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성장으로 양극화 극복하자
	2005-02-25
동반 성장으로 양극화 극복하자 참여정부 2주년을 맞아 그간의 공과에 대한 평가와 남은 3년의 과제에 관한 토론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체로 여·야, 전문가와 일반 국민이 모두 정치개혁에는 후한 점수를 주면서도 경기침체와 양극화로 인해 사회통합이 악화된 데 대한 참여정부의 대책이 미흡함을 들어 경제와 사회 부문에는 낮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한국 민주주의의 등급을 한 단계 상승시킨 정치적 업적에도 불구하고 피부로 체감하는 민생이 악화되어 참여정부는 전반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참여정부가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명백해진다. 경제성장의 회복과 사회통합의 실현이다. 그런데 이 두 과제는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적인 구도하에서는 성공적 추진이 어렵다. IMF 경제위기 이후 우리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IT산업을 발굴하였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IT혁명이 일어나면서 우리 경제는 IT기반 경제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그런데 IT 경제는 기술집약적 속성이 있기 때문에 노동력을 절약하면서 성장이 이루어지는 ‘고용없는 성장’을 낳아, 성장이 이루어질수록 분배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사회의 양극화를 초래하여 사회통합을 약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정책과 사회정책, 성장정책과 분배정책을 연계해서 통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경제성장과 분배의 통합적 추진모델로 제시되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이 언급하고 있는 동반성장 모델이다. 동반성장 모델은 경제가 성장해야 분배할 수 있는 자원이 생긴다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먼저 혁신을 통해 경제성장을 달성하여 분배가용자원을 축적해야 한다. 중소기업,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국가혁신 시스템을 구축하고 IT산업의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성장동력산업의 지원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해야 한다. 이러한 경제성장으로 창출된 자원을 바탕으로 성장의 그늘에 있는 시장의 열패자(劣敗者), 사회적 약자, 낙후 지역, 여성과 노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분배정책을 통해 그들을 다시 사회통합의 틀 속으로 포용해야 한다. 그런데 사회통합을 위해 분배정책을 펼 경우 과거와 같이 성장잠재력을 침식할 수 있는 시혜적인 나눠주기식 분배가 아니라 인적 자본 투자를 통해 성장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 말하자면 사회복지(welfare) 방식이 아니라 근로복지 (workfare) 방식으로 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 중소기업 노동자, 자영업자, 신용불량자, 실업자, 생활보호대상자들에게 직업훈련비를 유급으로 제공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면, 그 일자리는 새로운 소득의 원천을 만들어 소비를 진작시키고, 그 소비는 새로운 성장을 견인하는 동력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살아난 성장은 분배를 위한 자원을 제공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다. 또한 재훈련을 통해서 가치가 높아진 인적 자본을 가진 노동자들이 다시 노동시장에 복귀할 경우 한국경제의 생산성을 높이고 지속적 성장의 바탕이 될 것이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이자 성장의 견인차이다. 참여정부의 분배 정책이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삼을 때, 성장과 분배, 경제와 사회의 동반성장이 이루어질 것이다. 혁신주도형 경제와 성장촉진형 분배가 통합적으로 결합되는 동반성장체제를 만들어 내는 것이 ‘골고루(분배) 잘 사는(성장) 선진 한국’으로 가는 기본적인 방법론이자 국가전략이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출처 - 조선일보 2005. 2. 25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