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조종사노조의 파업
	2005-08-04
아시아나 조종사노조의 파업 기업 성장 먼저 생각하는 사고의 전환 필요 그래야 윈윈게임 이뤄 아시아나 조종사노조의 파업이 벌써 보름이 지났다. 노사 간 협상은 진행되고 있으나 합의된 사항은 별로 없고 자기 입장만을 고수하려는 것처럼 보여 협상의 묘미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사측의 최종 수정안 제시에도 불구하고 협상 결렬과 함께 파업 장소를 옮겨서 파업을 확대 진행하는 등 양측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인상이다. 그렇지 않아도 선진국의 일반 항공사와 달리 화물 수송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 항공사의 실정에서 국제 상거래 신인도 하락이 예견되고, 특히 중소 수출 제조업체나 화물업계의 비명 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이들은 하나같이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일 년씩이나 기다려오던 휴가 여행객들은 스케줄에 차질을 빚고 있는 피해당사자로서 조종사노조를 향한 원망과 함께 장기적 기업 이미지 손상이 우려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지금 노사 간에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노조의 요구조건을 보면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승객 안전을 최우선 모토로 세계를 매일같이 드나드는 전문 직업상 영어 시험이나 음주 측정문제는 협상 의제 성격으로서 약해 보이고, 무료 티켓 추가 요구 부분은 지엽적인 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비행시간 단축문제는 일괄적으로 국제항공사 간 산술적 비교보다는 각 국가나 항공사 자체적으로 경영전략상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객관적 자료를 가지고 협상을 한다면 쉽게 풀 수도 있을 것이다. 인사권 참여문제는 그동안 수많은 노사 협상에서 단골 메뉴로 등장해 왔으나 아직은 우리 기업 정서에 경영권 침해로 이해되고 있으므로 노조는 사측의 경영권을 인정하고 사측은 노조의 노동권을 인정하여 상호 존중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사실 조종사 파업이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조종사들의 높은 억대 연봉이라는 점과 상대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조기퇴직자와 비교한다든지 심지어 청년실업 및 비정규직의 어려움을 들추어 비난의 화살을 노조측으로 돌리는 것이 지금의 사회 분위기이다. 이제 파업기간도 많이 지났고 회사나 관련 업계의 피해액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가장 성수기 때 시작한 파업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회사측도 가슴 아픈 일이지만 노조측도 마음 편할 리 없을 것이다. 국민들은 성수기가 끝나기 전에 파업이 종식되어 아름다운 색동저고리가 하늘에 펄럭이기를 바라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노조도 기업의 성장이나 발전을 먼저 생각하는 사고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지 않고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를 제어할 방법이 없다.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되면 산업공동화가 심화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고용 감소, 소득 감소, 소비 감소, 경기 침체로 연결되어 우리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이제 아시아나 노조는 최소한의 근로조건 개선의 명분을 찾고 회사는 몇 가지 사항을 양보하여 앞으로 거대 국제항공사와 비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윈·윈전략으로 국제적 최고의 항공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김안호 (조선대 교수 경제학) 출처 - 조선일보 2005. 8. 4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