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가 우여곡절 끝에 무역협상 타결에 성공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미국은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15% 부과 시행 3일 전인 2019년 12월 12일, 중국과 1단계 협상을 타결했다. 중국과 총 4단계 협상을 해야 하는데 이번에 첫 단계를 합의한 것이다.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수출품 340억달러에 대해 25% 관세를 매긴 이후 무려 17개월 만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단계 협상’이라고 언급한 것은 그동안 미국이 중국에 시정을 요구했던 많은 사안 중 극히 일부를 다룬 ‘스몰딜’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대통령 탄핵 뉴스를 덮을 소식이 필요했기에 일시적으로 중국과의 휴전을 전략적으로 택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G2 간 무역전쟁 확전은 피했지만 앞으로 종전까지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를 막고 확전을 피하기 위해 미국의 농산물 수입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추가 관세 부과 위협으로 중국의 양보를 이끌어낸 것을 보면 평소 자신을 ‘관세맨’ ‘협상가’라고 홍보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결코 허세가 아니었음을 충분히 과시했다. 협상 결과에 대한 중국 반응은 신통찮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와 언론을 통해 1단계 협상 타결을 적극 홍보하고 있으나, 중국에서는 협상 타결을 환호하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협상 내용이 중국에 불리한 점도 있지만 관세 문제에 대한 중국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로 미국 내 반발이 서서히 커지는 분위기다. 연말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쇼핑 대목에 1년 매출의 절반 이상을 기록해왔는데, 이들 쇼핑 상품 최대 공급 국가인 중국에 대해 무지막지한 수준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두고 유통업계가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에 투자한 미국 기업은 물론이고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기업 불만도 적지 않았다. 이를 의식해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9월 말 유엔총회에서 “우리의 정책이 미국을 위한 것이며 애국적인 행동”이라고 연설했다. 자신의 중국 압박정책으로 피해를 보더라도 애국심에서 참고 견디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보복관세로 수출 피해를 본 농업계에 대해서는 수백억달러 관세 수입으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관세를 올리기로 했던 상품 중 스마트폰, 자전거 등 소비자 용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탄력적으로 인하하거나 관세 부과 시기를 늦춰 유통업계가 쇼핑 물량을 미리 확보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중국은 고관세 부과에 대한 미국 내 반발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은 이미 부과한 관세 철회를 미국에 요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165억달러에 대한 15% 관세를 7.5%로 낮춰줬다. 하지만 중국이 약속을 제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관세를 복원하거나 또 다른 관세를 부과하는 ‘스냅백(snapback)’을 미국이 포함시킴에 따라 더 큰 혹을 달게 됐다.
미국은 추가 관세 대부분을 사실상 유지하고 있어 중국은 1단계 협상 결과를 자국 국민에게 내세우기 어렵게 됐다. 중국이 더 걱정하는 것은 2~4단계 협상에서 관세 폭탄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국내외 금융시장도 1단계 합의를 무덤덤하게 보고 있다.
한국도 1단계 합의에 낙관해서는 안 되며 여전히 불안한 미중관계를 전제로 기업 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 對中 관세 폭탄 세계를 몇번 떨게 할까
G2가 우여곡절 끝에 무역협상 타결에 성공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미국은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15% 부과 시행 3일 전인 2019년 12월 12일, 중국과 1단계 협상을 타결했다. 중국과 총 4단계 협상을 해야 하는데 이번에 첫 단계를 합의한 것이다.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수출품 340억달러에 대해 25% 관세를 매긴 이후 무려 17개월 만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단계 협상’이라고 언급한 것은 그동안 미국이 중국에 시정을 요구했던 많은 사안 중 극히 일부를 다룬 ‘스몰딜’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대통령 탄핵 뉴스를 덮을 소식이 필요했기에 일시적으로 중국과의 휴전을 전략적으로 택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G2 간 무역전쟁 확전은 피했지만 앞으로 종전까지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를 막고 확전을 피하기 위해 미국의 농산물 수입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추가 관세 부과 위협으로 중국의 양보를 이끌어낸 것을 보면 평소 자신을 ‘관세맨’ ‘협상가’라고 홍보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결코 허세가 아니었음을 충분히 과시했다. 협상 결과에 대한 중국 반응은 신통찮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와 언론을 통해 1단계 협상 타결을 적극 홍보하고 있으나, 중국에서는 협상 타결을 환호하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협상 내용이 중국에 불리한 점도 있지만 관세 문제에 대한 중국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로 미국 내 반발이 서서히 커지는 분위기다. 연말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쇼핑 대목에 1년 매출의 절반 이상을 기록해왔는데, 이들 쇼핑 상품 최대 공급 국가인 중국에 대해 무지막지한 수준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두고 유통업계가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에 투자한 미국 기업은 물론이고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기업 불만도 적지 않았다. 이를 의식해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9월 말 유엔총회에서 “우리의 정책이 미국을 위한 것이며 애국적인 행동”이라고 연설했다. 자신의 중국 압박정책으로 피해를 보더라도 애국심에서 참고 견디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보복관세로 수출 피해를 본 농업계에 대해서는 수백억달러 관세 수입으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관세를 올리기로 했던 상품 중 스마트폰, 자전거 등 소비자 용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탄력적으로 인하하거나 관세 부과 시기를 늦춰 유통업계가 쇼핑 물량을 미리 확보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중국은 고관세 부과에 대한 미국 내 반발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은 이미 부과한 관세 철회를 미국에 요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165억달러에 대한 15% 관세를 7.5%로 낮춰줬다. 하지만 중국이 약속을 제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관세를 복원하거나 또 다른 관세를 부과하는 ‘스냅백(snapback)’을 미국이 포함시킴에 따라 더 큰 혹을 달게 됐다.
미국은 추가 관세 대부분을 사실상 유지하고 있어 중국은 1단계 협상 결과를 자국 국민에게 내세우기 어렵게 됐다. 중국이 더 걱정하는 것은 2~4단계 협상에서 관세 폭탄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국내외 금융시장도 1단계 합의를 무덤덤하게 보고 있다.
한국도 1단계 합의에 낙관해서는 안 되며 여전히 불안한 미중관계를 전제로 기업 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출처- 매경이코노미 2020. 1.6[칼럼]
<원문>http://news.mk.co.kr/v2/economy/view.php?year=2020&no=14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