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통성”의 수호 - 신일철
	2004-05-03
대한민국 “정통성”의 수호 1. 북한에 대한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일으켜야 한국 현대사, 대한민국 56년의 역사적 정통성에 대한 근대민족국가사적 의미를 재확인해야 할 때가 왔다. 대한민국의 정통성(legitimacy)은 국가 체제의 정당성의 확보이다. 막스 베버는 “규칙, 규범의 준수”에서 정치가 행해지는 “합리적 정당성”은 “법의 지배” 법치주의, 입헌주의로 표현되는 것이 정치의 정통성이라 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자유 민주적 헌법질서에 기초한 건국정신의 기강이다. 물론 효율성(efficiency)의 대조개념인 “정통성”은 최고의 통치명분이며 대한민국의 국가존립의 대의명분이다. 이 정통성은 자유대한의 공화주의체제의 가치토대인 점에서 그것에 거역할 수 없는 권위를 가진다. 특히 지난 56년 간에 걸쳐 국정의 시행착오 속에서 다듬어진 정치적 체제 정당화인 점에서 진보주의의 “허공에 그리는 유토피아”와 다르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의회민주주의, 법의 지배, 시장경제, 언론자유, 인권존중 등 자유주의적 가치를 토대로 하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에 기초해 있다. 보혁논쟁에서도 과격주의 진보성향의 정치행위도 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의 틀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그것은 체제내의 개혁이 아니라 체제부정의 “변혁”으로 반국가적 사회질서의 물란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때 “제2건국”의 운동에 동참해 달라는 교섭을 받은 광복군출신 원로가 “건국은 한번 했으면 됐지 보수는 다른 건국이냐”고 반문하고 그 교섭을 거절했다고 한다. “제2건국”이나 “양심건국” 등 “건국”의 담론은 개혁주의적 슬로건의 레토릭에 불과하겠지만 그런 “건국”이 대한민국과는 다른 나라의 “건국”을 시사한다면 반체제적 의혹을 살 수도 있다. 진보주의적 발상에는 대한민국의 체제에 대한 변혁정서가 깃들어 있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보수도 진보도 모두 대한민국 56년의 자유민주의 헌정질서의 정통성에서 다만 “미완의 프로젝트”의 개혁으로 그 레토릭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진보”주의는 개한민의 체제변혁이 아닌 것을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당 시대의 역사관, 특히 역사해석에는 이데올로기적 가치와 당파성이 개입되어 그 역사적 정통성을 분열시키거나 왜곡하기 쉽다. 아무리 정치가 이념적 편가르기가 되어도 좌우파가 같이 서있는 공통적 기반인 대한민국사의 정통성을 뒤흔들거나 그 헌법질서의 기간을 훼손시키는 행위가 있을 때에는 대한민국의 헌법 옹호기관에 의해 그런 정통성 유린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있어야 한다. 한국의 소위 진보·개혁주의는 그 정치적 행위에서 주로 대중선동과 절도를 넘쳐 “시민혁명” 등의 과격주의적 언사로 빗나갈 때 그들 자신의 정치적 소속의 국적과 입지가 어디에 위치하는가의 의문이 생긴다. 잘못하면 레닌주의 등 도그마에 위치한 것이 될 수도 있고 한국의 정통성을 흠집내기 위해 반미주의 선동으로 대중을 동원하여 한미동맹 50년의 대한민국의 안보적 토대마저 뒤흔들게 된다는 심각한 자기반성이 요청되게 되었다. 오늘의 한국은 북한군사독재의 교활한 대남공작의 침투에 직면한 특수상황으로 한미동맹 50년의 가치를 부정하려는 온갖 기도는 북한의 반미선동, “민족공조”의 대남전술에 말려드는 우를 범하게 됨을 알아야 한다. 올해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이 대남선동의 표적으로 “남북의 조선민족 대 미국”의 대결이라 규정했다. 