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미룰 문제 아니다
	2004-10-07
북한인권 미룰 문제 아니다 지난 7월 21일 미 하원을 통과한 북한인권법안이 일부 수정되어 9월 28일에 상 원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동 법안은 하원에서의 재통과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내년 초부터 발효될 것으 로 예상된다. 법안 채택의 배경에는 재미교포를 포함한 미국 기독교계 및 국내 일부 기독교계와 인권단체들의 적극적인 연대활동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것 으로 보인다. 북한인권법안은 미국과 동북아 관련국들이 북한과의 대화에서 인권을 주요 요 소로 다루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국무부 내 북한인권특사 임명 및 동북아지역 내 인권대화 추진을 포함하고 있다. 북한인권법안은 대북지원과 인권문제를 연계하도록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대 신 대북지원과 인권연계의 필요성을 의회의 입장 정도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 만 미국의 대북 비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종교자유 등 북한주민들의 기본권 존중, 북한주민과 미국거주 친척간의 이산가족 상봉 허용, 납치 일본인 및 납 북자의 정보공개 및 가족을 포함한 송환 등과 연계할 것이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탈북자에 대한 보호는 2003년 상ㆍ하원에 상정된 북한자유화법안 및 북한인권 법 원안에서 담고 있던 우선입국조항 및 주변국의 임시보호조치 등이 삭제됐다 . 다만 탈북자들의 미국 망명 및 난민지위 신청을 원천적으로 제약하고 있던 우 리 헌법에 의한 남한주민 규정을 유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탈북자 들의 미국망명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북한인권법안은 탈북자들의 보호 및 정착의 일차적 책임 소재는 한국 정부에 있다. 또한 법안의 의도가 해외 체류 탈북자들이 우리 헌법에 의해 보 장된 국적권 선택을 저해하거나 이미 우리 국적을 취득한 국내 입국 탈북자들 에 대해 망명신청권을 적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번 법안으로 해외체류 탈북자들이 미국의 재외공관을 포함한 미국에서 망명 및 난민신청을 할 수 있으나, 모든 신청자들의 입국을 허용하지는 않게 될 것 이다. 즉 미국은 보호신청 탈북자들을 이민국적법에 규정된 심사절차에 따라 개별적으로 보호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우선적인 보호의 대상은 아마도 북한에서 종교적 박해를 경험하였거나 미국에 친척이 있는 탈북자들이 될 것으 로 보인다. 지난 7월 북한인권법안이 미 하원에서 통과되자 북한은 이를 '북한의 정권교체 와 제도붕괴를 꾀하는 적대정책'이라고 비난하면서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이어서 동남아체류 탈북자의 집단입국이 이루어지자 북한은 남북 장관급회담 등 남북 당국간 대화 및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4차 6자회담에 응하지 않고 있 다. 향후 미국의 대북방송을 통해 외부정보 유입이 가속된다면 주민들의 외부 세계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체제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이 받는 체제위협은 매우 심각할 것으로 평가된다. 탈북자 지원단체에 대 한 연 2000만달러 재정지원 등 중국정부에 대한 압력이 강화된다면 탈북자들의 선택 폭도 커지게 될 것이다. 지난 7월 이후 조문불허, 집단입국 등을 이유로 북한이 강력한 불만을 표시함 에 따라 남북당국간 대화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지만 개성공단 및 경제협력사 업, 인도적 지원 및 올림픽 공동 입장 등 체육분야 남북협력은 지속되어 왔다. 단기적으로 북한이 미국과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일 것이나 유럽과 의 인권대화에 참여했던 것처럼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및 관련국과의 인권대화 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인권위원회의 대북인권결의안에 따라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임명되었으며, 유엔총회에서도 북한 인권문제가 논의되어야 하는 현실에서 국제사회의 지원에 지난 10여 년 간 의존해 온 북한은 국제사회와의 인권논의를 어떤 형식으로든 지 수용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도 북한 인권의 실태에 대해 좀더 깊은 관심을 갖고, 국제사회와 협력을 통해 북한주민들의 실질적인 인권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여 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당국에도 이산가족문제를 포함한 남북간 인도주의 사 안을 해결하기 위한 협조를 촉구하는 한편 대북지원 과정에서 인도주의 원칙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여야 할 것이다. 이금순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센터소장) 출처 - 매일경제 2004. 10. 7 테마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