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국토연구원이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로드맵에는 공시가격 현실화율(공시가/시세) 도달 목표를 80%, 90%, 100% 등 3개 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토연구원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은 2030년까지 시가의 90%까지 맞추는 내용"이라고 소개한 점을 고려해 보면 향후 90%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공시가격 현실화는 놓칠 수 없는 과제이지만, 현실화로 인해 서민 부담이 증가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보면 9억 원 미만 주택에 대해서 예외를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9억 원이라는 유동적인 가격을 기준으로 과세기준을 정한다는 점에서 향후 많은 혼란이 예상된다.
물론,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8.5% 인상된 555조8000억원에 달하므로 정부로서는 세수 확대가 절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택 공시가격 인상을 통한 세수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많은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즉, 형평성이 결여되어 조세저항을 불러올 수 있고 미실현 이익에 대해 부과하는 것이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는 점에서 법적 분쟁이 증가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로드맵에서는 공시지가 현실화 대상을 단독주택과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으로 한정하고 있다. 조세형평원칙에 위반되는 조세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오피스텔이나 토지, 상가 등에는 적용하지 않고 주거용 부동산에만 적용되는 것인 만큼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금은 객관적으로 확정된 가격을 근거로 법률에 의거해 부과해야 한다. 그러나 공시가격은 정부출자기관인 한국감정원이 연초에 일괄적으로 산정한 아파트 가격을 기준으로 정하는 만큼 주관적일 가능성이 높다. 수천만 원 내지는 수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 가격의 변동 폭을 고려해 정부가 주관적으로 공시가격을 산정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될 여지가 큰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이번 정부와 여당이 마련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은 대도시 주택소유자들의 보유세를 인상해서 부족한 국가재정을 충당하고자 하는 인기영합주의적 조세정책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우리가 심도있게 고민해 봐야할 사실들이 존재한다. 첫째는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서둘러 대출받아 아파트를 장만한 국민들에게 보유세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점이다. 오히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실패 책임을 대도시에 주택을 소유한 일부 국민에게만 전가시키는 행위로서 형평성을 상실한 행정편의주의의 결과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둘째는 평생을 근면하고 성실하게 일해 마련한 돈으로 주택을 소유한 국민들이 노후에 특별한 소득없이 보유세 부담에 허덕이게 하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점이다. 보유세가 급증하는 한, 노후연금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는 많은 은퇴자들은 불가피하게 타 지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것은 우리 헌법 제10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라는 점에서 헌법 제38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에도 위배되는 반헌법적 행정행위가 될 수 있다.
이번 발표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로드맵'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완의 여지가 남아 있다. 향후에는 이런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보다 효율적인 후속조치들이 나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조세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보다 진지한 국정운영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세금을 인상하려는 기만적인 조세정책이라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조세정책에 대해 국민들이 근본적으로 불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조세정책을 수립해 국가재정의 건전성도 확보하고 국민의 신뢰도 얻는 새로운 세원확보 방안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누더기 된 부동산정책
지난달 27일 국토연구원이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로드맵에는 공시가격 현실화율(공시가/시세) 도달 목표를 80%, 90%, 100% 등 3개 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토연구원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은 2030년까지 시가의 90%까지 맞추는 내용"이라고 소개한 점을 고려해 보면 향후 90%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공시가격 현실화는 놓칠 수 없는 과제이지만, 현실화로 인해 서민 부담이 증가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보면 9억 원 미만 주택에 대해서 예외를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9억 원이라는 유동적인 가격을 기준으로 과세기준을 정한다는 점에서 향후 많은 혼란이 예상된다.
물론,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8.5% 인상된 555조8000억원에 달하므로 정부로서는 세수 확대가 절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택 공시가격 인상을 통한 세수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많은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즉, 형평성이 결여되어 조세저항을 불러올 수 있고 미실현 이익에 대해 부과하는 것이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는 점에서 법적 분쟁이 증가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로드맵에서는 공시지가 현실화 대상을 단독주택과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으로 한정하고 있다. 조세형평원칙에 위반되는 조세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오피스텔이나 토지, 상가 등에는 적용하지 않고 주거용 부동산에만 적용되는 것인 만큼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금은 객관적으로 확정된 가격을 근거로 법률에 의거해 부과해야 한다. 그러나 공시가격은 정부출자기관인 한국감정원이 연초에 일괄적으로 산정한 아파트 가격을 기준으로 정하는 만큼 주관적일 가능성이 높다. 수천만 원 내지는 수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 가격의 변동 폭을 고려해 정부가 주관적으로 공시가격을 산정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될 여지가 큰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이번 정부와 여당이 마련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은 대도시 주택소유자들의 보유세를 인상해서 부족한 국가재정을 충당하고자 하는 인기영합주의적 조세정책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우리가 심도있게 고민해 봐야할 사실들이 존재한다. 첫째는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서둘러 대출받아 아파트를 장만한 국민들에게 보유세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점이다. 오히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실패 책임을 대도시에 주택을 소유한 일부 국민에게만 전가시키는 행위로서 형평성을 상실한 행정편의주의의 결과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둘째는 평생을 근면하고 성실하게 일해 마련한 돈으로 주택을 소유한 국민들이 노후에 특별한 소득없이 보유세 부담에 허덕이게 하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점이다. 보유세가 급증하는 한, 노후연금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는 많은 은퇴자들은 불가피하게 타 지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것은 우리 헌법 제10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라는 점에서 헌법 제38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에도 위배되는 반헌법적 행정행위가 될 수 있다.
이번 발표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로드맵'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완의 여지가 남아 있다. 향후에는 이런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보다 효율적인 후속조치들이 나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조세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보다 진지한 국정운영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세금을 인상하려는 기만적인 조세정책이라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조세정책에 대해 국민들이 근본적으로 불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조세정책을 수립해 국가재정의 건전성도 확보하고 국민의 신뢰도 얻는 새로운 세원확보 방안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출처- 디지털타임스 2020. 11.2[칼럼]
<원문>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0110302102269061001&ref=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