된 시간도 매우 짧다. 이탈리아에서 독일로 이동하는 날에는, ‘국가 간 교통네트워크 연구’를 한다는 명목 하에 아무런 일정이 없다. 그 외의 일정도 현지 교통 시설을 체험한다는 명목 하에 협궤열차, 트램, 경전철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어딘가’로 향했다.
가까운 나라, 일본으로 연수를 다녀 온 다른 운영팀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이 연수는 유관기관인 삿포로시 교통국 공공기관과 미나미 차량기지를 방문한다고 계획되어 있었는데, 이 두 기관을 일본에 방문한 당일 모두 방문했다. 이전에 오전에 일본에 도착한 팀이 당일에 아무런 일정이 없었던 것과 매우 비교된다. 그 후는 방문하는 곳은 아무 곳도 쓰여 있지 않고 여러 도시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가득 차 있다. 노보리베츠, 도야, 오타루 등은 유명 관광지인데 서울메트로는 이를 ‘버스, 지하철 교통네트워크 견학’, ‘여행자들을 위한 교통편의 체계 견학’ 으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선진국의 해외연수를 통해 선진적인 교통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하여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지 체험하는 일은 유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의 재정상태를 보면 이런 여유로운 ‘운영’을 해도 되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자본은 잠식되어 있는 서울메트로는 직원 1인당 부채가 3억 원을 웃도는 상황에서도 매년 500억 원 정도를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연수내용에 ‘스크린도어 등 안전시설 견학’을 내세우기도 하는데, 최근 구의역 사고를 비롯한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 사고 중에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못해 일어난 사고가 많아 이들이 연수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3. 서울도시철도공사 해외 연수
2011년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사단체협약서 제 104조(해외연수)에는 ‘공사는 조합원의 해외지하철 견학을 위하여 적극 지원한다’고 명시돼 있다. 2014년 단협 106조, 2016년 단협 104조에도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은 ‘벤치마킹’이라는 이름하에 세계 각 국을 견학했고, 점점 그 인원과 비용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표 10】참고).
2013년에는 총 94명, 10개 팀이 4개국을 다녀왔으며, 소요 경비는 134 백만 원이었다. 10개 팀 중 3개 팀이 중국(홍콩, 심천)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각 팀의 연수목적은 상이했으나, 일정은 대동소이 했다. 다녀온 뒤 작성된 보고서에는 연수에서 배운 것과 그를 통해 공사에 어떤 점을 반영하면 좋을지가 작성되어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2013년과 비교해 2015년 그 규모가 대폭 상승되었다. 2015년에 특기할만한 해외연수는 11월 15일부터 20일, 4박 6일 동안 12명의 직원이 호주로 다녀온 “노사합동 해외연수” 이다. 보고서에서 이 연수의 목적과 출장 일정을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이들이 돌아온 직후 11월 23일부터 27일까지, 4박 5일간 “노사합동 해외연수”는 한 차례 더 시행 되었다. 이 연수 역시 “양공사 통합 등 급격한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상호 신뢰하며 조직발전 및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에 기여하고자 연수를 실시함” 이라고 연수의 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이 연수의 근거는 ‘임금단체협약 관련 부대약정서’와 ‘사장방침(279호)-2015 노사합동해외연수추진계획’에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 두 번의 “노사합동 해외연수”는 각 나라에서 2개의 기관 방문을 제외 하고는 “지하철 시승” “기관방문 준비” 라는 이름으로 일정의 대부분을 보냈다. 심지어 해외연수의 목적이라고 밝힌 “양 공사 통합”은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일본 연수 보고서에는 JR동일본 노조와 동경지하철을 방문 해 문답을 한 내용이 실려 있다. (【표 13】참고)
문답을 통해 JR노조가 민영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민영화 된 동경지하철이 영업 흑자를 내고 있으며 노사 간 원만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문답을 토대로 낸 서울도시철도의 총평 살펴보면(【표 13】참고) 흑자운영과 민영화, 나아가 노사 화합까지 이루어 낸 기관의 방문 결과라 말하기에는 다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더욱이 JR동일본과 동경지하철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말 하고 있는데, 과연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재무현황은 어떠한가? 50%가 넘는 자본 잠식률, 매해 3000억 가까운 영업 적자를 내면서도 평균 357억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표 14】참고)
4. 결 론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만성적자, 성과급 잔치에도 불구하고 단체협약을 근거로 직원들의 해외연수 보장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연수’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일정,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제출 된 내용에는 진정으로 연수를 통해 공사의 발전을 꾀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 대다수였다. 방만경영과 더불어 임단협 시즌마다 시민들의 발을 볼모로 파업을 벌이며 안전사고까지 끊이지 않는 두 공사의 ‘해외연수’에는 어떠한 정당성도 찾아 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