북한은 DJ 정권때 “한민공조”에 금이 갔다는 틈새를 파고들어 “민족공조”를 재빨리 내세웠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북한 지도부는 한국 배제의 “통미종남(通美封南)책”으로 일관하고 “민족공조”를 한 전례가 없다. 북한은 1991년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민족적 합의마저도 헌신짝처럼 버리고 1990년대에도 핵·미사일 개발의 군사적 적대행위, 특히 반민족적 대남적대책략을 잠행해 왔다. 남북한 우편교환의 “민족공조”마저도 거부해온 것이 북한이다. 한미동맹 50년의 대안으로 친북적인 소위 “민족공조”동맹을 몽상하는 반미선동이 있다면 이는 국제정치적인 안목에서 백치에 가깝고 위험스러운 “안보맹”(安保盲)의 아마추어 진보정서로서 대단히 심각한 자유대한의 정체성 위기를 조성하게 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명백한 민족주의적인 역사의 관점은 우리 민족사적 정통성은 한국이 그 정당한 계승자이고 북한지도부는 소련군정과 김부자 우상화로 우리의 민족사적 정통성을 외면해왔다. 대한민국은 그 헌법전문에서 3·1독립정신을 계승하고 광복군 등 근대민족운동의 전통을 계승할 것을 명문화했다. 그러나 북한과 친북좌파는 3·1운동이나 그밖의 민족운동을 모두 부정하고 김일성 개인숭배만을 내세워 “민족허무주의”의 과오를 저질러왔다. 독재자 1인 숭배는 그것이 바로 우리민족사와 “민족” 정신의 부정이다. 더욱이 1990년대 북한의 붕괴 단계인 “고난의 감행”기에는 “김일성 민족”을 내세워 남한의 동족을 “비부자민족”으로 계급주의적인 성분 구분을 하여 “두개의 민족”론을 제창했다. 서독에 의한 동독의 흡수통일형의 민족통일 대세 앞에서 “북한”만의 체제연명을 위해 “2민족, 2정부”의 반통일적 민족론까지 조작했다. 북한의 대남공작에서 내세우는 “민족”은 북한편향의 친북좌파적인 “민족”이지 우리의 민족개념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친북좌파들은 깨달아야 한다. 북한의 인민분류에서는 “핵심계층”, “동요계층”, “적대계층”의 3분류, 51부류로 민족적 동질성을 편가르기로 파괴해 놓았다. 북한의 “민족” 개념에는 레닌주의적 계급 2분법이 들어있다. 해방된 민족의 건국과 민족국가로서의 정통성은 3·1정신에 현시된 “민족자결의 원칙”에 기초한다. 이는 자유·비밀·공정”의 보통선거 등 민주적 선거에 의해 그 자결권이 행사되어 그 정통성이 생긴다. 한국은 유엔감시하에 민주선거에 의해 대한민국의 새정부가 수립되었다. 그러나 북한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구 소련식 흑백투표함 방식으로 독재당의 단일후보에 대한 찬반투표방식으로 최고인민회의를 구성했으나 북한인민의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가 반영되지 아니한 당통제하의 신임투표여서 정치적 정통성이 확보되지 못했다. 지난 50여년간 북한정권은 98%가 투표하여 당의 단일후보에 대한 100% 찬성에 변함이 없었고 이로 인해 북한의 정권은 정치적 정통성을 전혀 내세울 수 없었다. 가장 심각한 북한지도부의 반민족적 죄책은 6.25적화통일 전쟁의 도발이다. 북한지도부는 민족의 제단앞에 사죄해야 할 동족상잔의 대죄를 저질렀다. 따라서 일제의 한국강점과 다름없이 동족상잔의 전쟁범죄자에게는 그 정당한 통치명분의 정통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런 논거가 소위 “보수”적 논법이라면 북한의 군사독재와 300만 인민아사, 6.25전쟁 범죄에 대한 단죄를 회피하는 것이 어찌 “진보”일 수 있으며 친북이 어찌 반독재 민주화의 진보주의 논리가 될 수 있겠는가. 북한독재와 인권유린을 용인하는 것은 “반독재”가 아니며 북한의 민주화를 외면하면 이는 “민주화” 세력의 자격을 스스로 상실하게 되는 자가당착이 된다. 우리 주변의 진보주의는 친북적인 독재용인을 진보로 오인하는 도착된 가치관으로 인권 최빈상태의 북한인권개선에 대해서 마저 침묵하는 “인간의 얼굴을 갖지 아니한 진보”가 활개치고 있는 기이한 풍경을 보게 되었다. 유엔인권위원회의 북한인권개선 결의에 기권하는 것이 어찌 “진보”적 표징이 될 수 있는가. 2. “남남갈등”은 김정일과 햇볕이 만든 것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도전받기 시작한 것은 DJ의 햇볕정책에서 비롯되었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해 “햇볕”을 보내는 노력의 시작으로 평양회담 직전에 4억 5000만달라의 대북송금을 했다. 