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OECD꼴찌 오명 벗자 - 권대봉
	2004-06-15
교사 OECD꼴찌 오명 벗자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학생과 교장에 의한 교사 평가도에서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평가도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교사의 과도한 잡무가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없게 만드는 장애요인이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광주시교육청과 지역교육청 산하 초등학교, 중학교, 인문계 고등학교, 실업계 고등학교 6개교씩 24개교를 조사한 결과 2002년 3월부터 2003년 3월까지 1년 동안 해당 교육청으로부터 받은 공문이 1000건을 넘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 외에도 각종 협의체 회의, 설문조사 등 과도한 잡무가 교사에게 부과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둘째, 시험 위주의 교사임용제도는 전문직으로서 갖추어야 할 교사로서의 역량을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제도이다. 교사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자질은 교과 내용 전문가, 교수학습 전문가, 상담 전문가, 학급 경영자, 그리고 학교사회 지도자로서의 역량이다. 현행 시험 위주의 임용제도는 전공 교과내용 학과 교육학 두 과목 만을 시험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진정한 교사로서의 역량을 평가할 수 없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셋째, 교사 양성과 연수를 할 때 교사의 책무와 역량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바를 토대로 교육과정을 편성해야 하지만, 아직도 과거의 교육과정모형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점이다. 더욱이 학습자인 학생과 경영자인 교장의 교육적 요구 조사를 반영하지 않는 교원 양성과 교사연수 기관의 교육과정도 평가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넷째, 학교는 학생 선택의 자유가 없고, 학생은 학교 선택의 자유가 없는 평준화 지역의 학교에서는 교장이 수업 리더십을 발휘하여 학생들이 과목별·수준별 이동수업을 하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교장이 그러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는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만족도는 저하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을 안고 있다. 다섯째, 교사를 평가한 교장들과 학생들의 인식도 문제이다. 학습의 일차적인 책임은 학생 개개인에 있고 교장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럼에도 모든 것을 교사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하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기관과 교육관계 이해 당사자들이 모두 합심해서 노력해야 한다. 교사의 잡무를 줄일 수 있는 제도적 혁신을 이뤄나가야 한다. 시도 교육청은 교사의 잡무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탁상공론이 아니라 단위학교 현장을 발로 뛰면서 교사들의 잡무를 없앨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또 시험 위주의 현행 교원임용 제도를 현실에 맞게 혁신해야 하고 교원양성기관과 연수기관은 교육과정 모형을 지식정보화시대에 걸맞게 바꾸어야 교사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 밖에 평준화된 학교건 비평준화된 학교건 간에 교장은 본 수업이 과목별 수준별 수업이 되어 학생들이 자기 수준에 맞추어 학습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하여야 한다. 현재는 본수업은 수준별로 하지 않고 방과후 보충수업을 수준별로 하는데, 이는 본말이 전도된 수업정책이다. 방과후에는 직업적인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직업진로 탐색교육을 해야 21세기의 경쟁력인 창의적인 재능을 개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사가 만족해야 학생이 만족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교사가 만족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일은 교장의 몫이다. 교장은 교사를 움직이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교사는 학생을 움직이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학교는 학생들이 알기 위한 학습, 실천하기 위한 학습,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학습, 그리고 자기 존재 가치를 발휘하는 학습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 권대봉 (고려대 교육대학원장 / 시민회의 운영위원) 출처 - 세계일보 2004. 6. 15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