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발표한 대기업 규제완화방안과 27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공정거래법개정안은 겉포장만 규제완화이지 알맹이는 규제강화이다.
이 방안대로라면 정부가 관리하는 기업의 범위가 자산규모 2조원이상의 기업집단으로 늘어난다. 기업집단에 소속해 있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피해기업의 수가 대폭 늘게 되었으니 경쟁정책이 더욱 후퇴하는 셈이다. 30대기업집단지정제를 자산순위기준에서 5조원이상 자산규모기준으로 바꾼다고 하지만 공기업이 새로 포함되고 경제규모가 커지다 보면 매년 규제대상이 늘게 되어 있어 규제대상을 줄인다는 것도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또 출자총액한도를 해소하지 못한 초과출자분과 2조원이상 기업집단에 속하는 금융보험회사의 계열사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겠다고 하는데 자꾸만 확대되는 의결권제한에 기업들은 불안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또 출자총액한도를 순자산의 25%라는 비현실적인 선으로 책정해 놓고 초과소유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것은 그 발상 자체가 황당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공정위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주식의 내역을 회사로부터 신고받아 의결권행사 여부를 결정토록 규정하는 것은 민간기업의 지배권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과 간여를 의미하는 것으로 자본주의의 취지에
어긋나는 제도이다. 민간기업들에 대한 의결권제한 규제가 무분별하게 늘어날 때 주식회사제도는 껍데기만 남고 자본주의는 활력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또 의결권제한이 언제 법제화될지 모르는 나라에 누가 창업이나 투자를 하려 할 것인지도 헤아려 보아야 할 것이다. 걸핏하면 소유권의 본질적 내용을 제약하려 할 때 외자는 빠져나가려 할 것이고 기업의 창의는 메말라 버릴 것이다.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 방지를 위해 의결권제한을 없애야 할 판에 오히려 늘린다 하니 거꾸로 가는 규제개혁에 기업들은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출자총액규제와 같은 불합리한 규제를 없애는 것은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당연한 조치인데도 마치 선심을 베푼 양하고 다른 규제로 보상받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니 참으로 딱할 노릇이다. 그 동안의 기업개혁으로 시장의 자생적 기업감시기능이 놀랄만큼 커졌는데도 시장을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기업의 일거수일투족을 정부가 챙기겠다고 하니 마치 곳간열쇠를 다 큰며느리에게 넘기지 않으려는 시어머니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상호출자든 채무보증이든 선진국을 능가할 정도로 기업공시제와 회계제도가 확충되었고 수많은 국내외투자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데도 시장감시에 맡길 생각을 안하고 2중, 3중의 규제로 대기업들을 묶어놓으려 하니 이런 상태로는 경제회생이 제대로 될 수가 없다.
기업경쟁력제고를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은 금년 4월부터 회사분할제도를 도입하여 기업들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사업을 분리,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줌으로써 시행 6개월만에 90건의 활용건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 제도도입으로 일본기업들은 사업이전을 위해 자유롭게 새 회사를 만들 수 있게 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사업재편을 조기에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일본은 순자산의 100%까지 허용되어 있는 출자총액규제마저도 자국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내년부터 폐지키로 확정한 바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지난 달 일본은 연결납세제도를 도입하는 안을 발표하였다. 이 제도는 그룹 내 흑자기업의 이익과 적자기업의 손실을 합산해서
법인세액을 계산하는 제도로 100% 자회사의 설립을 세제측면에서 지원해 주게 되어 기업은 대담한 조직재편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설립과 분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규제혁파와 제도정비와 세제상의 우대조치를 강구하는 일본에 비하면 우리 정부는 정반대로 시장경제에 반하는 규제를 자꾸만 늘려 가고 있다. 책상 위에서나 형식적인 간담회 자리에서 시장을 보려 하니 변화된 시장의 모습이 제대로 보일 리 없고 현장을 잘 살피지 않으니 시장감시기능이 얼마나 커졌는지 알 리가 없다. 우리의 경쟁국가들이 고정관념을 탈피한 통 큰 규제개혁을 발빠르게 추진하는데도 우리는 부처이기주의 장벽을 조금도 뚫고 있지 못하니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다.
치열한 글로벌경쟁체제 하에서 쇄국적 경쟁정책을 고집하는 한 경제난은 풀리지 않을 것이다. 재벌개혁이라는 형식논리에 너무 집착하지말고 색안경을 과감히 벗어 던져야만 올바른 규제개혁방안이 잡히는 법이다. 당면한 경제난 해소를 위해 보이지 않는 답을 찾으려 애쓸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답을 찾아야 한다. 규제총량을 오히려 늘린 이번 공정거래법개정안은 경쟁정책과 시장경제원리에 부합되도록 국회심의과정에서 대폭적인 손질을 해야 한다.
