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자 100만 시대
	2004-04-02
청년실업자 100만 시대 최근 일본에서는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못 얻어 자살하는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고 한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가 우리나라라고 해서 안 일어난다고 볼 수는 없 다. 실제로 일부 젊은이가 50∼60년대에나 있을 법한 '장발장' 식의 생계형 범 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을 우리는 언론으로부터 접하고 있다. 우리의 젊은이가 실업으로 인해 겪고 있는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주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다. 통계청의 고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청년실업률이 9.1%로 3년 만에 최 고치로 올라섰다. 이것은 전체 실업률 3.9%의 두 배가 훨씬 넘는 수준이다. 46 만여 명의 젊은이가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군복 무, 학업연장, 취업포기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 인구에 포함되지 않은 청년층을 추가로 고려하면 청년 실업자수는 거의 1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이러한 청년실업은 개인의 고통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궁 극적으로 사회불안으로 이어지고 경제성장 잠재력을 훼손해 국가와 민족 장래 를 어둡게 할 수도 있다. 지금의 청년실업문제는 경기 침체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의 수급 괴리와 함께 ' 고용 없는' 성장구조 등 복합적인 요인에 연유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대졸 청년인력 공급은 95년의 32만명에서 2003년에 50만명으로 크게 증가했으 나 노동시장은 이들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도 신규 인력에 대한 재교육 부담을 떠안기보다는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더욱이 청년구직자들에게 인기 있는 공기업이나 대기업 금융기관에서는 최근 5 년 동안 3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굴뚝산업의 IT화와 공장의 해외이전 등으로 청년실업문제는 구조 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반면 보수와 근무환경 면에서 열악한 중소기업들은 심각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청년실업 문제는 특정 부처만이 아니라 전 중앙정부와 지방자체단체, 기업, 노 조, 교육기관들이 범국가적으로 종합대책을 신속히 수립해 대처해야 한다. 90 년대 말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던 영국은 '뉴딜' 정책을 통해 이 를 슬기롭게 극복했다고 한다. 그리고 독일은 '점프' , 프랑스는 '트레이스' 프로그램을 도입해 많은 성과를 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우리 실정에 맞는 장ㆍ단기 청년취업대책 프로그램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때다. 구직자의 교육 수준과 개인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되고 시스 템화된 구직 지도체계를 확립해야겠다. 학교 교육과 노동시장간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정원을 조정하고 산업 현장의 수요에 맞도록 대학교육을 개편해 나가야 할 것이며 또한 노동시장의 모든 정 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연결시켜 주는 인프라스트럭처도 구축해 나가야겠다 . 그러나 이 같은 대책들은 중장기적으로 그 효과가 가시화되기 때문에 여러 가 지 형태의 단기 대책이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 공공부문에서 직원 채용을 확대 한다든지, 청소년 직장체험 프로그램이나 해외봉사단 파견 등과 같은 각종 단 기 일자리 창출시책과 함께 직업훈련과 연수기회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겠다. 물론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를 조속히 회복시키는 것도 대 단히 중요한 일이다. 근본적으로는 기업하기 좋은 경제사회 환경을 조성하면서 창업을 활성화하고 고용을 창출하기 위한 제도개선 노력이 한층 강화돼야 한다 . 특히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창업기업에 대해서는 각종 세금혜택과 금융지원 등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업별로 신규로 창출되는 일자리의 일 부를 청년들에게 우선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시책도 함께 강구해 나가 야 할 것이다. 최근 정부뿐만 아니라 정당마다 청년실업 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을 총선 캐 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어 청년실업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지만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이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의 일회성 응급처 방으로 끝나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지금 시급한 것은 미래 주역인 우리 젊은 이에게 희망을 주고 땀흘려 열심히 뛸 수 있는 '일자리' 를 마련해주는 일이다 . 정말 정부ㆍ기업ㆍ노조ㆍ교육기관 등 나라 전체가 청년실업문제를 서둘러 해 결해야 할 때다. 한갑수 (서울대 기술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출처 - 매일경제 2004. 4. 2 테마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