가이 한나라의 한신(韓信)이 산도둑의 사타구니 밑을 기어가는 용기같은 것이었다. 6.15남북정상회담의 북한측 책략은 그 회담명에 나타나 있다. “평양상봉과 북남최고위급회담” 도대체 세계외교사에서 정상회담의 표현에 예를 들어 “워싱턴 상봉과 한미 정상회담”, “서울상봉과 한일정상회담”과 같이 정상회담과 상봉이 분리 표현되는 전례가 없었다. 이 유치한 책략에서 북한측 표현으로 김정일과의 “상봉”은 수뇌회담이고 김영남과의 회담은 “최고위급회담”으로 2원화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4억 5000만달러의 “상봉”전 송금은 “상봉”료 또는 면담료로 오해되기 안성맞춤이다. 이러한 상호주의 원칙의 무시는 6.15평양회담에 대한 북한발행의 기념우표에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역사적인 평양상봉과 북남최고위급회담”의 기념우표의 설명에는 “김정일” 앞에는 북한국호와 장황한 존칭이 들어있으나 “김대중 대통령” 앞에는 대한민국 국호도 김대통령에 대한 존칭도 없다. 이 기념우표는 주로 남한측 방문자들에게 판 것이다. 이처럼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책략에 대해 우리측은 문제제기, 항의를 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그 우표문면을 자세히 보면 김정일은 고딕체의 큰 글자이고 김대통령은 작은글자로 깍아내린 잔재주까지 농하고 있는데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북한이 발행한 6.15남북정상회담 기념우표 “력사적인 평양상봉과 북남최고위급회담” [지난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평양에서는 조국의 평화적통일을 념원하는 전체 조선인민의 숭고한 뜻에 따라 조선로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위원장이신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와 김대중대통령의 력사적인 상봉이 있었으며 북남최고위급회담이 진행되었다. 북남수뇌분들은 분단력사상 처음으로 열린 상봉과 회담이 서로 리해를 증진시키고 북남관계를 발전시키며 평화통일을 실현하는데서 사변적인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하고 통일을 바라는 겨레의 지향과 념원을 반영한 북남공동선언에 서명하였다. 세기가 교체되는 격동적인 시기에 7.4북남공동성명에는 천명된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교류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앞당겨 나가는데서 전환적인 국면을 열어 놓는 력사적인 평양상봉을 진행하고 북남공동선언을 채택한 것은 자주의 원칙에서 민족의 숙원인 나라의 통일을 앞당기는데서 새로운 리정표를 마련한 일대 사변으로 되였다. 발행날자 : 주체89(2000)년 10월 23일 재고번호 : P18 크 기 : 212mm × 141mm 표지장정 : 김철룡 가 격 : 3원] 우리는 친북좌파들의 상투적인 담론인 소위 “남남갈등”이 다름 아닌 이런 북한의 불공정행위의 묵인에서 연유되었음을 지적해두고 싶다. 이런 기념우표에서 김대중대통령 앞에 응당 들어가야 할 “대한민국”의 국호가 삭제된 데서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의 자존심 손상을 아프게 느낀다. 6.15공동선언에는 남북한의 국호가 다같이 명기되었는데 이 기념우표에는 북한용도 아닌 남한측 방문자용인데 이런 불공정한 잔재주를 부린데 대해 어떻게 묵인할 수 있는가. 평양근교의 소위 “단군유골” 발굴 연출의 책략 북한의 현대사관이 김일성 개인숭배로 공식화된 나머지 우리 민족의 민족사적 정통성을 계승한 주체가 당연히 대한민국이 되었다. 김일성의 탄생을 주체원년으로 연호를 만들게 됨으로써 1912년 4월 15일 이전의 한국 민족사가 모두 부정되어 “과거 허무주의”의 과오를 범했다. 이는 북한체제가 우리 민족사적 정통성의 계승자가 아님을 스스로 자인 공식화한 것이 된다. 