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의 융합과 인터넷상의 표현

방송은 대표적인 미디어매체이다. 방송은 라디오에서 TV로, 그리고 통신의 발전으로 인터넷이 새로운 매체가 되면서 통신과 융합이 이루어졌다. 이제 인터넷을 이용한 라디오, TV의 청취나 시청은 당연한 수단이 되고 있다. 방송은 방송법 제2조에서 정의하고 있는 것처럼 방송프로그램을 기획·편성 또는 제작해 이를 시청자인 공중에게 전기통신설비에 의해 송신하는 것을 말하는데, 방송에는 텔레비전방송과 라디오방송, 데이터방송 및 이동멀티미디어방송 등이 있다.

방송법상 방송에는 인터넷 등 통신망을 통해 제공하거나 매개해 방송프로그램을 송신하는 방송을 데이터방송에서 제외한다고 하고 있지만,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은 방송통신을 정의하면서 방송법상의 방송뿐만 아니라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상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및 전기통신기본법상 전기통신까지 방송통신으로 보면서 방송통신의 융합을 법률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방송통신의 전형적인 모습인 인터넷방송도 방송에 포함시키는 것은 당연한 법리라고 볼 수 있다.

헌법 제21조 제3항은 통신·방송의 시설기준에 대한 법정주의를 규정하고 있어서, 외형적으로 방송과 통신을 구별하고 있지만, 방송통신의 융합을 부정하거나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의 자유의 보장을 위해 이를 포섭하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즉 방송통신의 융합으로 언론의 자유가 확대되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 강화되어 법치국가가 지향하는 기본권의 최대한 보장에 합치되는 것이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촉진하게 된 것은 인터넷의 등장이다.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언론과 정보환경이 바뀌었다. 과거 방송을 통해 일방적으로 주어진 정보만 접근할 수 있었던 때와 달리 인터넷은 개인이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면서 전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세계를 순간적으로 연결하는 인터넷망은 상호 접속과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방송통신의 영역에서는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이 가능해지면서 언론의 환경을 완전히 바꿨다. 오늘날 인터넷은 방송통신의 융합의 상징으로 가장 거대하고 중요한 표현매체가 되고 있다. 인터넷은 표현매체이지만 방송도 신문도 아닌 방송통신의 혼합매체이다. 표현매체로서 인터넷은 진입장벽이 거의 없고 쌍방향의 표현이 가능하면서도 익명성을 보장받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인터넷에 대해 공중파방송과 달리 가장 참여적인 시장, 표현촉진적인 매체라고 했다.

방송통신의 융합으로 대표되고 있는 인터넷은 가장 거대한 미디어매체로서 표현의 자유를 선도하고 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표현의 자유는 신장되고 있다. 물론 인터넷으로 인한 부작용도 커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방송과 동일한 규제 법리를 적용할 수는 없다. 헌법재판소는 오늘날 가장 거대한 표현매체로 성장한 인터넷에 대해 인터넷상의 표현을 질서위주의 사고만으로 규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의 발전에 큰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는 표현매체에 관한 기술의 발달이 표현의 자유의 장을 넓히고 질적 변화를 야기하고 있으므로 계속 변화하는 이 분야에서 규제의 수단 또한 헌법의 틀 내에서 다채롭고 새롭게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출처- 천지일보 2021. 12.23[칼럼]
<원문>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934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