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 회의에서 기본소득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라고 언급한 후 정치권 차원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미래에는 일자리를 AI, 로봇, 3D 프린터 등이 대체할 것이 확실시 되는 만큼 소비주체인 가계부문의 소득을 국가가 보장하지 않는 한, 경제선순환 구조는 깨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지급 주체와 지급액, 그리고 재원마련 등에 명확한 계획이 수립되지 않으면 기본소득제는 자칫하면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세밀한 검토와 합의가 필요하다.
이에 앞서 2016년 6월 '월 300만원 기본소득 보장안'을 국민투표에 부쳤던 스위스의 예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투표결과 국민 중 76.9%가 기본소득제를 반대했으며 자치단체별로도 26개주 모두에서 반대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이 법안은 지식인모임 주도로 2013년 정식 발의된 것으로 국회와 정부는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정부와 국회는 재정적 어려움, 복지 축소 등을 이유로 반대했으며 국민들을 대상으로는 "노동과 개인의 책무에 가치를 부여하는 스위스에 위험한 실험"이라고 설득했던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이러한 시도가 실패하기는 했지만 꺼지지 않은 불씨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무한대 양적완화라는 절박한 상황에 직면하면서 기본소득제를 둘러싼 논의는 한층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달러를 무한대로 찍어낸다고 해서 대한민국 정부도 이를 따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즉, 세수와 경제성장률을 고려하지 않은 '묻지마 식' 통화발행은 결국 대한민국을 국가부도사태로 몰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급 규모에 대한 대략적인 추정액 산출이 필요하다. 실업자를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처럼 1인 가구 기준으로 40만원이나 또는 30만원만을 지급하는 것으로는 턱 없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의거하여 올해 1인 가구 최저생계비로 105만원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면 최소한 연간 630조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추가로 올해 책정된 복지예산까지 포함한다면 무상복지 예산액만 연간 8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세수입이 293조5000억원 정도였던 점을 감안해 보면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이번처럼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처럼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은 사실상 말이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따라서 기본소득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념 정의부터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즉, 기본소득의 법적 성격을 고용보험 또는 실업급여, 이재명 지사처럼 재난지원금과 같은 성격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된다 하더라도 향후 비대면 사회가 고착화되는 만큼 사람의 일자리를 기계나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현상이 최소한 수 년은 앞당겨질 것이 분명하다. 이 때도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처럼 '선 집행, 후 검토'의 방법을 택하는 한 국가부도사태 역시 발등의 불이 될 수 있다.
최소한 경제성장률 및 세수와 연동된 기본소득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서둘러 모색해야 할 것이다. 세수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제도적 노력 또한 서두를 필요가 있다. 법인세를 많이 내는 기업들과 근로소득세를 많이 낼 수 있는 성공한 개인들이 우리 자본시장에 가능한 한 많이 터를 잡아야 기본소득제를 실시해도 국가부도사태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고용 없는 성장을 죄악시 하고 있다. 기본소득제를 도입해야 한다면 고용 없는 투자와 성장 역시 존중 받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 세수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 맛있는 풀이 많아야 소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무개념 기본소득제, 재원은 있나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 회의에서 기본소득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라고 언급한 후 정치권 차원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미래에는 일자리를 AI, 로봇, 3D 프린터 등이 대체할 것이 확실시 되는 만큼 소비주체인 가계부문의 소득을 국가가 보장하지 않는 한, 경제선순환 구조는 깨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지급 주체와 지급액, 그리고 재원마련 등에 명확한 계획이 수립되지 않으면 기본소득제는 자칫하면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세밀한 검토와 합의가 필요하다.
이에 앞서 2016년 6월 '월 300만원 기본소득 보장안'을 국민투표에 부쳤던 스위스의 예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투표결과 국민 중 76.9%가 기본소득제를 반대했으며 자치단체별로도 26개주 모두에서 반대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이 법안은 지식인모임 주도로 2013년 정식 발의된 것으로 국회와 정부는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정부와 국회는 재정적 어려움, 복지 축소 등을 이유로 반대했으며 국민들을 대상으로는 "노동과 개인의 책무에 가치를 부여하는 스위스에 위험한 실험"이라고 설득했던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이러한 시도가 실패하기는 했지만 꺼지지 않은 불씨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무한대 양적완화라는 절박한 상황에 직면하면서 기본소득제를 둘러싼 논의는 한층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달러를 무한대로 찍어낸다고 해서 대한민국 정부도 이를 따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즉, 세수와 경제성장률을 고려하지 않은 '묻지마 식' 통화발행은 결국 대한민국을 국가부도사태로 몰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급 규모에 대한 대략적인 추정액 산출이 필요하다. 실업자를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처럼 1인 가구 기준으로 40만원이나 또는 30만원만을 지급하는 것으로는 턱 없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의거하여 올해 1인 가구 최저생계비로 105만원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면 최소한 연간 630조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추가로 올해 책정된 복지예산까지 포함한다면 무상복지 예산액만 연간 8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세수입이 293조5000억원 정도였던 점을 감안해 보면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이번처럼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처럼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은 사실상 말이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따라서 기본소득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념 정의부터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즉, 기본소득의 법적 성격을 고용보험 또는 실업급여, 이재명 지사처럼 재난지원금과 같은 성격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된다 하더라도 향후 비대면 사회가 고착화되는 만큼 사람의 일자리를 기계나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현상이 최소한 수 년은 앞당겨질 것이 분명하다. 이 때도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처럼 '선 집행, 후 검토'의 방법을 택하는 한 국가부도사태 역시 발등의 불이 될 수 있다.
최소한 경제성장률 및 세수와 연동된 기본소득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서둘러 모색해야 할 것이다. 세수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제도적 노력 또한 서두를 필요가 있다. 법인세를 많이 내는 기업들과 근로소득세를 많이 낼 수 있는 성공한 개인들이 우리 자본시장에 가능한 한 많이 터를 잡아야 기본소득제를 실시해도 국가부도사태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고용 없는 성장을 죄악시 하고 있다. 기본소득제를 도입해야 한다면 고용 없는 투자와 성장 역시 존중 받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 세수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 맛있는 풀이 많아야 소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출처- 디지털타임스 2020. 6.15[칼럼]
<원문>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0061602102269061001&ref=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