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장관이 급기야 검찰총장에 대해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 조치를 했다. 검찰총장도 검사이므로 비위가 있으면 징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검찰총장은 국가형벌권과 형사사법권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검찰청의 장(長)이다.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는 그 자체가 충격적이고 놀라운 일이다. 비위 혐의가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면 징계 청구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 해임에 대한 권한이 없다. 검찰총장은 헌법상 국무위원도 아니므로 국회에도 해임 건의권이 없다. 임기제 검찰총장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공식 건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검찰총장의 임기제를 도입한 이유가 이번 사태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직무를 수행한 검사로 인정받아 이번 정부에서 내세운 상징적인 존재였다. 그런데 울산시장선거 조작과 언론사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 옵티머스·라임자산운용 사건,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수사 등에서 법무부 장관과 충돌하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이번 사태를 보면 감탄고토(甘呑苦吐)란 말을 떠올리게 된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은 국가의 법치 실현에 있어 가장 중심에 있는 기관이다. 그렇다면 모든 조치는 법에 따라서 정당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 핵심은 검찰의 수사가 적법한지 여부라고 할 수 있다. 범죄 의혹이 있으면 수사를 해야 하고, 이는 수사권을 부여받은 국가기관의 의무다. 물론 검찰이 수사에서 위헌·위법 행위가 있다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그 누구도 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검찰청법은 법무부 장관에게 구체적 사건에 검찰총장만 지휘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법무장관에게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검찰의 수사를 보호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 정치적 공무원인 법무부 장관에게 이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 법무장관에겐 정치적 입지로 인해 수사권 행사를 법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정치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규정을 삭제하자는 의견도 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 또는 독립이 중요한 이유를 알 수 있다. 검찰도 사람에 의해 구성된 국가기관인데 특정 정치적 성향의 구성원이 없을 수 없다. 그동안 여러 이유로 검찰개혁은 국민의 바람이었고 역대 정권의 공약이었다. 이번 정부도 검찰개혁의 드라이브를 걸면서 공수처의 신설과 검·경수사권의 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렇게 검찰개혁의 외연이 형성됐다면 검찰 내부의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검찰 내부 개혁의 핵심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또는 정치 세력으로부터 독립이다.
지금 상황을 보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애초 생각도 없었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던 것 같다. 검찰개혁을 부르짖던 정권도 검찰의 정치화를 애써 외면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수사권을 행사할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실현된다. 그런데 이번 사태는 검찰 수사가 정치권으로 확대되면서 발생했다. 정치가 검찰이 두려우면 두려워할 일을 하지 않으면 된다. 민주적 법치국가에서 검찰은 무섭고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 진짜 무서워해야 할 대상은 국민이다.
巨惡 수사 가로막는 ‘가짜 검찰개혁’
법무부 장관이 급기야 검찰총장에 대해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 조치를 했다. 검찰총장도 검사이므로 비위가 있으면 징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검찰총장은 국가형벌권과 형사사법권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검찰청의 장(長)이다.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는 그 자체가 충격적이고 놀라운 일이다. 비위 혐의가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면 징계 청구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 해임에 대한 권한이 없다. 검찰총장은 헌법상 국무위원도 아니므로 국회에도 해임 건의권이 없다. 임기제 검찰총장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공식 건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검찰총장의 임기제를 도입한 이유가 이번 사태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직무를 수행한 검사로 인정받아 이번 정부에서 내세운 상징적인 존재였다. 그런데 울산시장선거 조작과 언론사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 옵티머스·라임자산운용 사건,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수사 등에서 법무부 장관과 충돌하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이번 사태를 보면 감탄고토(甘呑苦吐)란 말을 떠올리게 된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은 국가의 법치 실현에 있어 가장 중심에 있는 기관이다. 그렇다면 모든 조치는 법에 따라서 정당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 핵심은 검찰의 수사가 적법한지 여부라고 할 수 있다. 범죄 의혹이 있으면 수사를 해야 하고, 이는 수사권을 부여받은 국가기관의 의무다. 물론 검찰이 수사에서 위헌·위법 행위가 있다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그 누구도 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검찰청법은 법무부 장관에게 구체적 사건에 검찰총장만 지휘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법무장관에게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검찰의 수사를 보호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 정치적 공무원인 법무부 장관에게 이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 법무장관에겐 정치적 입지로 인해 수사권 행사를 법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정치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규정을 삭제하자는 의견도 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 또는 독립이 중요한 이유를 알 수 있다. 검찰도 사람에 의해 구성된 국가기관인데 특정 정치적 성향의 구성원이 없을 수 없다. 그동안 여러 이유로 검찰개혁은 국민의 바람이었고 역대 정권의 공약이었다. 이번 정부도 검찰개혁의 드라이브를 걸면서 공수처의 신설과 검·경수사권의 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렇게 검찰개혁의 외연이 형성됐다면 검찰 내부의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검찰 내부 개혁의 핵심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또는 정치 세력으로부터 독립이다.
지금 상황을 보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애초 생각도 없었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던 것 같다. 검찰개혁을 부르짖던 정권도 검찰의 정치화를 애써 외면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수사권을 행사할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실현된다. 그런데 이번 사태는 검찰 수사가 정치권으로 확대되면서 발생했다. 정치가 검찰이 두려우면 두려워할 일을 하지 않으면 된다. 민주적 법치국가에서 검찰은 무섭고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 진짜 무서워해야 할 대상은 국민이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출처- 문화일보 2020. 11.26[칼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011260103351100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