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추경호 경제팀 과제는 ‘성장과 물가’ - 양준모
2022-05-11


추경호 경제팀 과제는 ‘성장과 물가’






문재인 정권은 고용 참사로 시작해서 부동산 가격과 물가 폭등으로 막을 내리고 있다. 문 정권은 빚더미와 함께 경제위기 상황을 넘겨주는 최악의 정권으로 기록될 것이다. 문 정권의 실패는 지지율 유지를 위해 돈을 풀고 문제 해결을 회피한 것에 기인한다. 엄중한 상황에서도 문 정권은 자신들의 책무를 회피하고 통화정책의 수장을 자기 멋대로 지명했다. 출범을 앞둔 윤석열 정부 ‘추경호 경제팀’의 짐은 그만큼 무거워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3월 4.1%였다. 지난해부터 매월 10년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나, 실제로는 돈을 더 풀고 있었다. 총통화증가율은 2017년 8월 4.6%에서 계속 증가해 올해 1월에는 13.1%까지 올랐다. 현재의 물가상승은 대외요인보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실패에 기인한다.




자산시장은 유동성을 반겼고, 빚으로 연명하는 문 정권도 저금리 상황을 즐겼다. 국민을 위한 정책보다 지지율 관리와 선거 결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 당국자들의 무책임으로 총체적 위기가 발생했다. 국가채무의 급증으로 금리가 오르고 재정의 자금 조달 상황도 악화했다. 집 없는 서민들은 벼락 거지가 됐고, 월급 빼고는 다 오른 물가 때문에 장보기가 무서운 세상이 됐다. 가계부채로 시달리는 국민의 삶은 세금폭탄과 금리 인상으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문 정부는 변명을 찾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공급망 불안정으로 물가 상승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더니, 이젠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올랐다고 한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소비자물가상승률도 3월 3.3%로 목표치를 넘어선 지 오래다. 자신들이 돈을 풀어 놓고 책임을 회피하다 보니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




지난 6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3월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자산시장이 요동쳤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를 올리는 빅스텝 정책을 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국채 가격이 급락했다. 10년물 미 재무부 국채 금리가 2.65%를 돌파하기도 했다고 한다. 주식시장이 대외 환경에 민감해진 것도 국내 경제의 취약성 탓이다. 문 정부는 가계·기업·정부 등 모든 경제 주체의 역량을 허물어 버렸다.




추경호 경제팀의 과제는 무엇인가.




첫째, 정책 당국의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테일러 규칙이나 소비자물가상승률 기준으로 검토해도 현재의 기준금리는 적정한 수준이 아니다. 기준금리 인상 계획을 명확하게 밝힘으로써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 둘째, 국고채 추가 발행은 자제하고 재정의 지출 구조 조정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 셋째, 효과적인 국가채무 관리로 국가 신인도를 제고하고, 국채시장과 외환시장의 강건성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산업과 연계된 통상정책으로 공급망의 병목현상을 해결하고, 규제 완화로 기업의 성장 동력을 회복해야 한다. 다섯째, 국민연금을 동원한 불법적인 경영 개입을 중단하고 합리적인 기업정책으로 자본시장을 발전시키고, 취약 차주(借主)에 대한 관리 방안을 마련해 금융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은 위기 상황이다. 섣부른 행동보다 섬세한 계획과 시장과의 소통이 우선이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성장과 물가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것을 기대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출처- 문화일보 2022. 4.11[칼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204110107311100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