구사회주의의 붕괴와 특히 서독에 의한 동독의 흡수통일 현실에 당황한 김정일의 체제연명책은 황급히 “단군능”을 조작하여 민족시조 단군조선의 계승자가 평양의 김부자체제인 듯이 교양·선동하기 시작했다. 붕괴단계의 북한은 1993년 10월 2일 단군부부의 유골을 발굴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측은 그 뼈에 대한 전자상자성공명식(電子常磁性共鳴式)의 계측기기로 연대를 측정했다고 했는데 약 5천11년전의 유골이라 했다. 공사를 다그쳐 1994년 10월 11일에는 거대한 “단군능”을 조성했다. ｢삼국유사｣의 첫머리 고조선조에 나온 단군신화가 김정일 시네마정치에 의해 민족신화가 아닌 유골발굴로 조작되었다. 이는 세계 고고학계의 최대의 조롱거리가 되기에 족했다. 한웅과 곰 사이에 태어났다는 단군의 신화가 앙상한 뼈로 둔갑되었다. 우리 민족의 건국신이 신화속에 영원히 살 것을 죽인점에서 이는 정치적 “사신론(死神論)”이다. 어느 부부의 뼈인지 알 수 없는 유골이 단군의 것인지 북한의 어용학자들은 어떻게 알았다고 할까. 그 뼈에 단군이란 글자가 나온 것도 아니고 그 유골발굴때 그 뼈의 시신이 벌떡 일어나서 “내가 단군이다”라고 한 것도 아닐텐데. 이것이 민족전통조작의 일대 시네마연출의 대사기극이 아니고 무엇인가. 민족사적 정통성은 조작되어서는 안되고 그 전통이 온당하게 계승되어야 한다. 이산가족 서울방문단이 서울의 경복궁 등 5대 궁궐을 보고 가서 북한에는 민족의 수도가 서울이란 소문이 퍼졌다고 하는데 상봉장소를 북한의 금강산으로 고집한 이유도 이런 것일 것이다. 평양에는 우리민족의 수도다운 문화유산도 궁궐도 없다. 통일한국의 수도는 역시 서울이 아닐 수 없다. 3. 남북체제경쟁에서 대한민국의 승리가 우리 민족의 정통성 계승을 확보케 해주었다. 제2차대전 후 분단국가가 된 우리 민족은 냉전기에 남과 북으로 나누어 두 가지 체제의 경쟁을 했다. 지난 50여 년의 현대사의 역사적 실험에서 구소련형의 스탈린주의 북한체제가 실패하고 그와 대조적으로 한미동맹 50년에 바탕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정질서가 압도적 승리를 거두워 민족사적 정통성은 한국편으로 계승되는 물길이 잡혔다. 덩샤오핑의 흑묘백묘의 논리를 빌리더라도 한국 현대사에서 색깔은 달라도 쥐를 잡는데 성공한 실용주의적 정통성은 한국이 주도하게 되었다. 북한주민 300만을 아사하게 한 북한의 수령독재 체제는 어떤 진보주의의 유토피아도 대안도 될 수 없게 되었다. 만일 친북반미선동자들이 대한민국의 성공적 정통성을 흠집내고 부정하려 든다면 이는 소멸해 가는 북한 지도부와의 “동반자살”의 어리석은 강권과 같은 모양새가 됨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의 현대사는 자유민주주의의 헌정질서의 기강인 근대 자유주의적 시민사회의 가치전통을 실현하기에 힘써온 대한민국의 56년에 현대사적 정통성이 계승·실현되게 되었다. 자유주의적인 시민사회전통은 의회민주주의, 복수정당제, “법의 지배”, 언론자유, 인간의 기본권존중, 자유시장 시스템의 총칭이다. 북한체제의 실패는 이런 자유민주의 전통을 외면한데서 싹텄다. 특히 북한형 스탈린주의 체제는 시민사회를 말살함으로써 근대 민주주의의 싹을 분질러 시민적 자유상실의 민족파괴를 자행했고 3권분립, “법의 지배”를 수용하지 않는 일인독재로 인해 동독과 같은 “형무소국가”를 결과했다. 해방후 우리나라는 맑스의 유물사관의 사회발전 단계설에 따르더라도 “부르죠아 민주혁명” 단계였다. 그러나 “자유민권”의 근대적 시민사회와 국민의 주권에 기초한 근대민주국가 만들기의 단계에 그 토대인 시민사회의 민권을 압살하고 군사적 병영체제로 그 체제쇄망의 원죄를 잉태했다. 우리사회 일각의 친북진보주의자들은 대한민국 56년의 피땀어린 위대한 발전의 위업을 부정하면서 한국 보수주의에는 철학이 없다는 담론을 말한다. 그러나 1960년대에 연간 개인소득 80달라의 최빈국 코리아를 1만달라의 세계무역 제12위의 고도경제성장으로 온 세계의 선망과 찬양의 대상이 되게 하여 너무 커다란 보수적 가치를 만든 것이 대한민국의 위력이었다. 그 고도성장의 신바람나는 “한강변의 기적”인 경제번영의 대열에 끼이지 못하고 오늘의 “반독재 민주화”의 명분을 내세우는 진보주의자들이 보수할 가치를 이룩한 것이 무엇인가. 진보주의자들도 한국의 50여년 근대화의 경제번영을 섣불리 부정해서는 안 된다. 민주화도 이런 근대화의 경제적 토대위에서만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리고 민주화가 소수 운동권의 전유물이란 교만부터 청산해야 한다. 