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상정될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제·개정안(기업규제 3법)이 걱정이다. 국회를 장악한 정부·여당은 이념에 눈이 멀어 거칠 것이 없다. 야당 비대위원장은 과거에 기업규제 3법과 유사한 법안을 제출했었다. 삼권분립의 민주적 견제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력은 오랫동안 경제 장악을 시도해 왔다. ‘착한 기업’과 ‘나쁜 기업’의 이분법적 프레임은 정치권력이 기업을 장악하기 위한 도구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가 악덕 업주로 내몰아 기업을 빼앗을 때도 사용됐다. 문재인 정권은 국민연금을 이용한 기업 경영권 개입을 공공연히 선언했다. 논란을 피할 목적으로 시행령을 개정해 ‘일반적 투자’라는 해괴한 조항을 신설했다. 이 조항을 통해 배당, 기업 지배구조, 임원 선임 등 경영권에 개입하는 전략적 투자자의 공시의무를 면제해 줌으로써 자본시장법을 무력화했다. 상법 개정안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업의 정보를 공식적으로 빼내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기업의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 ‘갑질 경영인’ ‘나쁜 기업’ 등의 이미지만 만들면 된다. 문 정권의 의도는 한진그룹의 사례에서 이미 드러났고, 이제 법 개정으로 노골화한 것뿐이다.
문 정권의 기업규제 행보는 최근 불거진 각종 펀드의 문제와 연결된다. 정치권력과 투기펀드 간의 유착도 우려된다. 법 개정으로 투기펀드의 경영권 개입과 주가 조작, 기업 이익 수탈이 쉬워진다. 지배주주는 다른 어떤 주주보다 기업의 장기적 발전을 도모하고 경영을 철저히 감시하려 한다. 기업이 잘못됐을 때, 가장 큰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감사 선임에서 지배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해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소액주주가 아니라 투기펀드가 감사 선임권을 갖게 된다. 투기펀드가 경영을 감시할 유인은 전혀 없다. 오히려 감사위원 선임 권한을 이용해 기업의 자원을 빼돌리거나 기업의 기밀을 이용해 주가조작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투기펀드는 기업이 무너져도 단기적 이익만 탐한다. 법 개정 시 이들은 날개를 달게 된다.
외국계 펀드와 일부 단기 투자자들이 주장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정부의 자의적 규제에 기인한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률 제고는 기업 가치 제고와 무관하다. 투기펀드에는 좋을지 몰라도 경제에는 독(毒)이 된다. 국내 기업들은 사내유보금으로 기업의 가치를 키우고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기업규제 3법이 기업의 성장과 공정경제를 가져온다는 홍보는 선전 선동일 뿐이다. 벤처지주회사의 설립 요건을 완화하면 벤처기업들이 혜택을 보는가. 이것도 사모펀드가 개입할 여지를 열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자본금 규모가 작을수록 장기적으로 벤처기업들을 육성하기보다는 조기 상장으로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경향이 더 커진다. 경쟁력 있는 기술 개발보다는 상장 추진을 우선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성장 기반은 무너지게 된다.
전속고발권 폐지도 문제다. 해외 직구가 보편화한 만큼 공정거래법 자체가 개혁 대상이다. 과거의 잣대로 비전문가들이 마구잡이식 고발을 하면, 국민이 얻을 수 있는 건 공정이 아니라 경제 침체다. 금융그룹 통합감독법도 성장동력을 허문다. 정부의 훈수가 성공한 적 있던가.
정권의 기업 장악에 악용될 규제 3법
국회에 상정될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제·개정안(기업규제 3법)이 걱정이다. 국회를 장악한 정부·여당은 이념에 눈이 멀어 거칠 것이 없다. 야당 비대위원장은 과거에 기업규제 3법과 유사한 법안을 제출했었다. 삼권분립의 민주적 견제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력은 오랫동안 경제 장악을 시도해 왔다. ‘착한 기업’과 ‘나쁜 기업’의 이분법적 프레임은 정치권력이 기업을 장악하기 위한 도구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가 악덕 업주로 내몰아 기업을 빼앗을 때도 사용됐다. 문재인 정권은 국민연금을 이용한 기업 경영권 개입을 공공연히 선언했다. 논란을 피할 목적으로 시행령을 개정해 ‘일반적 투자’라는 해괴한 조항을 신설했다. 이 조항을 통해 배당, 기업 지배구조, 임원 선임 등 경영권에 개입하는 전략적 투자자의 공시의무를 면제해 줌으로써 자본시장법을 무력화했다. 상법 개정안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업의 정보를 공식적으로 빼내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기업의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 ‘갑질 경영인’ ‘나쁜 기업’ 등의 이미지만 만들면 된다. 문 정권의 의도는 한진그룹의 사례에서 이미 드러났고, 이제 법 개정으로 노골화한 것뿐이다.
문 정권의 기업규제 행보는 최근 불거진 각종 펀드의 문제와 연결된다. 정치권력과 투기펀드 간의 유착도 우려된다. 법 개정으로 투기펀드의 경영권 개입과 주가 조작, 기업 이익 수탈이 쉬워진다. 지배주주는 다른 어떤 주주보다 기업의 장기적 발전을 도모하고 경영을 철저히 감시하려 한다. 기업이 잘못됐을 때, 가장 큰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감사 선임에서 지배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해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소액주주가 아니라 투기펀드가 감사 선임권을 갖게 된다. 투기펀드가 경영을 감시할 유인은 전혀 없다. 오히려 감사위원 선임 권한을 이용해 기업의 자원을 빼돌리거나 기업의 기밀을 이용해 주가조작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투기펀드는 기업이 무너져도 단기적 이익만 탐한다. 법 개정 시 이들은 날개를 달게 된다.
외국계 펀드와 일부 단기 투자자들이 주장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정부의 자의적 규제에 기인한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률 제고는 기업 가치 제고와 무관하다. 투기펀드에는 좋을지 몰라도 경제에는 독(毒)이 된다. 국내 기업들은 사내유보금으로 기업의 가치를 키우고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기업규제 3법이 기업의 성장과 공정경제를 가져온다는 홍보는 선전 선동일 뿐이다. 벤처지주회사의 설립 요건을 완화하면 벤처기업들이 혜택을 보는가. 이것도 사모펀드가 개입할 여지를 열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자본금 규모가 작을수록 장기적으로 벤처기업들을 육성하기보다는 조기 상장으로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경향이 더 커진다. 경쟁력 있는 기술 개발보다는 상장 추진을 우선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성장 기반은 무너지게 된다.
전속고발권 폐지도 문제다. 해외 직구가 보편화한 만큼 공정거래법 자체가 개혁 대상이다. 과거의 잣대로 비전문가들이 마구잡이식 고발을 하면, 국민이 얻을 수 있는 건 공정이 아니라 경제 침체다. 금융그룹 통합감독법도 성장동력을 허문다. 정부의 훈수가 성공한 적 있던가.
기업규제 3법은 투기펀드의 이익을 대변하고 저성장을 고착시킨다. 정치권력의 경영권 장악과 투기펀드와의 유착도 우려된다. 국회가 양식 있는 판단으로 악법 제·개정안을 폐기하기 바란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출처- 문화일보 2020. 9.24[칼럼]
<원문>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009240107311100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