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규모 개인 사업자와 기업주 569만 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내년까지 유예하겠다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자들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소규모 사업자의 경제적 충격을 완화할 정책을 강구하다 보니, 탈세라는 카드를 활용하게 된 것이다. 사업자들에게 알아서 ‘탈세’를 하라는 정부의 권유다. 다시 말해 최저임금 인상정책을 잘 지켜야 하지만, 탈세해서 적당히 무마하라는 의미다.
모든 정책에는 고유의 목적이 있다. 노동정책과 세금정책은 서로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다. 정책이란 제도는 국민들이 수긍하지 못할 때, 제도를 무시하고 관행대로 간다. 급격하게 최저임금을 인상한 제도에 대해 국민들은 순응하고자 하는 신뢰를 잃어버렸다. 그 순간 제도와 현실은 다르게 간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편의점에서 최저임금보다 적게 받고 아르바이트 한다는 근로자 응답이 55%에 달했다. 이미 최저임금제도는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제도와 현실은 다르게 가고, 많은 소규모 사업자들은 잠재적 범죄자가 된다. 이른바 민간 간의 자유로운 노동계약에 정부가 강제적으로 개입해서, 많은 국민을 범죄자로 만드는 ‘과잉 범죄화(over-criminalization)’ 현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거다.
최저임금의 정책실패를 또 다른 정책실패로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조세정책은 조세제도와 조세행정으로 나눌 수 있다. 조세제도가 정확히 현실에 반영되는 조세행정의 역할도 중요하다. 아무리 정의로운 조세제도를 만들어도 현실에서 탈세가 난무하면, 그 제도는 정의롭지 못한 것이 된다. 그래서 조세정의는 조세제도 뿐 아니라, 조세행정과 같이 가야 한다.
조세행정의 목표는 탈세방지다. 탈세가 만연하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깨진다. 그만큼 탈세문제는 한 국가의 존재기반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그래서 선진국이 될수록 탈세규모는 줄어든다. 탈세가 없어야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아지고, 국민 통합도 쉽게 이룰 수 있어서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탈세수준은 국가수준의 지표가 된다.
과거 우리의 조세행정은 탈세와 무관하게 정치적 용도로 남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치적 적이나, 정부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기업인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거다. 그래서 국세청은 막강한 조직이었고, 국세청장 자리는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가 맡았다. 그에 따라 세무조사는 정권에 잘못보이면, 가차 없이 처단되는 수단이라는 인식이 높았다.
국세청에서 발표한 세무조사 유예 대상이 역대 최대 규모다. 세무조사가 더 이상 탈세방지를 위한 정부의 고유하고, 위엄 있는 정책수단이 아님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수없이 지적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정책의 폐단을 세무조사라는 수단으로 해결하겠다고 한다. 이는 세무조사라는 정책의 고유목적을 스스로 파기한다는 말이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최저임금은 절대적으로 지키되, 그 늘어난 부담만큼 알아서 탈세해서 해결해라는 것이다.
탈세는 소득이 창출됐을 때 할 수 있는 행위다. 최저임금으로 많은 소규모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소득창출이 어렵다는 얘기다. 소득이 없으면 세금도 없다. 소득이 없는데 탈세를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정부의 세무조사 유예라는 정책은 세무조사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과거 권위정부 시절로 되돌아가게 할 것이다. 또한 세무조사 유예가 이윤을 내기 힘든 소규모 사업자들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러고도 조세정의를 외칠 수 있을까?
국세청의 세무조사 유예대상에는 고소득 전문직은 제외됐다. 탈세를 할 수 있는 대상도 소규모 사업자에만 허용하고, 고소득 전문직은 안 된다는 의미다. 탈세라는 범죄 행위를 국가가 허용하는 대상도 경제적 지위에 따라 철저히 다르게 적용한다.
현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심지어 세무조사와 같은 개별정책이 갖는 목표까지 최저임금에 맞추려 하고 있다. 개별 정책의 고유한 정책기반을 허물 뿐 아니라, 국민들의 도덕적 기반도 파괴하려 하고 있는 거다.
