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立法)은 국회의 고유 권한이다. 입법을 위한 법률안 제안 또는 제출은 국회의원 10인 이상 또는 정부제출로 이루어진다. 국회의장은 제출된 법안을 의원에게 배부하고 본회의에 보고한 후 소관 위원회에 회부하여 심사하게 한다. 이후 각 상임위원회는 회부된 법률안에 대해 상정하여 제안자 취지 설명, 전문위원 검토보고, 대체토론, 소위원회심사보고, 축조심사, 찬반토론, 의결(표결)의 순서로 심사한다.
위원회의 심사를 마친 법률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어 체계·자구 심사를 거치게 된다. 법사위의 심사를 거친 법률안은 본회의에 상정되어 심사보고, 질의·토론을 거쳐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즉, 법률안은 제출부터 본회의 처리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된다. 법률안의 처리 일수는 법률안의 내용, 성격(쟁점 및 무쟁점), 시급성 등에 따라 다양하다.
제19대 국회 상임위원회별 가결법률안 평균 처리일수
제19대 국회 개원 첫해인 2012년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었다. 그 결과 이명박 정부에 이어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다.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국회 상임위원회도 개편되었다. 국회개원부터 2013년 3월 정부 조직개편까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가결된 법률안의 평균 처리일수는 약 100일이었다. 반면 정부 조직개편 이후 법률안 평균 처리일수는 227일로 개편 전에 비해 2배 이상 시일이 걸렸다(【표 1】참조).
【표 1】제19대 국회상임위원회별 법률안(가결) 처리일수
의원발의 법률안의 상임위별 평균 처리일수
법률안(가결 건) 중 의원발의 법률안의 평균 처리일수를 살펴보면 국회개원부터 2013년 3월 정부 조직개편이전까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가결된 법률안의 평균 처리일수는 115일이었다. 반면 정부 조직개편 이후 의원발의 법률안 평균 처리일수는 248일로 개편 전에 비해 2배 이상 시일이 걸렸다(【표 2】참조). 조직개편 이후 법안 처리 일수가 가장 많았던 위원회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평균 404일이 소요되었고, 다음은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로 378일, 기획재정위원회 332일, 국토교통위원회 252일 순이다.
【표 2】제19대 국회 의원발의 법률안의 상임위원회별 처리일수
정부제출 법률안의 상임위별 평균 처리일수
한편 정부제출 법률안(가결)의 평균 처리일수는 정부조직 개편이전에는 평균 84일이 걸리다가 2013년 정부조직 개편 이후에는 206일로 거의 3배 가까이 늘어났다. 개편이후 평균 처리일수가 가장 오래 걸린 위원회는 환경노동위원회로 278일 다음은 법제사법위원회로 276일, 국방위원회 265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260일 순이다( 【표 3】참조).
【표 3】제19대 국회 정부제출 법률안의 평균 처리일수
법안 처리일수 왜 배로 늘어났나?
19대 국회 들어 법안발의는 수적 팽창했지만 처리율은 저조하고 처리기일은 증가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우선 개정국회법, 일명 ‘국회선진화법’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국회선진화법 하에서는 법안 상정 및 심의 등 일련의 과정이 ‘정치적 거래’ 및 ‘정치적 협상’의 수단으로 변질되었다. 쟁점법안이라 할지라도 상식과 합리를 바탕으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협상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전혀 연관이 없는 법안도 당리당략에 따라 서로 주고받거나 끼워넣는 ‘거래의 정치’가 일상화되었다. 국민이 간절히 원하는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한 법안조차 거래와 흥정의 대상이 되었다.
두 번째는 사회적 이슈의 정치화라고 할 수 있다. 19대 국회 개원 당시 야당은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으로 장기간 장외투쟁을 벌였고, 이후 철도민영화, 공무원연금개혁, 세월호 사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 매번 사회적 이슈를 국회로 가지고와 파행과 공전의 빌미로 삼았다.
제19대국회 상임위원회별 법률안처리 평균 일수 현황
의원발의 법률안의 상임위별 평균 처리일수
정부제출 법률안의 상임위별 평균 처리일수
법안 처리일수 왜 배로 늘어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