근대화와 민주화는 피땀흘린 전국민 공동참여로 이룩된 공로탑이고 이를 소수의 전리품같이 왜곡해서는 안 된다.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명분도 대한민국 헌정질서의 호헌운동의 한계 내에서 정당화되며 친북성향은 민주화운동으로 범주오류를 범해서는 안됨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아, 조선, 중앙 등 주류언론이 이룩한 민주화운동의 위대한 공로를 폄하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민주사회에서는 어떤 집권층도 북한과 같이 당기관지, 정부기관지만 있고 비판언론이 없는 어용언론의 세상을 몽상해서는 안 된다. 비판언론 목조르기는 친북적 사고와 일맥 상통한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제 1950년대 후진국 개발방식에서 소련형과 서방형의 비교를 위해 “근대화”론과 “반근대화”론으로 도식화해보자. “近代化”와 “反近代化” 1960년대 아시아·중남미의 후진국 개발의 두가지 유형을 “근대화”와 “반근대화”로 분류해볼 수 있다. (A) “근대화” : 한국 등 아시아의 4마리용, “신흥공업국가” (B) “반근대화” : 호메니혁명, 모택동의 중국, Doi-moi전의 공산베트남, 쿠바, 아르헨티나 등 중남국가, 후세인의 이라크, 김부자의 북한 (C) “근대화 노선” : 시장경제, 산업화, 외자도입, 기술도입, 수출입국, 개발형 권위주의 국가, 자본주의적 자유시장, 성장우선주의, 국제협조, 친서방적 외교, 중진국 넘어 선진국 지향 (D) “반근대화노선” : 레닌·스탈린주의의 사상독재, 개인숭배, 폐쇄적인 자립경제, 구사회주의형의 Central Command, Central Planning, 반미주의선동, 포퓰리즘의 대중선동, 경제개발에 역행, 성장무시의 반시장적 사고, 따라서 병영국가형 군사모험주의, 핵개발의 체제연명술, “가난의 나누어먹기” 惡平等 (E) 한국형 근대화론을 모방한 나라 : 말레이지아의 “Look East”는 한국의 박정희 개발독재와 일본을 모방하자는 개발정책 슬로건이다. 덩샤오핑의 실용주의, 한국개발독재를 모델로한 태국 등이 모두 1970년대 한국의 고도경제성장을 뒤따라온 것이다. (F) “알젠틴병” : 한때 세계 6위의 경제강국이었으나 2년전에 경제파탄(Defort)과 모라토륨으로 국가비도의 나락에 떨어졌다. 그 주된 원인 : 미국의 경제학자 사뮤엘슨(Camualson) 교수의 지적처럼 “강성노조와 포퓰리즘”의 범람으로 경제 위기에 처해 2001년 국가부도의 “모라토륨”을 선언했다. 경제성장을 외면하고 집권 경쟁에 골몰하여 선거의 득표를 위한 대중인기 영합주의 경쟁에 열중하면 한 나라를 거덜나게 한다는 경고의 표본이다. 현재 “한국병”도 “알젠틴병”과 유사.한 징후군이 아닌가 우려된다. 건전한 시장원리와 “법의 지배”가 실종되고 사이버 포퓰리즘, 신용불량자 400만과 온정주의 시책의 종착역은 “알젠틴병”이다. 대중선동 “민주주의”의 병패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시키고 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의 기반을 피땀흘려 쌓아온 것은 50, 60, 70대의 근대화 주역들이다. 근대화 개발에 기초하지 않는 민주화는 “가난의 나누어먹기의 좌파적” 허상에 불과하다. 대중선동 ‘민주주의’의 병폐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시키고 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의 기반을 피땀 흘려 쌓아온 것은 50, 60, 70대의 근대화 주역들이다. 근대화 개발에 기초하지 않는 민주화는 ‘가난의 나누어먹기의 좌파적’ 허상에 불과하다 4. 6.15공동선언 제2항의 문제점 6.15공동선인의 제2항은 그것이 국제간의 조약이 아니고 남북한간의 일종의 “신사협정”(gentleman's agreement)이기 보다는 높다고 할 수 있다. 