최저임금부담 탈세로 해결하라는 문재인정부
정부가 소규모 개인 사업자와 기업주 569만 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내년까지 유예하겠다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자들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소규모 사업자의 경제적 충격을 완화할 정책을 강구하다 보니, 탈세라는 카드를 활용하게 된 것이다. 사업자들에게 알아서 ‘탈세’를 하라는 정부의 권유다. 다시 말해 최저임금 인상정책을 잘 지켜야 하지만, 탈세해서 적당히 무마하라는 의미다.
모든 정책에는 고유의 목적이 있다. 노동정책과 세금정책은 서로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다. 정책이란 제도는 국민들이 수긍하지 못할 때, 제도를 무시하고 관행대로 간다. 급격하게 최저임금을 인상한 제도에 대해 국민들은 순응하고자 하는 신뢰를 잃어버렸다. 그 순간 제도와 현실은 다르게 간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편의점에서 최저임금보다 적게 받고 아르바이트 한다는 근로자 응답이 55%에 달했다. 이미 최저임금제도는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제도와 현실은 다르게 가고, 많은 소규모 사업자들은 잠재적 범죄자가 된다. 이른바 민간 간의 자유로운 노동계약에 정부가 강제적으로 개입해서, 많은 국민을 범죄자로 만드는 ‘과잉 범죄화(over-criminalization)’ 현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거다.
최저임금의 정책실패를 또 다른 정책실패로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조세정책은 조세제도와 조세행정으로 나눌 수 있다. 조세제도가 정확히 현실에 반영되는 조세행정의 역할도 중요하다. 아무리 정의로운 조세제도를 만들어도 현실에서 탈세가 난무하면, 그 제도는 정의롭지 못한 것이 된다. 그래서 조세정의는 조세제도 뿐 아니라, 조세행정과 같이 가야 한다.
조세행정의 목표는 탈세방지다. 탈세가 만연하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깨진다. 그만큼 탈세문제는 한 국가의 존재기반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그래서 선진국이 될수록 탈세규모는 줄어든다. 탈세가 없어야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아지고, 국민 통합도 쉽게 이룰 수 있어서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탈세수준은 국가수준의 지표가 된다.
과거 우리의 조세행정은 탈세와 무관하게 정치적 용도로 남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치적 적이나, 정부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기업인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거다. 그래서 국세청은 막강한 조직이었고, 국세청장 자리는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가 맡았다. 그에 따라 세무조사는 정권에 잘못보이면, 가차 없이 처단되는 수단이라는 인식이 높았다.
국세청에서 발표한 세무조사 유예 대상이 역대 최대 규모다. 세무조사가 더 이상 탈세방지를 위한 정부의 고유하고, 위엄 있는 정책수단이 아님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수없이 지적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정책의 폐단을 세무조사라는 수단으로 해결하겠다고 한다. 이는 세무조사라는 정책의 고유목적을 스스로 파기한다는 말이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최저임금은 절대적으로 지키되, 그 늘어난 부담만큼 알아서 탈세해서 해결해라는 것이다.
탈세는 소득이 창출됐을 때 할 수 있는 행위다. 최저임금으로 많은 소규모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소득창출이 어렵다는 얘기다. 소득이 없으면 세금도 없다. 소득이 없는데 탈세를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정부의 세무조사 유예라는 정책은 세무조사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과거 권위정부 시절로 되돌아가게 할 것이다. 또한 세무조사 유예가 이윤을 내기 힘든 소규모 사업자들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러고도 조세정의를 외칠 수 있을까?
국세청의 세무조사 유예대상에는 고소득 전문직은 제외됐다. 탈세를 할 수 있는 대상도 소규모 사업자에만 허용하고, 고소득 전문직은 안 된다는 의미다. 탈세라는 범죄 행위를 국가가 허용하는 대상도 경제적 지위에 따라 철저히 다르게 적용한다.
현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심지어 세무조사와 같은 개별정책이 갖는 목표까지 최저임금에 맞추려 하고 있다. 개별 정책의 고유한 정책기반을 허물 뿐 아니라, 국민들의 도덕적 기반도 파괴하려 하고 있는 거다.
현진권 (전자유경제원 원장, 경제평론가)
출처-미디어펜 2018. 8.17[칼럼]
<원문>http://www.mediapen.com/news/view/376538