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실거래 과세 확대해야 - 서승환
	2004-06-01
주택 실거래 과세 확대해야 지난해에는 강남 집값 폭등으로 촉발된 주택시장의 불안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이 쏟아져 나온 바 있다. 굵직굵직한 것만 꼽아보아도 5ㆍ23 주택시장 안 정대책, 9ㆍ5 재건축시장대책, 10ㆍ29 주택시장안정 종합대책 등이 있다. 올해 들어 나온 부동산 정책들은 주로 지난해에 예고한 정책들의 후속 조치로 지난달부터 실시되고 있는 주택거래신고제가 그 예에 해당한다. 주택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 주택거래를 하는 경우 실거래가에 따라 양 도세를 부과한다는 것이 주택거래신고제의 내용이다. 실거래가대로 세금을 내 는 것이 당연하지 무엇이 문제인가 싶지만 주택의 기준시가가 실거래가에 훨씬 못미치는 현실에서 주택거래신고제가 적용되는 지역의 양도세는 대폭 올라가게 된다. 이에 따르는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지방의회에서는 재산세 율을 20~30% 인하하자는 의결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최근 일반경기뿐만 아니라 특히 건설경기가 매우 좋지 않으니 부동산 관련 규 제를 다시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도처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 수행된 부동 산 정책이 강경일변도였으므로 이를 완화해 경기회복의 기폭제로 삼아야 한다 하는 것이 그 요지다. 이러한 주장은 어디까지, 어떠한 형태로 수용되어야 할 것인가. 먼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정책일관성과 연관된 문제다.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하게 움직이던 시기에는 언제나 '냉온탕식' 혹은 '뒷북치기식' 부동산 정책이라는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질책은 경기변동에 따라 규제를 강 화하고 완화하는 방식의 부동산 정책이 반복적으로 사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지금 경기가 좋지 않으니 부동산 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앞으로 부동 산 시장이 불안정해지면 냉온탕식 부동산 정책이라고 비판을 할 것이니 그리 알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부동산 시장의 시장 기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은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가. 이를 위해서는 부동산 정책을 ' 주름 펴기'식의 단기 정책과 장기 정책으로 나누어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이 관 건이다. 장기 정책이란 단기적인 '약발'에 연연하지 않고 경기변동과 무관하게 부동산 시장 기능 강화라는 목표를 향해 일관성 있게 시행되는 정책을 말한다. 재산세 강화와 같은 부동산 관련 조세정책이 이것의 예에 해당한다. 이에 더해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 안정과 시장 기능 강화라는 부수적 효과도 얻을 수 있으니 금상 첨화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기존의 주택거래신고제는 일리 있는 개념임에도 불구 하고 방법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주택거래신고제의 의의는 실거래가를 파악해 실거래가대로 과세하자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부동산 관련 조세정책이 제대로 된 효과를 갖기 위해서는 정책 대상이 되는 부 동산 가격과 실거래 가격이 일치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주택거래신고제의 개 념은 옳은 것이다. 문제는 이 원리가 보편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지역에 관한 징벌적인 것 으로 변질되었다는 데 있다. 주택거래신고제와 관련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의 하나는 억울하다는 것이다. 왜 하필 우리 지역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우리만 억울한 일을 당하는지, 같은 구 안에 있지만 우리 동은 집값도 오르지 않았는데 이런 험한 꼴을 당해야 하 는지, 다른 지역은 아닌데 우리 지역만 세금이 올라 다음 선거가 걱정이 아닐 수 없다든지 하는 것이 불만의 주 요인인 것이다. 실거래가대로 양도세를 부과하고 실제가치에 합당하게 재산세를 부과해야 한다 는 것이 합당한 원리라면 이 원리를 투기지역에만 적용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모든 지역에 적용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이를 적용하는 데 있어서 단 기간에 세금이 많이 올라가는 문제는 세율 조정 등을 포함하는 징세에 관한 경 과규정을 잘 만들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양도세는 이미 부동산 경기변동에 따라 강화와 완화가 반복돼 조세정책으로서 순결을 잃은 바 있다. 보유과세마저 순결을 잃는다면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불 안정해지는 시기가 다시 올 때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이 정말로 없을 것임을 명 심할 일이다. 서승환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출처 - 매일경제 2004. 6. 1 테마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