그 통일개념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할 수 있는 소지가 있고 북한측이 이를 악용할 수 있는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가를 검토해볼 수 있다. (1) 6.15공동선언 제2항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점이 있다고 인정하고”-이 문안에서 공통점이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고 두안에 공통점이 있다고 인정한 것이 타당한지 분석해 보아야 한다. (2) 과연 “聯合”과 “聯邦”에 공통점이 있는가 한국의 “남북연합”과 북한의 “고려연방제” 사이에는 기본적으로 다른 점이 더 크다. (a) “남북연합”(Confederation) : 두개의 주권국가의 존재시인하에 평화공존, 상호협력, 남북한 두 나라 위에 고차적인 “연방국가”를 인정치 않는다. 따라서 국가연합제에서는 한국은 국제법적인 국가의 실체를 견지한다. (b) “연방”(federation), 남한과 북한의 두 정부를 지역정부로 하여 그 상위에 하나의 주권국가인 연방국가가 위치한다. 1991년 북한의 고려연방제안 : “1민족, 1국가(연방국가), 2제도, 2정부(2개의 지역정부)”-이 안에서는 한국정부가 국가의 실체를 못 가진 “지연정부”가 된다. 북한 “연방제” 모델 : 레닌의 소련방, 국제법인 주권국가는 하나이다. 소련방 내의 15개 공화국은 주권국가가 아니었다. (3) 연방제의 문제점 (a) 국제법적인 주권국가의 자격면에서 남한과 북한은 “국가”가 아니며, “지역정부”가 된다. 1991년 북한연방제 방안에서 “1국가”의 하위에 “2정부”가 위치한 도식이 6.15공동선언 2항의 배경이다. (b) 따라서 “연방제” 안에서는 한국정부가 지역정부로 연방국가에 종속됨으로서 대한민국의 헌정질서, 태극기, 애국가 등의 주권국가의 기본이 부정될 우려가 있다. (c) 통일된 민족의 수도문제 : 북한의 통일방안인 “연방제” 안에서는 남한이 주권국가가 아니고 지역정부가 되므로 지방으로 천도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서울로부터의 지방으로의 “천도”는 북한형 연합제의 지역정부안에 영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민족의 통일 수도로서의 서울의 견지가 바로 대한민국의 민족사적 정통성의 수호가 된다. “천도” 문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해 대단히 위험스러운 발상으로 비상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다. (4) 한국측의 “남북연합”과 북한측의 “연방제”에는 공통점이 없다. (a) 구소련방(Union) : 국제법상의 하나의 국가. 15개 공화국은 주권국가가 아니었다. 레닌의 “공화국연방”(federation of republics), 15개 지역정부인 공화국들의 상위에 하나의 연방국가형, 소련방이 있었다. (b) 소련방해체후의 “독립국가 연합”(CIS)은 12개 주권국가들 서로 친선을 도모한다는 뜻의 “연합”이고 “독립국가 연합”은 국제법상의 국가의 실체를 못가진다. CIS =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러시아어 : Содружество Независимых Госутарств 여기서 “소드루체스트보”는 영연방의 Commonwealth에서 따온 것이다. 예를 들어 오스트리아는 영연방의 일원이나 엄연한 주권국가이다. 따라서 “연합”제와 “연방”제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은 개와 고양이가 공통점이 있다는 말과 같이 어패가 있다. 국제법적인 국가의 실체가 하나인 것과 둘인 것은 같지 않다. 1과 2가 공통점이 있는가. 하나는 하나이고 둘은 둘이다. 유감되게도 6.15공동선언에는 “평화공존”이 빠졌다. (5) 2001년 8.15 방북단 사건 8.15에 북한측은 “통일헌장기념탑” 준공식에 남한측 방북단을 초청하여 억지로 이 헌장탑에 참가시키려고 획책했다. 북한의 “김일성 통일 3대헌장 기념탑”에는 남북한간에 합의된 7.4공동성명, 91년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 등 3가지가 모두 빠졌다. 남한측이 6.15선언도 빠지지 않았느냐에 대한 북한측의 궁색한 답변은 그 탑의 둘레가 61.5m라고 궁색스러운 변명을 했다. 6.15선언에 대응되는 내용으로는 북한측은 그 3대헌장중 1980년 “김일성의 고려민주연방제 통일방안”을 넣었다는 것이다. 