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처리즘서 배우자 - 박동운
	2004-05-06
대처리즘서 배우자 5월 5일은 영국병에 찌든 영국경제를 구조개혁을 통해 자유시장경제로 말끔하게 바꿔놓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정권을 잡은 지 만 25년이 되는 날이다. 대처는 20세기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정치가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대처의 구조개혁은 ‘경제를 살리자’는 한국 정치가들의 구호를 생각할 때 우리에게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대처는 ‘영국 최초의 여성 보수당 당수’요,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이다. 대처는 11년 반 동안 영국을 다스리다가 인기가 떨어지자 90년 11월 22일 스스로 정계를 떠남으로써 ‘떠나야 할 때 떠난 정치가’의 아름다운 모습을 역사에 새겼다. 대처는 약 280년 동안에 배출된 55명의 총리 가운데 유일하게 이름 다음에 ‘주의(ism)’가 붙는 총리이다. 대처의 통치철학은 ‘대처리즘’으로 불린다. 대처리즘의 이념은 개인의 존엄성을 믿는 크리스천 가족의 가르침과, 자유·정의·민주주의와 동의어라고 믿었던 조국 영국에 대한 사랑에 의해 형성됐다고 대처 스스로 밝힌 바 있다. 대처는 참으로 우연한 기회에 보수당 당수가 됐다. 70년에 정권을 잡은 보수당 히스 총리는 구조개혁을 한다고 약속하고도 사회주의 정책만을 펴나가다가 노동당에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이를 계기로 대처는 키스 조지프와 함께 자유시장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개발해 나갔다. 이 무렵 차기 보수당 당수로 키스 조지프가 확정적이었다. 그런데 그는 말 한마디 잘못하여 총리 후보자리에서 물러났고, 그 자리는 대처에게 주어졌다. 영국은 76년 9월 파운드화 가치 폭락으로 IMF 관리체제에 들어갔다. 이어 78년 겨울 ‘불만의 겨울’이 영국을 강타했다. ‘불만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자 11대 총선이 시작됐다. 대처는 국민들에게 영국에서 사회주의를 몰아내고, 노조파워를 무력화시킴으로써 영국에서 자유시장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했다. 대처는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이겼다. 대처는 총리에 취임하자마자 노조파워를 무력화시키고자 노조와의 대화창구를 없애버렸다. 이어 작은 정부를 만들고자 예산을 과감하게 삭감했다. 대처는 기업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구조개혁을 폭넓게 추진해갔다. 대처는 정부개혁을 추진해 효율성있는 정부, 특히 작은 정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대처는 노조활동을 법의 지배로 묶은 후 다섯 차례에 걸친 노동관계법 제정·개정을 통해 노조파워를 완전 무력화시켰다. 대처는 효율성 없는 공기업을 과감하게 민영화해 영국을 세계 최초의 ‘민영화’ 수출국으로 만들었다. 대처는 경쟁력을 잃은 금융산업을 ‘빅뱅(Big Bang)’으로 불릴 정도로 과감하게 개방해 성공했다. 대처는 기업활동을 옥죄는 온갖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하고 철폐했다. 이를 놓고 필자는 “경제측면에서 대처리즘이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관행, 법, 제도, 노조파워, 분배와 복지 위주의 사회주의정책 등으로 인해 침체에 빠진 영국경제를 구조개혁을 통해 자유시장경제로 활성화시킨 정책”이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대처리즘은 자유시장경제의 위대한 승리인 것이다. 영국은 현재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다. 영국은 현재 실업률이 미국과 같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 또한 선진국 가운데서 규제가 가장 약한 나라다. 고용보호가 미국보다 더 약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세계 1위인 미국만큼 높다. ‘경제자유’로 나타낸 자유시장경제의 활성화 수준도 미국 다음이다. 뿐만 아니라 영국은 현재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외국인 직접투자 국가이자 대표적인 자유시장경제국가이다. 한국정부와 여야 정치가들은 구호만 외치지 말고 대처로부터 교훈을 배우기 바란다.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 교수 / 시민회의 정책위원) 출처 - 세계일보 2004. 5. 6 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