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 위기대응 '진짜 실력' 보여줄때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일본 한국 싱가포르 홍콩 태국 대만 등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유행(팬데믹)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한국에서도 감염 속도가 폭발적이고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을 여행제한지역으로 지정하는 국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과 대만은 한국 여행 시 현지 감염자 접촉을 조심하라는 여행경보를 발령했으며,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은 한국인 입국자의 자가격리 조치 등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경제적 파장도 메가톤급이다. 개선되던 수출은 2월 들어 9.3% 감소로 반전되고 중국에서 부품을 생산·수입·조립하는 한국 제조업들은 가동 중단이나 축소가 불가피하고 이는 다시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가동 중단이 이어지면서 대기업들은 상반기 채용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무더기 신용 강등도 예고되고 있다. 여행 급감으로 항공업 여행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고 외식과 쇼핑 기피로 상가 공실률이 20% 안팎까지 급등하는 등 자영업자들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 기피현상으로 건설현장 간병·돌봄 시장 등에서는 구인난 쇼크다. 설상가상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경기 침체 속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수익 악화를 예상해 주가는 하락하고 외국인투자자들의 이탈로 원화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은 -1~2%, 금년 성장률도 1%대까지 추락이 전망되는 등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감염원 차단을 위해 중국인 입국을 전면 차단해야 한다는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발언에 이어 청와대 청원도 7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새 학기 7만명에 달하는 중국인 유학생 문제도 학교에 일임해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데도 정부는 후베이성을 다녀온 외국인에 한해 입국 제한을 하는 별 실효성 없는 조치를 발표해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위기경보를 뒤늦게 심각 수준으로 격상했으나 뒷북 대책이라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코로나19의 국내 확산과 파장은 4·15 총선 가도에서도 여당에는 악재다. 방역을 잘하고 대책을 잘해 한국이 입을 피해를 어느 정도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사스는 2002년 11월에 발생해 2003년 7월까지 지속되었다. 마지막 한 달은 최종 환자 퇴원 후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종료를 선언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실제 사스가 지속되었던 기간은 6월까지로 보인다. 코로나19도 대체로 그 정도 되어야 퇴치가 될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5~6월께 퇴치가 되고 가장 피크를 이루는 시기가 3월 전후가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4월 중에 총선이 있기 때문에 여당으로서는 최선을 다해 방역을 해서 2~3월 중에는 진정을 시키고 피해를 최소화해야 선거에서 역풍을 적게 맞을 것이다.

중국에서도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에 확산되어 12개 성, 76개 도시에 봉쇄 수준의 조치를 내려 터미널과 역을 폐쇄하고 4억명에 대한 이동 제한을 단행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이미 지역감염이 심각한 실정이다.

의심자 동선 파악에만 의존하는 대책으로는 한계가 크다. 정부·여당의 위기관리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총선 전 시진핑 방한에만 신경 쓰다 방역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도자의 리더십이 검증받는 총선이 될 전망이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출처- 매일경제 2020. 2.24[칼럼]
<원문>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0/02/1918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