이 “통일탑” 준공식의 김영남 식사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민족”을 명시적으로 공언했다. 북한의 “민족” 개념은 북한의 “김부자 민족”과 남한의 비김부자민족의 “두개의 민족”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남한의 친북파에 대해서는 통일전선전술의 “연공”(聯共)적 대상으로 삼은 것이 된다. 이 “연공연북통일”의 “연공”은 한국 내의 친북공산세력과의 연합의 뜻이다. 5. 서독의 통일에서는 서독연방의 정통성을 관철했다. 서독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법인 헌법질서를 흡수통일 과정에서 동독에까지 확대했다. 브란트(Brandt)의 “동방정책”(Ost Politik)은 기왕의 동독지역을 “소련군 점령지역”(Soviet Zone)으로 규정해온 것을 새롭게 협상대화의 대상으로 유도한 것이다. 그러나 서독측은 동부독일에 대한 경제지원에서 철저히 상호주의 원칙을 견지했다. 서독은 동독 공산체제를 인권유린의 “형무소국가”로 보고 경제지원을 하는 대신 동독 강제수용소에 감금된 자유투사들을 돈을 주고 구출했는데 이를 “자유사오기”(Freikauf)라고 했다. 베를린 장벽을 동독이 쌓기 이전에 이미 동독 200만 시민이 서독으로 “도주”했다. 서독행의 “공화국 도주”가 다름아닌 서독의 독일민족적 정통성의 확보 과정이다. 이와같은 논리에서 6.25까지의 500만 월남 피난민과 그후 계속된 탈북사태가 바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확보케해주는 훌륭한 증거이다. 남북한의 자유왕래를 보장하여 북한주민이 대거 남한으로 오겠다고 한다면 그것이 한국의 정통성을 담보해주는 것이다. 정치적 정통성은 인민의 거주지 선택 자유권과 자결권 행사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브란트는 베를린 시장, 수상직을 역임했던 사민당 출신이였다. 이미 1956년 맑스주의 계급정당을 포기한 서부독일의 사민당은 국민정당으로 거듭나서 동독공산정권에 대한 국가안보에서는 기민당 등 우파정당과 당론을 같이했다. 그 때문에 사민당 당수 브란트의 동방정책에서도 서독연방의 정통성 견지에 대해서는 모든 당파, 국민이 반체제적인 정책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다. 1971년 브란트 수상은 동방정책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야당연합측에서는 브란트가 너무 동독에 기울어진다고 해서 “건설적 불신임” 결의를 제기했으나 뜻하지 않은 반란표 2표로 탄핵이 실패한 것이다. 통일 후 서독측 공안당국은 옛 동독 슈타지(비밀경찰)의 문서를 압수해서 조사하다가 그 비밀문서 안에서 두 반란표의 하나가 슈타지로부터 매수되었던 유리 슈나이다(그리스도교 민주동맹) 위원이 5만 마르크의 뇌물을 받은 증거를 발견했다. 서독내에도 동독과 내통한 첩자, 동독에 대한 “내재적 접근”으로 그 특수성을 인정해주자는 친동독좌파학자도 있었다. 브란트 수상의 비서실장 균터 기욤이 동독스파이로 판명되었다. 기욤이 브란트 수상의 NATO 군사회의에 수행했을때 NATO 군사문서를 사진 찍어 동독 슈타지에게 넘겨 주다가 적발·체포되었다. 그러나 국민들은 브란트 수상까지 의심하지는 않았다. 다만 브란트는 수상으로서 “직무태만”이었고 그의 측근의 동독첩자 사건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해서 브란트는 수상직을 사임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초점은 서독의 경찰과 국가정보기관이 동독의 간접침략, 첩자 침투, 반국가행위를 막아주는 국가안보의 간성이 되어 주었다. 서독의 정보기관은 “헌법 옹호기관”으로서 초당적으로 서독헌정질서의 수호에 철저했다는 점이다. 우리 한국은 과연 북으로부터 친북반미의 심리전 침투를 빈틈없이 막아내는 믿음직한 “대한민국 정통성 수호의 헌법옹호기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안보 신뢰성 문제가 새삼 상기된다. 다행히도 북한 노동당 간부 송두율에 대한 법원판결은 정통성 수호의 좋은 예이다. 독일 통일에서도 서독의 “독일연방공화국”(Bundes Republik)에 법적절차로서 동독지역의 6개주가 가입해온 것이다. 여기서 독일통일에서는 서독의 체제정통성이 견지되고 동독의 “독일민주공화국” 헌법은 자동 폐기되었다. 