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한국

“센터링! 황선홍선수 헤딩 슛! 골인~!

심판의 경기 마감 휘슬과 함께 한국이 미국을 1:0으로 이겼습니다. 국민여러분! 우리 한국팀이 6월 4일 폴란드 전을 승리로 이끌고 미국을 상대로 또 다시 이겼습니다. 오늘은 한국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흥분된 아나운서의 목소리와 함께 경기장 한쪽을 가득 메운 붉은 악마 응원단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Fighting Korea!를 외치고 있는 모습은 가까운 장래 벌어질, 아니 벌어졌으면 하는 희망사항이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미국 시청자를 비롯한 위성중계를 보는 대부분 외국인들은 이상한 것을 느낄 것이라 생각된다. ‘한국인들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호전적이구나?’, ‘경기를 하면서 왜 “싸워라!”하고 외치는 것일까?’

어떤 이유로 우리는 응원을 하면서 “Fighting Korea!”라고 외치는 것인지, 아마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도 한번은 생각해 봤으리라 여겨진다.

우리는 ‘Fighting’이라는 단어가 지닌 호전적인 의미와 함께 대부분의 나라에서 응원할 때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호주에 갔을 때 TV를 통해서 본 호주인들의 응원 구호는 Go Go! Auzie!였다. 물론 호주가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영어를 쓰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또한 대부분 영어권 국가에서도 응원할 때 Go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한국팀을 응원하기 위한 구호로 “힘내라 한국!”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또한 한글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그 뜻을 대충 알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잘못된 영어를 사용해 국민교육수준을 의심케 하는 우매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월드컵이라는 국제적인 행사를 앞두고 우리의 응원 문화, 특히 구호를 우리 한글을 이용한 “힘내라 한국”으로 바꿔 사용하기를 주장한다. 그리고 굳이 영어를 쓰겠다면 Go! Go! Korea!라고 외치는 것이 제대로 된 사용법일 것이다.

자랑스러운 태극 전사들의 선전을 “힘내라 한국!”이라는 자랑스러운 우리 한글 구호로 민족 자존심을 살렸으면 한다.

2002년 4월 22일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안진석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