거꾸로 가는 대기업규제 개혁
지난 15일 발표한 대기업 규제완화방안과 27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공정거래법개정안은 겉포장만 규제완화이지 알맹이는 규제강화이다.
이 방안대로라면 정부가 관리하는 기업의 범위가 자산규모 2조원이상의 기업집단으로 늘어난다. 기업집단에 소속해 있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피해기업의 수가 대폭 늘게 되었으니 경쟁정책이 더욱 후퇴하는 셈이다. 30대기업집단지정제를 자산순위기준에서 5조원이상 자산규모기준으로 바꾼다고 하지만 공기업이 새로 포함되고 경제규모가 커지다 보면 매년 규제대상이 늘게 되어 있어 규제대상을 줄인다는 것도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또 출자총액한도를 해소하지 못한 초과출자분과 2조원이상 기업집단에 속하는 금융보험회사의 계열사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겠다고 하는데 자꾸만 확대되는 의결권제한에 기업들은 불안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또 출자총액한도를 순자산의 25%라는 비현실적인 선으로 책정해 놓고 초과소유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것은 그 발상 자체가 황당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공정위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주식의 내역을 회사로부터 신고받아 의결권행사 여부를 결정토록 규정하는 것은 민간기업의 지배권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과 간여를 의미하는 것으로 자본주의의 취지에 어긋나는 제도이다. 민간기업들에 대한 의결권제한 규제가 무분별하게 늘어날 때 주식회사제도는 껍데기만 남고 자본주의는 활력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또 의결권제한이 언제 법제화될지 모르는 나라에 누가 창업이나 투자를 하려 할 것인지도 헤아려 보아야 할 것이다. 걸핏하면 소유권의 본질적 내용을 제약하려 할 때 외자는 빠져나가려 할 것이고 기업의 창의는 메말라 버릴 것이다.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 방지를 위해 의결권제한을 없애야 할 판에 오히려 늘린다 하니 거꾸로 가는 규제개혁에 기업들은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출자총액규제와 같은 불합리한 규제를 없애는 것은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당연한 조치인데도 마치 선심을 베푼 양하고 다른 규제로 보상받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니 참으로 딱할 노릇이다. 그 동안의 기업개혁으로 시장의 자생적 기업감시기능이 놀랄만큼 커졌는데도 시장을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기업의 일거수일투족을 정부가 챙기겠다고 하니 마치 곳간열쇠를 다 큰며느리에게 넘기지 않으려는 시어머니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상호출자든 채무보증이든 선진국을 능가할 정도로 기업공시제와 회계제도가 확충되었고 수많은 국내외투자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데도 시장감시에 맡길 생각을 안하고 2중, 3중의 규제로 대기업들을 묶어놓으려 하니 이런 상태로는 경제회생이 제대로 될 수가 없다.
기업경쟁력제고를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은 금년 4월부터 회사분할제도를 도입하여 기업들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사업을 분리,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줌으로써 시행 6개월만에 90건의 활용건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 제도도입으로 일본기업들은 사업이전을 위해 자유롭게 새 회사를 만들 수 있게 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사업재편을 조기에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일본은 순자산의 100%까지 허용되어 있는 출자총액규제마저도 자국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내년부터 폐지키로 확정한 바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지난 달 일본은 연결납세제도를 도입하는 안을 발표하였다. 이 제도는 그룹 내 흑자기업의 이익과 적자기업의 손실을 합산해서
법인세액을 계산하는 제도로 100% 자회사의 설립을 세제측면에서 지원해 주게 되어 기업은 대담한 조직재편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설립과 분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규제혁파와 제도정비와 세제상의 우대조치를 강구하는 일본에 비하면 우리 정부는 정반대로 시장경제에 반하는 규제를 자꾸만 늘려 가고 있다. 책상 위에서나 형식적인 간담회 자리에서 시장을 보려 하니 변화된 시장의 모습이 제대로 보일 리 없고 현장을 잘 살피지 않으니 시장감시기능이 얼마나 커졌는지 알 리가 없다. 우리의 경쟁국가들이 고정관념을 탈피한 통 큰 규제개혁을 발빠르게 추진하는데도 우리는 부처이기주의 장벽을 조금도 뚫고 있지 못하니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다.
치열한 글로벌경쟁체제 하에서 쇄국적 경쟁정책을 고집하는 한 경제난은 풀리지 않을 것이다. 재벌개혁이라는 형식논리에 너무 집착하지말고 색안경을 과감히 벗어 던져야만 올바른 규제개혁방안이 잡히는 법이다. 당면한 경제난 해소를 위해 보이지 않는 답을 찾으려 애쓸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답을 찾아야 한다. 규제총량을 오히려 늘린 이번 공정거래법개정안은 경쟁정책과 시장경제원리에 부합되도록 국회심의과정에서 대폭적인 손질을 해야 한다.
(李炯晩, 자유기업원 부원장, lhm@cfe.org)
출처-자유기업원 홈페이지
* 위 글의 내용은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