우리 사회의 친부반미주의자나 소속감 불명의 좌파들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의 정통성을 수호하는데서 독일통일을 그 본보기로 배워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한 그 어떤 반대나 훼방도 용허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고려연방제를 모델로 한 북한주도의 “통일헌법”의 발상에는 대한민국 헌정질서의 부정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위헌의 소지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북한의 소련모델 독재헌법과의 혼합·절충의 소위 “통일헌법” 구상은 반국가적이다. 요컨대 “친북반미”의 좌파 이데올로기는 첫째 북한 군사독재 용인인 점에서 반민주적이며 경박한 반미주의 선동은 한미동맹 50년에 걸친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의 기초를 허물려는 점에서, 그리고 한국의 정신적 무장해제까지 선동하는 정통성의 위기조성인 점에서 자유대한에 대한 안보위해행위가 될 위험이 있다. 근래에 북한은 한국을 향해 북한체제와 김정일 찬양의 인터넷 사이트 31개를 운영하고 우리 국내외에는 98개 많게는 800개의 사이트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해 위해로운 사이버 포퓰리즘을 선동하고 있다.(“북한체제찬양사이드31개”Joins.com) 특히 북한은 “도박 사이트”까지 운영하면서 “조선복권 합영회사”는 “주폐 사이드”(www.jupae)를 열어 남한의 복권분야에까지 손댔으나 지난 3월 19일 우리 당국에 의해 폐쇄되었다. 300만이 굶어죽은 북한의 국제식량 “구궐”의 난민지경에 처해 있는 북한의 도박사이트에서 돈따먹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이것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그런 복권살 돈이 있으면 그 돈을 영양실조의 북한어린이 돕기 운동에 기부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구사회주의의 붕괴로 보수·진보의 2분법이 이제는 가치전도 되었다. 온 세계적으로 북한체제나 친북좌파를 진정한 “진보”로 보는 안목은 아무데도 없다. 21세기 사회발전의 기준은 전환되었다. 참다운 사회발전과 성숙의 기준은 이데올로기 선동이나 중앙권력의 비대화가 아니라 시민사회의 성숙이며 시장경제의 경제개발에서 빈곤을 추방하고 근대화개혁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웠느냐에 있다. 그점에서 북한모델은 시민사회의 억압, 질식으로 퇴화한 체제이며 친북은 퇴화된 “기아공화국”을 유토피아인 듯이 착각한 “가난의 나누어먹기” 형무소국가에 대한 대단히 빗나간 좌파 노스달쟈에 불과하다. 독일의 사회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는 “공공성”(Offentlichkeit)의 자유로운 대화, 토론, 비판에서 “강제 없는 합의”를 얻어내는 커뮤니케이션 행위의 성숙에서 진보의 기준을 찾았다. 대한민국 56년의 위업은 자유언론, 비판언론이 주도한 “공공적 공간”의 확대에서 국민적 합의조성의 정통성을 이룩해왔다는 점이다. 이제 다시 집권층이 이 대한민국의 자유언론의 목조르기로 “옳소” 언론만의 세상을 만들려고 몽상한다면 공공권의 퇴화로 사회적 경제적 쇄망을 자초하는 것이 될 것이다. 한때 독일학생운동권에 동조했던 하버마스가 과격주의에 반대하여 자유의 시민질서를 존중할 것을 권하다. 이에 반발해서 과격한 운동권이 그의 강의를 방해했다. 이런 반사회적 작태에 접해 분노한 하버마스는 이들을 “좌파파시즘”이라고 비판하고 그 대학을 떠났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수호하는데서도 친북좌파나 극우적 파시즘 “바람몰이” 정치와의 대결에 결연히 나서서 대한민국이 이룩한 근대화와 민주화의 위업, 건전한 시민질서를 지켜내야 할 것이다. 신일철 (고려대 철학 명예교수 / 시민회의 고문) 출처 - Next 2004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