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은 올 초 극단적인 갈등관계를 접고 총 4단계에 걸친 점진적 문제 해결 방식에 합의했다. 이른바 1차 합의의 핵심은 중국이 대미국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산 상품 수입을 대폭 늘리고, 미국이 불만 사항으로 제기해온 지식재산권 보호, 강제적 기술이전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이었다.
1차 합의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비관론자들은 핵심 쟁점인 중국의 비시장경제 체제 개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중 갈등은 진행형이라고 봤다. 낙관론자들은 합의 자체에 방점을 뒀다. 미중이 관세전쟁 같은 극단적인 갈등을 피하고 점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1차 합의가 불과 몇 개월 만에 휴지 조각이 될 처지에 놓였다. 중국이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속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금까지 중국 관련 발언 중 최고 수준의 폭탄 발언이다. 중국과 모든 거래를 끊으면 5000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월가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미국 회계규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상품 무역과 투자관계를 단절시키겠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한 중국으로서는 불쾌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수입 실적이 부진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생산활동이 중단되고 도시 봉쇄, 자가격리로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란 것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또한 합의문에서 수급 상황을 고려해 수입하기로 돼 있다. 더구나 연말에 가서 약속 이행 여부를 평가해야 하는데 서명한 지 넉 달 만에 약속 이행 여부를 거론하는 것을 중국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강한 톤으로 위협하면서도 대화의 가능성을 슬쩍 흘리는 기존 스타일과 다른 접근 방식이다. 몇 가지 상황이 트럼프의 대중국 접근 방식을 변경시킨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미국 피해가 천문학적으로 늘었다. 뉴욕 등 대도시를 포함한 대부분 지역이 봉쇄돼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냈다. 이는 올 11월 재선 전략과도 무관하지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재선에서 승산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부실을 문제 삼으면서 최근 승산이 역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국에 책임을 돌리기 위해 코로나19 책임론을 연일 부각시키는 중이다. 더구나 최근 호베르토 아제베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의 사임 의사도 미국의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개도국 지위 특혜를 중지시킬 것을 WTO에 요구해왔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최악의 국면을 맞은 가운데 미국 정치가 세계 통상 환경을 강타하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는 이래저래 더 어려워진 환경에서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하지만 뚜렷한 돌파구가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트럼프의 시진핑 초강경 압박 韓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은 올 초 극단적인 갈등관계를 접고 총 4단계에 걸친 점진적 문제 해결 방식에 합의했다. 이른바 1차 합의의 핵심은 중국이 대미국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산 상품 수입을 대폭 늘리고, 미국이 불만 사항으로 제기해온 지식재산권 보호, 강제적 기술이전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이었다.
1차 합의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비관론자들은 핵심 쟁점인 중국의 비시장경제 체제 개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중 갈등은 진행형이라고 봤다. 낙관론자들은 합의 자체에 방점을 뒀다. 미중이 관세전쟁 같은 극단적인 갈등을 피하고 점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1차 합의가 불과 몇 개월 만에 휴지 조각이 될 처지에 놓였다. 중국이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속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금까지 중국 관련 발언 중 최고 수준의 폭탄 발언이다. 중국과 모든 거래를 끊으면 5000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월가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미국 회계규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상품 무역과 투자관계를 단절시키겠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한 중국으로서는 불쾌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수입 실적이 부진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생산활동이 중단되고 도시 봉쇄, 자가격리로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란 것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또한 합의문에서 수급 상황을 고려해 수입하기로 돼 있다. 더구나 연말에 가서 약속 이행 여부를 평가해야 하는데 서명한 지 넉 달 만에 약속 이행 여부를 거론하는 것을 중국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강한 톤으로 위협하면서도 대화의 가능성을 슬쩍 흘리는 기존 스타일과 다른 접근 방식이다. 몇 가지 상황이 트럼프의 대중국 접근 방식을 변경시킨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미국 피해가 천문학적으로 늘었다. 뉴욕 등 대도시를 포함한 대부분 지역이 봉쇄돼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냈다. 이는 올 11월 재선 전략과도 무관하지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재선에서 승산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부실을 문제 삼으면서 최근 승산이 역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국에 책임을 돌리기 위해 코로나19 책임론을 연일 부각시키는 중이다. 더구나 최근 호베르토 아제베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의 사임 의사도 미국의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개도국 지위 특혜를 중지시킬 것을 WTO에 요구해왔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최악의 국면을 맞은 가운데 미국 정치가 세계 통상 환경을 강타하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는 이래저래 더 어려워진 환경에서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하지만 뚜렷한 돌파구가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출처- 매경이코노미 2020. 5.25[칼럼]
<원문>http://news.mk.co.kr/v2/economy/view.php?year=2020&no=531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